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一國之士 多者는 千數라 或流徙異邦하여 面猶不識하니
不過采譽於臺府하고 納毁於流言하여 任己則有不識之蔽하고 聽受則有彼此之偏이 五也니이다
凡求人才는 以治民也어늘 今當官著效者 或附卑品하고 在官無績者 更獲高敍하여
抑功實而隆虛名
하고 長浮華而廢考績
이 六也
注+長, 知兩切.니이다
而但第爲九品하여 以品取人하고 或非才能之所長이로되 以狀取人하니
則爲本品之所限
하여 徒結白論
하여 品狀相妨
이 七也
注+白, 素也. 釋素餐者, 以爲空餐, 白論, 猶空言也.니이다
所下不彰其罪하고 所上이 不列其善하여 各任愛憎하여 以植其私하니 天下之人이 焉得不懈德行而銳人事리오 八也니이다
由此論之하면 職名中正이나 實爲姦府요 事名九品이나 而有八損이니 宜罷中正하고 更立一代之制니이다
目
[目] 한 나라의 선비가 많은 경우는 천 명이 넘습니다. 혹 다른 고을로 옮겨가면 그의 얼굴도 알지 못하는데
中正이 臺府에서 칭찬하는 말을 듣고 뽑으며 유언비어 중에 그의 잘못을 채택하는 것에 불과하여 자신의 견해에 맡기면 사람을 알지 못하는 폐단이 있고 남의 견해를 받아들이면 피차의 편벽됨이 있는 것이 다섯 번째입니다.
무릇 인재를 구함은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해서인데 지금 관직을 맡아서 공적이 현저한 자는 혹 낮은 등급에 있고 관직에 있으면서 공적이 없는 자는 도리어 높은 등급을 얻어서
실제적인 공효를 억제하고 헛된 명성을 높이며 겉으로 화려함만 조장하고 실제의 공적을 폐지하는 것이 여섯 번째입니다.
注+長(조장하다)은 知兩의 切이다.
모든 관직은 일이 똑같지 않고 사람은 재능이 똑같지 않은데 이제 그 재주의 마땅한 바를 살피지 않고
다만 등급을 9品으로 만들어 品에 따라 사람을 취하고 혹은 재능이 뛰어난 분야가 아닌데도 평가한 말만 가지고 사람을 취하니,
본래의 등급에 제한되어 한갓 근거 없는 빈말을 늘어놓아 등급과 평가한 말이 서로 방해가 되는 것이 일곱 번째입니다.
注+白은 素(공)이다. 素餐을 해석하는 자가 空餐(공밥)이라고 하였으니, “白論”은 빈말과 같다.
등급을 강등한 사람은 그들의 죄를 드러내지 않고 등급을 올려준 사람은 그들의 잘한 점을 나열하지 않아서 각각 자신의 사랑하고 미워하는 감정에 따라 私黨을 심으니, 천하 사람들이 어찌 德行을 닦기를 게을리하고 人事만을 예의 주시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여덟 번째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논한다면 관직의 이름은 ‘中正’이라고 하나 실로 간악한 부서가 되고 일의 이름은 ‘9品’이라고 하나 여덟 가지의 손해됨이 있으니, 마땅히 중정을 파하고 한 시대의 제도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