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孔子北遊
라가 東上
하시니 子路子貢顔淵從焉
하다
孔子喟然歎曰 登高望下하니 使人心悲로다 二三子者는 各言爾志하라 丘將聽之호리라
子路曰 願得白羽若月하고 赤羽若日하야 鐘鼓之音이 上聞乎天하고 旌旗翩飜하야 下蟠於地어든 由且擧兵而擊之하야 必也攘地千里니 獨由能耳라 使夫二子爲我從焉하노이다
子貢曰 賜也
는 願齊楚合戰於
之野
하야 兩壘相當
하고 旌旗相望
하며 塵埃相接
하야 接戰搆兵
이어든 賜
는 願著縞衣白冠
하고 陳說白刃之間
하야 解兩國之患
은 獨賜能耳
니 使夫二子者爲我從焉
하노이다
顔淵獨不言하니 孔子曰 回아 來하라 若獨何不願乎아
顔淵曰 文武之事는 二子已言之하니 回何敢與焉이리잇가
顔淵曰 回
는 聞
는 不同篋而藏
이요 堯舜桀紂
는 不同國而治
라호이다 二子之言
은 與回言異
하니이다 回
는 願得明王聖主而相之
하야 使城郭不修
하고 溝池不越
하며 鍛劒戟以爲農器
하야 使天下千歲無戰鬪之患
하노이다 如此則由何憤憤而擊
이며 賜又何僊僊而使乎
잇가
孔子曰 吾所願者는 顔氏之計니 吾願負衣冠而從顔氏子也하노라
공자孔子께서 북쪽 지방을 유람하다가 동쪽에 있는 농산農山에 오르셨는데, 자로子路‧자공子貢‧안연顔淵이 모시고 따랐다.
공자께서 한숨을 쉬고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바라보니 사람의 마음을 서글프게 하는구나. 너희 몇 사람은 각각 자기가 품은 뜻을 말해보거라. 내가 들어보리라.”
자로가 말했다. “달빛 같은 흰 깃털과 해 같은 붉은 깃털로 된 지휘기指揮旗를 얻어서 종과 북소리가 위로 하늘에까지 진동하고 깃발이 펄럭거려 아래로 땅에 닿아 맴돌면 저는 군대를 거느리고 공격하여 반드시 천 리의 땅을 빼앗을 것입니다. 이는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 저 두 사람이 저를 따르게 하기를 원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용감하구나. 사인士人이여! 분분憤憤하여 평온하지 못한 사람이구나.”
자공이 말했다. “저는 제齊나라와 초楚나라가 넓고 큰 들판에서 교전交戰하여 양쪽의 보루堡壘가 서로 대치하고, 깃발을 서로 바라보며 티끌이 서로 이어져 접전接戰해 싸우면 저는 흰 옷에 흰 관冠을 쓰고 흰 칼날이 부딪치는 사이에서 이해利害를 말하여 두 나라의 병화兵禍를 해결하기를 원합니다. 이는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 저 두 사람이 저를 따르게 하기를 원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재주가 있구나. 사인이여!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사람이구나.”
안연顔淵만 말을 하지 않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회顔回야, 이리 오너라. 너만 어찌 홀로 원하는 것이 없느냐?”
안연이 말했다. “문신文臣과 무신武臣의 일은 두 사람이 이미 말했으니, 제가 어찌 끼어들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두 사람이 말한 일을 비루하게 여겨 끼어들지 않으려고 하나, 일단 말해보거라.”
안연이 말했다. “저는 들으니, 포어鮑魚와 난지蘭芷는 같은 바구니에 넣어 간수하지 못하고, 요순堯舜과 걸주桀紂는 같은 나라에서 다스리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두 사람의 말은 제가 원하는 말과 다릅니다. 저는 명왕明王‧성주聖主를 만나 그를 보좌하여 성곽城郭을 수축修築하지 않고 해자를 파지 않게 하며, 검劍과 창 같은 무기를 녹여서 농기구를 만들어 천 년 동안 천하에 전쟁의 근심이 없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와 같으면 자로는 어찌 분분히 출격出擊할 것이며, 자공은 또 어찌 말재주로 사신을 나가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름답다. 너의 덕德이여! 아름답고 성대한 사람이구나.”
자로가 손을 들어 물었다. “선생님의 뜻은 어떤지 듣기를 바랍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안회의 생각이니, 나는 의관衣冠을 짊어지고 안씨顔氏의 아들을 따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