原注
29-13-나(안按)
[신안臣按] 천시天時를 받들어 농사를 일으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요堯임금이 희씨羲氏와 화씨和氏에게 명하여 공경히 백성에게 농사짓는 때를 알려주게 하였습니다. ‘공경[경敬]’이 경서經書에 보이는 것이 이에서 시작됩니다.
요임금이 나누어 명할 때에 “뜨는 해를 공경히 맞이하라.”라고 하였고 “지는 해를 공경히 전송하라.”라고 하였으니, 해가 뜨고 질 적에 반드시 공경히 살핀 것입니다.
곤鯀을 찾아 홍수를 다스릴 때에 이르러서는 “가서 공경히 수행하라.”라고 하였고, 두 딸을 치장하여 하가下嫁시킬 때에도 “공경하라.”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요堯임금의 공경이 일에 나타난 것입니다.
형벌을 신중히 적용하고 오상五常의 가르침을 펴고 삼례三禮를 맡기고 12주州의 목牧에게 명할 때에 ‘흠欽(공경하라)’이라고 하지 않으면 ‘인寅(공경하라)’이라고 하였고 ‘인寅(공경하라)’이라고 하지 않으면 ‘경敬(공경하라)’이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순舜임금의 공경이 일에 나타난 것입니다.
천하의 온갖 일이 한 마음에 근본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공경하면 확립되고 업신여기면 무너집니다. 그래서 비록 아주 사소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요임금과 순임금의 공경은 몸을 수양하는 데에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일을 처리하는 데까지도 그렇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후세의 군주는 이미 공경으로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이가 적고 일을 다스릴 때에 더욱 소홀한 경우가 많으니, 이것이 재앙이 일어나고 실패하게 되는 원인인 것입니다. 신이 이 때문에 〈요전堯典〉과 〈순전舜典〉에 기록된 내용을 뽑아 후세 군왕의 본보기로 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