嗣君死, 殷順且以君令相
. 緤錯, 挐薄之族皆逐也.
“그대는 내 말을 잘 듣고 임금에게 말할 때 조금이라도 보태거나 덜지 말고 그대로 일러주면 임금이 틀림없이 그대를 우대해 줄 것입니다.
사람이란 살아 있을 때의 행동과 죽어갈 때의 마음이 판이하게 다른 것입니다.
처음 우리 임금이 이 세상에 살 때에는 좋은 음식에 탐닉하면서도 신하를 등용할 때에는 설착緤錯‧나박挐薄 같은 무리를 중용하였소.
이 때문에 신하들은 한결같이 임금은 나라는 가벼이 여기고 좋은 음식을 좋아한다고 여겨 모두가 그런 임금과는 더 이상 국사를 논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임금께서 살아 계시면서 천하에 저지른 일은 매우 잘못되었습니다.
설착 같은 인물이 국사를 제멋대로 농단하였고, 나박이 도왔습니다.
지금 이후는 위나라 성씨인 공손씨公孫氏는 반드시 혈식血食을 못할 것입니다.’
〈은순저가 이 말이 임금에게 전하자〉 임금은 ‘좋다.’하고는 재상의 직인職印을 그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내가 죽고 나면 그대가 정권을 잘 맡아 주시오.”
사군이 죽자 은순저는 임금의 명령대로 재상이 되어 공자기公子期를 보필하여 설착과 나박의 일족을 모두 축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