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卷은 辨異端하니 蓋君子之學이 雖已至나 然異端之辨을 尤不可以不明이니 苟於此에 有毫釐之未辨이면 則貽害於人心者甚矣리라
申不害者는 鄭人이니 以刑名干韓昭侯한대 昭侯用以爲相하니라
佛者는 本西域之胡로 爲寂滅之學이러니 自漢以來로 其說이 始入中國하니라
老者는 周柱下史老聃也니 其書論淸淨無爲之道하니라
1-2 楊氏
는 爲我
하니 疑於仁
이요 墨氏
는 兼愛
하니 疑於義
注+沙溪曰 仁義二字는 當換이니 詳見孟子이라 葉註大誤하니라요 申韓則淺陋易見
이라
楊氏爲我하니 可謂自私而不仁矣나 然而猶疑似於無欲之仁이요 墨氏兼愛하니 可謂泛濫而無義矣나 然猶疑似於無私之義라
故孟子但闢楊墨하시니 恐其爲人心之害요 而申韓은 不足闢也일새니라
爲我는 疑似於無欲之仁이나 其實은 是自私而不仁이요 兼愛는 疑似於無私之義나 其實은 是泛濫而不義라
不有以闢之면 恐爲人心之害하야 而流入於禽獸니 此孟子所以昌言排之也라
若申不害韓非之徒는 不過藉刑名法術하야 以弋爵祿, 取功利耳니 淺陋易見하야 不足闢也라
謂楊朱는 一身之外에 截然弗恤하야 疑於義나 而不知有致身之義하니 則非義矣요
墨翟은 無所不愛하야 疑於仁이나 而愛無差等하야 視至親을 無異衆人하니 則非仁矣라하니 語勢更順이니라
1-3 佛老는 其言이 近理하야 又非楊墨之比니 此所以爲害尤甚이라
佛氏는 言心性하고 老氏는 談道德하야 皆近於理하니 又非楊墨之比라
揚子雲曰 古者에 楊墨塞路어늘 孟子辭而闢之廓如也라하니라
이 권卷은 이단異端을 분별하였으니, 군자君子의 배움이 비록 이미 지극하나 이단異端의 분별分別을 더욱 분명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만일 여기에 털끝만치라도 분별하지 못함이 있으면 인심人心에 해를 끼침이 심할 것이다.
“양楊‧묵墨(楊朱와 묵적墨翟)의 폐해는 신申‧한韓(申不害와 한비자韓非子)보다 심하고 불佛‧노老(佛敎와 노장老莊)의 폐해는 양楊‧묵墨보다 심하다.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은 《맹자孟子》에 자세히 보인다.
신불해申不害는 정鄭나라 사람이니, 형명학刑名學으로 한韓나라 소후昭侯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하자, 소후昭侯가 등용하여 정승을 삼았다.
한비韓非는 한韓나라의 여러 공자公子 중의 한 명인데, 형명刑名과 법술法術의 학문學問을 잘하였다.
부처는 본래 서역西域의 오랑캐로 적멸寂滅의 학문學問을 하였는데, 한漢나라 이후로 그 학설學說이 비로소 중국中國에 들어왔다.
노자老子는 주周나라 주하사柱下史인 노담老聃이니, 그 책은 청정무위淸淨無爲의 도道를 논하였다.
1-2
양씨楊氏는 자신을 위하니
인仁과 비슷하고(유사하고),
묵씨墨氏는 겸하여 사랑하니
의義와 비슷하고,
注+사계沙溪가 말씀하였다. “인仁과 의義 두 글자를 마땅히 바꾸어야 하니, 《맹자孟子》〈好辯章〉에 자세히 보인다. 섭씨葉氏의 주註는 크게 잘못되었다.”신申‧
한韓은 얕고 비루하여 알기가 쉽다.
그러므로 맹자孟子께서 다만 양楊‧묵墨만을 물리치셨으니, 이는 양묵楊墨이 세상을 미혹시킴이 심하였기 때문이다.
양씨楊氏는 자신을 위하니 스스로 사사롭게 하여 인仁하지 않다고 이를 만하나 오히려 욕심이 없는 인仁과 의사疑似(유사)하고, 묵씨墨氏는 겸하여 사랑하니 범람하여 의義가 없다고 이를 만하나 오히려 사私가 없는 의義와 의사疑似하다.
신申‧한韓의 형명학刑名學과 공리술功利術로 말하면 얕고 비루하여 알기가 쉽다.
그러므로 맹자孟子가 다만 양楊‧묵墨만을 물리치셨으니, 인심人心에 해害가 될까 두렵고 신申‧한韓은 굳이 물리칠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張伯行 註] 이는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의 폐해를 거듭 말씀한 것이다.
위아爲我는 욕심이 없는 인仁과 유사한 듯하나 그 실제는 스스로 사사롭게 하여 인仁하지 못하고, 겸애兼愛는 사사로움이 없는 의義와 유사한 듯하나 그 실제는 범람하여 의롭지 못하다.
인仁이 아니고 의義가 아닌 것은 밝히기 쉬우나, 인仁과 유사하고 의義와 유사한 것은 혹하기 쉽다.
이것을 물리쳐 열어놓지 않으면 인심人心의 폐해가 되어 금수禽獸에 흘러들어갈까 두려우니, 이 때문에 맹자孟子께서 크게 말씀하여 배척하신 것이다.
신불해申不害와 한비자韓非子의 무리로 말하면 형명刑名과 법술法術을 빌어 작록爵祿을 취하고 공명功名을 취함에 불과할 뿐이니, 천루淺陋하여 보기가 쉬워서 굳이 물리칠 것이 없다.
일본一本에는 ‘위아爲我는 의義와 유사하고 겸애兼愛는 인仁과 유사하다.’고 되어 있으니,
‘양주楊朱는 한 몸 이외에는 절연截然히 걱정하지 아니하여 의義와 유사하나 몸을 바치는 의義가 있음을 알지 못하니 의義가 아니요,
묵적墨翟은 사랑하지 않는 바가 없어서 인仁과 유사하나 사랑에 차등이 없어서 지친至親을 보기를 중인衆人과 다름이 없이 하니 인仁이 아니다.’ 하였으니, 어세語勢가 더욱 순하다.
1-3 불佛‧노老는 그 말이 근리近理하여 또 양楊‧묵墨에 비할 바가 아니니, 이 때문에 폐해가 더욱 심하다.
양楊‧묵墨의 폐해는 또한 맹자孟子의 물리치심을 거쳤기 때문에 환하게 된 것이다.”
〈《정씨유서程氏遺書》에 보인다. 이하도 같다.〉
불씨佛氏는 심성心性을 말하고 노씨老氏는 도덕道德을 말하여 모두 이치에 가까우니, 또 양楊‧묵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양자운揚子雲(揚雄)이 말하기를 “옛날에 양楊‧묵墨이 정도正道를 막았는데 맹자孟子가 말씀하여 물리쳐서 환하게 했다.” 하였다.
맹자孟子가 양楊‧묵墨을 물리치셨으니, 노老‧장莊은 이 가운데에 들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