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말하였다. “〈어찌 꼭 담비 갖옷과 여우 갖옷만 따뜻하겠습니까.〉 불로 태우거나 끓는 물을 붓더라도 따뜻하기는 또한 따뜻할 것입니다.
注+진秦나라가 시서詩書를 불태우고 유사儒士를 묻어 죽였으니, 〈불로 태우고 끓는 물을 붓더라도 따뜻하기는 하겠지만〉 끓는 물과 타는 불속에서 다만 너무 뜨거움을 괴로워하는 격일 뿐이라는 말이다. 이는 혹인이 양자揚子를 희롱하고 조소하는 말을 이른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어찌 꼭 담비 갖옷과 여우 갖옷만 따뜻하겠는가. 끓는 물과 타는 불을 쓰더라도 따뜻할 것이다. 이는 ‘하필 주周나라의 책으로 다스려야 하겠는가. 형법刑法을 쓰더라도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진秦나라의 법法으로 진秦나라의 백성을 다스린다는데, 또한 누가 감히 따르지 않겠느냐는 말이다.”(어찌 꼭 주나라의 예악으로만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진나라의 가혹한 법으로도 다스리기는 다스릴 수 있을 것입니다.)”
양자揚子가 말하였다. “그것이 정말 따뜻한 것이겠는가. 그것이 정말 따뜻한 것이겠는가. 시간이 지나면 또 추울 것이다.”
注+진秦나라의 무도無道함을 한탄한 것이다. 당시에 또한 추위에 떠는 자가 있었다는 것은 사호四皓가 은거隱居하고 시자尸子가 세상을 피한 것을 이른다. 이들은 모두 자기 몸을 시원하게 하였고 진秦나라의 끓는 물과 불을 따뜻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끓는 물과 타는 불의 따뜻함은 이른바 따뜻한 것이 아님을 탄식한 것이다. 천시天時(절서節序)에는 본래 큰 추위가 있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비록 어쩔 수 없이 한때 잠시 따르기는 하지만 마음속으로 복종하지 않으므로 끝내 괴란乖亂을 초래하게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