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 損之九二曰 弗損이라야 益之리라하니 傳曰
蓋柔邪之人은 阿意順旨하야 惟務容悅하나니 善而遇柔悅이면 善亦不進이요 惡而遇柔悅이면 必長其惡矣라
故國有憸侫之臣하고 士有善柔之友면 皆有損而無益이니라
17-2 世之愚者 有雖無邪心而惟知竭力順上爲忠者하니 蓋不知弗損益之之義也니라
九二剛中하야 非有邪心者나 但當損下益上之時하야 惟知損己以奉上하고 而不知臣道之少貶이면 未有能致益其君者라
故有弗損益之之戒
注+按 傳所謂世之愚者는 泛言之也요 非指九二而言이니 註說은 恐非傳意로라하니라
17-1 손괘損卦의 구이효사九二爻辭에 “자신의 지조志操를 덜지 않아야 유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였는데, 〈이천선생伊川先生의〉 《역전易傳》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스스로 강정剛貞함을 덜지 않으면 윗사람을 유익하게 할 수 있으니, 바로 유익하게 하는 것이다.
만일 강정剛貞함을 잃고 유순함과 기뻐함을 쓴다면 다만 덜 뿐이다.
강정剛正하여 흔들리지 않아야 비로소 군주에게 유익함이 있는 것이다.
유순하고 간사한 사람은 군주의 뜻에 아첨하고 순종하여 오직 용납받고 기쁘게 하기만을 힘쓰니, 선善하면서 유순하고 기쁘게 하는 자를 만나면 선善이 또한 진전되지 못하고, 악惡하면서 유순하고 기쁘게 하는 자를 만나면 반드시 악惡을 자라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에 아첨하는 신하가 있고 선비가 유순하기를 잘하는 벗이 있으면 모두 덞(손해)만 있고 유익함이 없는 것이다.
17-2 세상에 어리석은 자들은 비록 간사한 마음이 없으나 오직 힘을 다하여 윗사람에게 순종하는 것이 충성이 되는 줄로 아는 자가 있으니, 이는 ‘불손익지弗損益之’의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구이九二는 강중剛中하여 간사한 마음이 있는 자가 아니나 다만 아래를 덜어 위를 보태주는 때를 당하여, 오직 자기를 덜어 윗사람을 받들 줄만 알고 신하의 도道를 조금이라도 폄하貶下하면 군주를 유익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지조志操를 덜지 않아야 유익하게 할 수 있다.’는 경계가 있는 것이다.
注+살펴보건대 《역전易傳》에 이른바 ‘세상의 어리석은 자’라는 것은 범연泛然히 말한 것이요, 구이九二를 가리켜 말한 것이 아니니, 주註의 내용은 《역전易傳》의 본뜻이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