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王引之:‘逝’와 ‘淺’ 두 글자는 뜻이 서로 이어지지 않으니, ‘逝’는 마땅히 ‘遊’가 되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遊’자를 쓸 때 ‘遊’라 쓰니, ‘逝’와 서로 비슷하여 잘못된 것이다. ‘遊’는 곧 ‘流(흐르다)’자이다.
≪禮記≫ 〈曲禮〉의 注에 “士視得旁遊目五步之中(士를 볼 때에는 곁으로 다섯 보의 거리를 두고 보아야 한다.)”이라 하였다. ≪經典釋文≫에 ‘遊’를 ‘遊’라 쓰고 말하기를 “徐鍇는 ‘音이 流(류)이다.’라 하였다.”라 하였다. ‘流淺’은 ‘谿陜’과 對句이다.
兪樾:‘逝’는 마땅히 독음이 ‘澨(서)’가 되어야 하니, 옛날에는 글자를 통용하였다. ≪詩經≫ 〈有杕之杜〉에 “噬肯適我(내게로 와주셨으면)”라 하였고, ≪經典釋文≫에 이르기를 “噬는 ≪韓詩外傳≫에 ‘逝’로 되어 있다.”라 하였으니,
그렇다면 ‘逝’를 ‘澨’와 통용하여 쓰는 것은 ‘逝’를 ‘噬’와 통용하여 쓰는 것과 같다. ≪春秋左氏傳≫ 成公 15년 조에 “則決睢澨”라 하였고, ≪楚辭≫ 〈湘夫人〉에 “夕濟兮三澨(저물녘 삼서를 건너다.)”라 하였는데,
杜預와 王逸의 注에 모두 “‘澨’는 물가이다.”라 하였다. ‘澨淺’은 ‘谿陜’과 對句이니, ‘逝’를 가차하여 ‘澨’라 하였기 때문에 그 뜻이 모호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