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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詩三百首(1)

당시삼백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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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1)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長恨歌〉
〈장한가〉
백거이
한나라 황제 여색을 중히 여겨 傾國之色 그리워했지만
多年求不得
천하 다스린 지 여러 해 동안 구하지 못하였네
初長成
양씨 집안에 한 여자 막 장성했는데
養在深閨人未識
깊은 규중에서 자라 사람들은 알지 못했지
天生麗質難自棄
하늘이 낸 고운 용모 스스로 버리기 어려워
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에 뽑혀 군왕 곁에 있게 되었네
一笑百媚生
눈동자 움직이며 한 번 웃으면 온갖 교태 피어나
粉黛無顔色
어여쁘게 단장한 후궁의 여인들 광채를 잃었다오
春寒賜浴
봄날씨 차가워 화청지에서 목욕하게 하니
溫泉水滑洗
온천물 매끄러워 엉긴 기름 같은 살결 씻어주네
侍兒扶起嬌無力
시중드는 궁녀들 부축해 일으키는데 나른해 힘이 없으니
始是新承恩澤時
비로소 새로이 은택을 입던 때였네
雲鬢花顔
구름 같은 머리 꽃 같은 얼굴에 金步搖 꽂고
暖度春宵
芙蓉帳 따뜻한데 봄밤을 지냈네
春宵苦短日高起
봄밤 너무 짧아 해 높이 떠야 일어나니
從此君王不早朝
이로부터 군왕은 일찍 조회하지 않았지
承歡侍宴無閑暇
기쁘게 해드리고 잔치에서 뫼시느라 한가한 겨를 없어
春從春遊夜專夜
봄이면 봄놀이 따르고 밤이면 밤을 독차지 하였네
後宮佳麗三千人
후궁의 아름다운 여자 삼천 명이건만
三千寵愛在一身
삼천 명이 받을 총애 한 몸에 있게 되었네
妝成嬌侍夜
金屋에서 화장하고 교태 가득 밤에 뫼시니
玉樓宴罷醉和春
玉樓에서 잔치가 끝나자 취기가 봄과 어우러지는구나
姊妹弟兄皆
형제자매 모두 땅을 받아 봉해졌으니
可憐光彩生門戶
문에서 광채가 나 부러워할 만 하였네
遂令天下父母心
마침내 천하의 부모 마음에
不重生男重生女
아들 낳는 것 중하게 여기지 않고 딸 낳는 것 중하게 여기도록 했네
驪宮高處入靑雲
驪山의 華淸宮 높은 곳 구름 속에 들어가고
仙樂風飄處處聞
신선의 음악 바람에 나부껴 곳곳에서 들려오네
緩歌慢舞凝絲竹
부드러운 노래와 여유로운 춤 관현악 소리에 엉겨
盡日君王看不足
온 종일 보면서도 왕은 싫증내지 않았지
漁陽의 북소리 땅을 울리며 몰려오자
놀라서 霓裳羽衣曲 그치고 말았네
九重煙塵生
九重궁궐에 연기와 먼지 피어올라
千乘萬騎西南行
千乘萬騎가 서남쪽으로 떠나갔네
搖搖行復止
翠華旗 흔들흔들 가다가 멈추며
西出都門百餘里
서쪽으로 도성문에서 백 여리를 나갔는데
不發無奈何
六軍 나아가지 아니하니 어찌할 수 없어
馬前死
아름다운 여인 말 앞에서 죽고 말았네
花鈿委地無人收
꽃비녀 땅에 버려져도 거두는 사람 없고
翠翹도 金雀도 玉搔頭도 버려졌다오
君王掩面救不得
군왕은 얼굴 가리고 구할 수 없어
回看血淚相和流
시선 돌리자 피와 눈물 섞여 흐르네
風蕭索
누런 먼지 자욱하고 바람은 쓸쓸한데
雲棧縈紆登
구름 속 棧道따라 구불구불 劍閣山 올랐네
下少人行
峨嵋山 아래 다니는 사람 적어
旌旗無光日色薄
깃발도 빛이 없고 햇빛조차 엷었네
蜀江水碧蜀山靑
蜀江 물 푸르고 蜀山도 푸르른데
聖主朝朝暮暮情
聖主는 아침마다 저녁마다 그리는 情일레라
行宮見月傷心色
行宮에서 달 보면 달빛에 마음 아프고
夜雨聞腸斷聲
밤비에 방울소리 들리면 소리에 애간장 끊어지네
하늘이 돌고 땅이 돌아 황제의 수레 돌아올 제
躊躇不能去
이곳에 이르러선 주저하며 떠나지 못했네
馬嵬坡下泥土中
馬嵬坡 아래 진흙 속에
不見玉顔空死處
옥같은 얼굴 볼 수 없고 죽은 곳만 휑하구나
君臣相顧盡霑衣
임금과 신하 서로 돌아보고 모두 눈물로 옷 적시고
東望都門信馬歸
동쪽으로 도성문 바라보며 말 가는대로 맡기고 돌아왔네
歸來池苑皆依舊
돌아오니 연못 정원 모두가 그대론데
太液芙蓉未央柳
太液池엔 연꽃이요 未央宮엔 버드나무
芙蓉如面柳如眉
연꽃은 얼굴같고 버들은 눈썹같아
對此如何不淚垂
이를 보고 어찌 눈물 아니 흘리리
春風桃李花開
복사꽃 오얏꽃, 봄바람에 피는 날
秋雨梧桐葉落時
오동잎 가을비에 떨어지는 때
多秋草
西宮과 南內에는 가을 풀 많아
落葉滿階紅不掃
낙엽이 계단 가득 붉게 덮여도 쓸지 않았네
白髮新
梨園의 弟子들은 백발이 새로 나고
靑娥老
椒房의 阿監은 아리따운 모습 늙었다오
夕殿螢飛思悄然
저녁 궁전에 반딧불 나니 그리움에 쓸쓸해져
孤燈挑盡未成眠
외로운 등불 심지 다 돋우어도 잠 못 이루었네
遲遲鐘鼓初長夜
더딘 종소리 처음으로 밤이 긴 줄 알게 되니
耿耿星河欲曙天
희미한 은하수 동이 트려 하는구나
冷霜華重
원앙기와 차갑고 서리꽃 무거운데
寒誰與共
비취 이불 싸늘해 누구와 함께 할까
悠悠生死別經年
살고 죽고 이별한지 한해가 지났건만
魂魄不曾來入夢
혼백이 한 번도 꿈속에 들어오지 않았네
臨邛 땅 道士 鴻都客은
能以致魂魄
精誠으로 혼백을 불러올 수 있는데
爲感君王
군왕의 展轉하는 그리움에 감동되어
遂敎方士殷勤覓
마침내 方士들에게 은근히 찾아보게 했네
排空馭氣奔如電
허공을 밀치고 기운을 타고 번개처럼 달려
升天入地求之遍
하늘에 오르고 땅에 들어가 그녀를 두루 찾았다네
上窮碧落下黃泉
위로는 하늘 끝까지 아래로는 황천까지 갔으나
兩處茫茫皆不見
두 곳 다 아득해 볼 수가 없었는데
忽聞海上有
홀연 들으니 해상에 신선의 산 있어
山在虛無
산은 허공 속 아득한 곳에 있다 하네
樓閣玲瓏五雲起
누각은 영롱하고 오색구름 일어나고
其中綽約多仙子
그 가운데 아름다운 선녀들 많다네
中有一人字
그 속에 한 사람 字는 太眞
雪膚花貌
눈 같은 피부 꽃 같은 모습 거의 비슷하다오
金闕西廂叩玉扃
금대궐 서쪽 행랑의 玉門 두드리고
다시 小玉을 시켜 雙成에게 전하게 했네
聞道漢家天子使
한나라 사신이라는 말 듣고는
裏夢魂驚
九華帳 안에서 놀라 잠깨어
攬衣推枕起徘徊
옷 잡고 베개 밀치고 일어나 서성이자
珠箔銀屛
珠簾과 은병풍 연이어 따라 열리네
雲鬢半偏新睡覺
구름 같은 머리채 반쯤 기운 채 막 잠에서 깨어
花冠不整下堂來
花冠도 매만지지 못하고 마루에서 내려왔네
風吹仙袂飄飄擧
바람이 옷소매에 불어 나부끼듯 들리니
猶似霓裳羽衣舞
흡사 霓裳羽衣춤 추는 듯하구나
玉容寂寞淚
옥같은 얼굴 쓸쓸한데 눈물 줄줄 흘리니
梨花一枝春帶雨
배꽃 한 가지가 봄비에 젖은 듯하네
含情凝睇謝君王
정 머금고 눈물 가득한 채 군왕에게 사례하길
一別音容兩渺茫
“한 번 이별 후에 소식과 모습 아득해서
裏恩愛絶
昭陽殿 안의 은혜와 사랑 끊어지고
蓬萊宮中日月長
蓬萊宮 가운데 세월은 길었습니다
回頭下望
머리 돌려 인간 세상 내려다 보니
不見長安見塵霧
장안은 보이지 않고 먼지와 안개만 보였습니다
惟將舊物表深情
오직 옛 물건 가지고 깊은 정 표하나니
金釵寄將去
자개상자 금비녀 가지고 가시도록 부치옵니다
비녀는 한 가락 자개상자는 한 쪽 남기오니
釵擘黃金合分鈿
비녀는 황금을 쪼개었고 상자는 자개를 나눈 것입니다.
心似金鈿堅
다만 마음을 금과 자개처럼 굳게 가진다면
天上人間會相見
천상과 인간 세상에서 서로 만나 볼 것입니다.”
臨別殷勤重寄詞
이별 즈음에 은근하게 거듭 말 전하니
詞中有誓兩心知
말 가운데 맹세 있었던 걸 두 마음만이 안다네
七月七日
“칠월 칠석 長生殿에서
夜半無人私語時
깊은 밤 아무도 없어 둘만이 속삭였죠
在天願作
하늘에서는 比翼鳥 되길 바라고
在地願爲
땅에서는 連理枝 되길 바란다고”
天長地久有時盡
하늘은 영원하고 땅 유구해도 다할 때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이 한은 끝없이 이어져 끊길 날 없으리라
[通釋] 한나라 황제는 여색을 중하게 생각해 傾國之色을 그리워했지만 천하를 여러 해 다스리도록 미녀를 찾지 못하였다. 양씨 집안에 한 여자가 있어 이제 막 장성했는데 깊은 규중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여자를 알지 못했다. 그 여자는 하늘이 낸 아름다운 자질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 버릴 수가 없었는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궁중에 뽑혀 들어가 군왕 곁에 있게 되었다. 그 여자가 눈동자 반짝이며 한 번 웃으면 온갖 교태가 생겨나 후궁에 있는 다른 여자들 어여쁘게 단장하고 있어도 그 광채를 잃을 정도였다.
어느 차가운 봄날 황제가 화청지에서 그녀가 목욕하도록 했는데 온천물이 매끄럽고 흰 피부를 씻어주어 더 빛나게 해주었다. 목욕을 마치자 시중드는 궁녀들 부축해 일으키는데 목욕하느라 나른해 기력이 없는 듯 했으니 그 날이 바로 새로이 황제의 은택을 입었던 때였다. 구름 같은 머리를 하고서 꽃 같이 고운 얼굴에 金으로 만든 떨잠을 하고 芙蓉을 수놓은 따뜻한 휘장 안에서 황제와 함께 봄밤을 지냈다. 봄밤은 너무 짧게 지나가 해가 높이 떠서야 잠자리에서 일어나니 이때부터 군왕은 아침 일찍 조회하지 않게 되었다. 황제를 기쁘게 해드리며 잔치에 황제 곁에서 모시느라 한가한 겨를이 없는데다 봄이면 봄놀이에 따라 가고 밤이 되면 밤마다 황제를 독차지 하였다. 후궁에 아름다운 여자가 3천 명이나 있는데도 3천 명이 받을 총애가 오직 이 한 사람에게만 쏠려 있었다. 화려한 궁실에서 화장을 하고서 아리따운 모습으로 밤에 모시면서 玉樓에서 잔치가 끝나자 취기가 올라 봄과 어우러진다.
그 여인의 형제자매 친척들까지 모두 땅을 나눠받고 높은 자리에 있게 되자 양씨 가문에 영예가 빛나게 되어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더니 마침내 천하의 부모 마음속에 아들 낳는 것을 중하게 여기지 않고 딸 낳는 것을 중하게 여기도록 만들었다.
驪山 華淸宮의 높은 건물은 하늘로 솟아 靑雲에까지 들어가 아름다운 신선의 음악이 바람결 타고 와 곳곳에서 들렸다. 감미로운 노래와 천천히 여유롭게 추는 춤이 거문고 비파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황제는 밤낮 없이 그 사이에 빠져 하루 종일 바라보아도 싫증내지 않았다.
漁陽지역에서 전쟁 북소리 천지를 울리며 닥쳐오자 霓裳羽衣曲을 놀라서 중단했다. 궁궐은 戰禍를 입어 연기와 먼지가 피어올라 황제의 千乘萬騎는 서남쪽으로 떠났다. 황제 깃발 나부끼며 병사들은 가다가 멈추곤 하더니 연추문을 나와 서쪽으로 백 여리 쯤 떨어진 마외역에 이르렀다. 그 곳에서 六軍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자 황제도 어쩔 수 없어 아름다운 여인은 말 앞에서 죽고 말았다. 그녀의 꽃비녀 땅에 버려져도 거두는 사람 없고 다른 것들 翠翹도 金雀도 玉搔頭도 그대로 버려졌다. 군왕은 괴로워 얼굴을 가리고 무력해서 그녀를 구할 수 없었으니 죽는 모습 차마 보지 못하고 시선을 돌리자 피와 눈물이 섞여 흘렀다.
누런 먼지 자욱이 끼고 바람은 쓸쓸히 부는데 구름 속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棧道를 따라 劍閣山에 올랐다. 峨嵋山 아래에는 다니는 사람조차 드물어서 깃발도 광채가 없어지고 햇빛조차 희미하다. 蜀江의 물 푸르고 蜀山도 푸른데 聖主는 아침이면 아침마다 저녁이면 저녁마다 그녀를 그리워하여 行宮에서 달을 보면 달빛에 마음 아파하고 밤비에 방울소리 들리면 그 소리에 애간장이 끊어질 지경이었다.
시국이 바뀌어 수도를 수복하자 황제의 수레가 돌아오게 되었는데 수레가 여기 馬嵬坡에 이르자 머뭇거리면서 떠나지 못했다. 馬嵬坡 진흙 속에 옥같은 얼굴은 보이지 않고 죽은 자리만 휑하니 남아 있었다. 황제와 신하 서로 돌아보고 모두 눈물로 옷깃을 적시면서 동쪽으로 도성문 바라보며 말 가는대로 맡기고 수도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연못이며 정원 모두 옛날과 똑같아서 太液池엔 연꽃이, 未央宮엔 버드나무가 그대로 있었다. 연꽃은 그녀의 얼굴 같고 버드나무는 그녀의 눈썹 같으니 이를 보고서 어떻게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봄바람에 복사꽃 피는 날에도, 가을비에 오동잎 떨어지는 때에도 그녀 생각에 눈물 흘렸다. 돌아와 처음 머물던 南內며 옮겨 간 西宮에는 가을 풀이 많아 계단에 낙엽이 가득 떨어져 붉게 덮여도 아무도 쓰는 사람 없었다. 예전에 거느렸던 梨園弟子들은 백발이 새로 나고 귀비를 시중들던 女官도 곱던 모습이 늙어버렸다.
저녁 궁전에 반딧불 나니 그리움에 쓸쓸해져서 외로운 등불의 심지를 다 돋우도록 밤새 잠 못 이루었다.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는 왜 그렇게 더딘지 밤이 긴 줄 처음으로 아는 사이 은하수가 희미해지면서 동이 트려 한다. 원앙기와에는 차가운 서리꽃 무겁게 내렸는데 싸늘해진 비취 이불 누구와 함께 따뜻하게 덮을까. 황제는 살고 그녀는 죽어 이별한지 한 해가 지났건만 혼백조차 한 번 꿈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臨邛출신으로 장안에 와 있는 도사가 精誠으로 혼백을 불러올 수 있는데 군왕의 깊은 그리움에 감동되어 마침내 方士들을 시켜 은근히 양귀비의 혼백을 찾아보게 했다. 방사들은 허공을 가로지르고 기운을 타고 번개처럼 달려서는 하늘에도 오르고 땅에까지 들어가 두루 그녀를 찾으며, 위로는 하늘 끝까지 가보고 아래로는 황천까지 다 가보았으나 하늘과 황천 두 곳 모두 끝없이 아득해 어디에도 그 혼백을 볼 수 없었다.
어느 날 홀연히 들리는 소리가 있었으니 해상에 신선이 사는 산이 있다고 했다. 그 산은 허공 가운데 아련한 곳 사이에 있다고 했다. 그 곳은 누각이 영롱하고 오색구름이 일어나는 아름다운 곳으로 그 가운데 여유로운 모습으로 선녀들이 많이 있었다. 그 속에 한 사람이 太眞이란 字를 가지고 있었는데 눈 같은 피부 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바로 찾고 있던 그녀와 같았다.
그녀가 사는 금대궐의 서쪽 행랑채의 玉門을 두드리고서는 다시 小玉을 시켜 귀비를 시중드는 雙成에게 전하게 했다. 한나라 천자의 사신이라는 말에 비단 휘장 안에서 잠들어 꿈속에 있던 귀비의 혼도 놀라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 옷을 여미며 베개를 밀치고 일어나 어쩔 줄 모르고 서성거리자니 그녀에게 알리려 시녀가 들어와 珠簾과 은병풍을 천천히 잇달아 열었다. 막 잠에서 깬 터라 구름 같은 머리채도 매만지지 못하여 반쯤 기울어졌고 花冠도 가지런하지 못한 모습으로 마루에서 내려오는데 바람이 옷소매에 불어 나부끼듯 들려 흡사 霓裳羽衣舞를 추는 듯 했다.
그녀는 옥같은 용모에 외로움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니 그 모습이 마치 배꽃 핀 나뭇가지 하나가 봄비에 젖은 듯 했다. 정 머금은 눈으로 응시하며 군왕에게 사례하며 말하기를, “한 번 이별한 후에 소식과 모습이 아득해지고 말아 예전 昭陽殿 안에서 받던 은혜와 사랑은 끊어지고 여기 蓬萊宮 가운데 홀로 지내는 세월이 길었습니다. 머리 돌려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면 먼지와 안개만 보일 뿐 장안은 볼 수 없었습니다. 오직 옛 물건을 가지고 깊은 정을 표시할 수 있을 뿐이니 자개상자와 금비녀를 가지고 가시도록 여기 부치옵니다. 비녀는 두 쪽 중 한 가락을 남기고 자개상자는 한 조각을 제게 남겨두니, 비녀는 황금을 반으로 가른 것이고 상자는 자개를 나눈 것입니다. 다만 마음을 금과 자개처럼 굳게 가진다면 천상에 있고 인간 세상에 있는 사이지만 언젠간 서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하였다.
이별 즈음에 은근하게 거듭 임금께 드릴 말 전하니 그 말 가운데에는 두 사람의 맹세가 담겨 있는 것을 두 마음만 알고 있었다. “옛날 七月七日에 長生殿에서 아무도 없는 깊은 밤에 둘만의 얘기를 나누면서 하늘에서는 比翼鳥 되길 바라고 땅에서는 連理枝 되길 바랐답니다.” 하늘은 영원하고 땅 유구해도 하늘과 땅은 언젠가 끝이 있겠지만 이 恨은 끝없이 이어져 끊길 날 없으리라.
[解題] 이 시는 元和 元年(806) 백거이가 盩厔縣(지금의 陝西省 周至)의 縣尉로 있을 때 씌어졌다. 당시 친구 陳鴻, 王質夫와 함께 仙游寺에 놀러 갔다가 당 현종과 양귀비의 故事에 느낀 바가 있어 이 시를 짓게 되었다고 한다. 陳鴻은 이때 같은 소재로 傳奇小說 〈長恨歌傳〉을 지었다.
〈長恨歌〉는 역사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역사에 구애 받지 않고 전체적인 틀만 유지한 채 전설과 항간의 노래 등을 시 속에 집어넣어 서정과 서사가 풍부한 작품을 만들었다. 현종과 양귀비의 故事는 儒者들에 의해 주로 정치에 대한 鑑戒로 인용되었으나 백거이는 이 시를 통해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를 그려내 비극적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감정을 격동시키는 내용으로 인구에 널리 회자되는 名篇이다.
[集評] ○ 翡翠 卽今捕魚翠鳥쇠새 意其鳥腹下赤羽 而背上翠羽 故兩字名之
[集評] 翡翠:지금 말로 고기를 잡는 물총새(쇠새)이다. 생각하건대 그 새의 배 아래에 붉은 깃이 있고 등 위에 비취깃이 있기 때문에 두 글자를 따서 이름 붙인 것이다.
○ 鈿合 以金銀珠貝 飾器物之名
鈿合:金銀이나 구슬, 조개로 기물을 장식한 것을 이른다.
合猶今之合鈿 合과
合은 지금 말로 合鈿(나전한 상자)‧합과와 같다.
○ 釵擘 釵애 金을 擘고 合애 鈿을 分다
釵擘:비녀에 金을 쪼개고 상자에 자개장식(덮개 한쪽)을 나눈다는 말이다.
蓋釵有兩股 合有兩扇 玉眞寄釵而留一股 寄合而留一扇
비녀는 다리가 둘이고 상자는 두 쪽으로 되어 있는데 玉眞이 비녀를 부치면서 다리 하나를 남겨두고 상자를 부치면서 한 쪽을 남겼다.
又就其所寄之中 於釵擘 取黃金 於合分 取鈿飾而留於己 皆所以反復致意於離合 以爲後期也 - 朝鮮 金隆, 《勿巖集》 〈古文眞寶前集講錄〉
또 부치는 물건 가운데, 비녀를 쪼개면서 황금을 자기가 가졌고 상자를 나누면서 자개장식을 자기에게 남겨 두었으니, 모두 만나고 헤어짐에 반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해서 훗날의 기약으로 삼았던 것이다.
○ 樂天長恨歌一百二十句 讀者不厭其長 元微之行宮詩四句 讀者不覺甚短 文章之妙也 - 明 瞿佑, 《歸田詩話》 上
백낙천의 〈長恨歌〉 120구는 독자가 그 긴 것을 싫증내지 않고 元微之(元結)의 〈行宮詩〉 4구는 독자가 아주 짧은 것을 깨닫지 못하니 문장이 묘하다.
○ 譏明皇迷于色而不悟也
현종이 美色에 빠져 깨닫지 못했음을 비판한 작품이다.
始則求其人而未得 旣得而愛幸之 卽淪惑而不復理朝政矣
처음에는 알맞은 사람을 찾았으나 찾지 못했고 찾고 나서는 사랑하고 총애해 곧바로 혹하고 빠져 다시는 조정을 다스리지 않았다.
不獨寵妃一身 而又遍及其宗黨 不惟不復早朝 益且盡日耽于絲竹 以致祿山倡亂 乘輿播遷
귀비 한 사람을 총애할 뿐만 아니라 또 그 친척들에게까지 두루 총애가 미쳤고, 다시는 일찍 조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종일토록 음악에 탐닉해 안녹산이 난을 일으켜 수레를 타고 파천하는 일을 초래하고 말았다.
帝旣誅妃以謝天下 則宜悔過 乃復展轉懷思 不能自絶
황제가 이미 귀비를 죽여 천하에 사죄했으면 마땅히 잘못을 뉘우쳐야 하거늘 그예 다시 전전하고 그리워하며 스스로 끊지 못하였다.
至令方士遍索其神 得鈿合金釵而不辨其詐 是眞迷而不悟者矣 - 明 唐汝詢, 《唐詩解》
심지어 方士를 시켜 그 신령을 찾아 나전상자와 금비녀를 얻고는 그것이 사기인 줄 모르기까지 하였으니 이는 참으로 미혹되어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다.
○ 其事本易傳 以易傳之事 爲絶妙之詞 有聲有情 可歌可泣 文人學士 旣嘆爲不可及 婦人女子 亦喜聞而樂誦之
일이란 것이 본디 전해지기 쉬운데, 쉽게 전해진 사건을 절묘한 말로 만들어서 소리도 있고 情도 있으며 노래도 할 수 있고 울 수도 있으니, 文人과 學士들이 이미 미칠 수가 없다고 감탄하였고 婦人과 女子들 또한 기뻐하며 듣고 즐겁게 낭송하였다.
是以不脛而走 傳遍天下 - 淸 趙翼, 《甌北詩話》
이 때문에 이 시는 발이 없어도 달려 나가 천하에 두루 전해졌다.
역주
역주1 白居易 : 772~846. 字는 樂天, 醉吟先生, 香山居士이다. 29세 진사가 되어 한림학사, 太子少傳 등을 역임하였다. 《白氏文集》이 전한다.
역주2 漢皇重色思傾國 : 漢皇은 漢 武帝를 말하지만 여기서는 唐 玄宗을 가리킨다. 《漢書》 〈外戚傳〉에 李延年이 武帝 앞에서 노래하기를, “북방에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데, 세상에 견줄 수 없이 홀로 우뚝 서 있네. 한 번 돌아보면 성을 기울이고 두 번 돌아보면 나라를 기울게 하네. 성 기울이고 나라 기울게 함을 어찌 모르랴만, 아름다운 사람은 다시 얻기 어렵다네.[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寧不知傾城與傾國 佳人難再得]”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노래속의 미인이 李延年의 누이였는데 武帝의 後宮이 되어 李夫人이라 불렸다. 여기서 유래해 ‘傾國之色’이 絶世美人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역주3 御宇 : 천하를 다스리다.
역주4 楊家有女 : 楊貴妃를 가리킨다. 이름은 玉環이다. 양귀비의 역사적 사실은 다음과 같다. 양귀비는 開元 23년(735) 현종의 아들 壽王 李瑁의 妃였는데, 妃를 잃은 현종이 뜻에 맞는 후궁이 없자 수왕의 비를 말하는 자가 있으므로 불러 보고 어여삐 여겼다. 개원 28년(740)에 女道士로 出家시켜 太眞宮에 머무르도록 하고 太眞이라는 道號을 내려 주었다. 天寶 4년(745)에 정식으로 궁중에 들어오도록 해 貴妃로 봉하였다.
역주5 回眸 : 눈동자를 반짝이며 살짝 움직인다는 말이다. ‘回頭’로 되어 있는 本도 있다.
역주6 六宮 : 后妃들의 처소를 가리킨다. 고대 皇后의 寢宮으로 正寢이 하나, 燕寢이 다섯인 데서 붙은 이름이다.
역주7 華淸池 : 陝西省 臨潼縣 東南의 驪山에 있다. 당 현종이 본래 있었던 溫泉宮을 확장해 華淸宮이라 하고 목욕하던 곳을 華淸池라 하였다.
역주8 凝脂 : 《詩經》 〈衛風 碩人〉에, “손은 부드러운 새순 같고 피부는 엉긴 기름 같다.[手如柔荑 膚如凝脂]”라는 典故를 쓴 것으로 피부가 하얗고 매끄러움을 형용한 것이다.
역주9 金步搖 : 금으로 만든 떨잠으로 ‘步搖’는 머리 장식인 떨잠을 말한다. 걸을 때마다 흔들리도록 만들었다.
역주10 芙蓉帳 : 연꽃으로 물들인 비단 휘장 혹은 연꽃무늬가 있는 비단 휘장으로, 화려한 장막을 가리킨다.
역주11 金屋 : 漢 武帝가 어릴 적에 자신의 姑從妹인 陳阿嬌와 함께 놀면서 매우 친애하였다. 고모가 묻기를, “阿嬌를 배필로 삼으면 어떻겠느냐?” 하니, 무제가 “만일 아교를 얻으면 金屋을 지어서 살게 하겠습니다.” 하였는데, 과연 진아교는 후일에 陳皇后가 되었다.
역주12 列土 : ‘列’은 裂과 같다. 領地를 나누어 주어 봉하다는 뜻이다. 양귀비의 여러 친척이 귀하게 된 것을 가리킨다.
역주13 漁陽鼙鼓動地來 : ‘漁陽’은 당나라 때 郡이름으로 지금의 河北省 薊縣, 平谷縣 일대이다. 당시 平盧‧范陽‧河東 三鎭節度使 安祿山의 관할에 속했다. 775년 안녹산의 난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鼙鼓’는 軍中에서 쓰는 북이다.
역주14 霓裳羽衣曲 : 당나라 때 유행한 노래이다. 원래는 西域의 樂舞인데 宮中에 傳來된 후 당 玄宗의 윤색을 거쳤다고 한다.
역주15 城闕 : 여기서는 수도 長安을 가리킨다.
역주16 翠華 : 황제의 수레를 장식하는 깃발이다. 물총새[翠鳥]의 깃털로 장식했으므로 翠華라 불렀다.
역주17 六軍 : 황제를 호위하는 군대이다. 고대에 天子가 六軍을 보유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역주18 宛轉蛾眉 : ‘宛轉’은 아름다운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다. ‘蛾眉’는 美人의 代稱이다. 宛轉은 죽음을 앞두고 비탄에 빠져 슬퍼하는 모습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역주19 翠翹金雀玉搔頭 : ‘翠翹’는 머리 장식물, ‘金雀’은 금비녀, ‘玉搔頭’는 옥으로 만든 머리장식을 말한다.
역주20 黃埃散漫 : ‘散漫’은 가득[滿] 날린다는 말이다.
역주21 劍閣 : 劍閣山을 가리킨다. 四川省 劍閣縣 북쪽에 있는 산으로 棧道가 있다.
역주22 峨嵋山 : 四川省 城都 西南에 있는 유명한 산이다. 실제 역사를 보면 현종은 이 산을 지나지 않았으나 蜀의 名山이므로 이를 들어 행로의 험난함을 말한 것이다.
역주23 : 행궁 처마에 매달아 놓은 방울을 가리킨다.
역주24 天旋地轉迴龍馭 : ‘天旋地轉’은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한다. 여기서는 안녹산의 난이 평정되어 수도 장안이 수복되었음을 가리킨다. ‘龍馭’는 황제의 수레이다.
역주25 到此 : ‘이곳‘은 양귀비가 죽은 馬嵬坡를 말한다.
역주26 : ‘日’로 되어 있는 本도 있다.
역주27 西宮南內 : ‘西宮’은 西內라고도 하는데 太極宮을 가리키며, ‘南內’는 興慶宮을 가리킨다. 현종이 蒙塵에서 돌아와 황제 자리에 다시 오르지 못하고 上王이 되어 처음에는 興慶宮에 머물렀다. 肅宗은 현종이 다시 帝位에 오를까 두려워 그를 西宮으로 옮겼다.
역주28 梨園弟子 : 현종이 帝位에 있을 때 梨園에서 가르친 藝人들을 말한다.
역주29 椒房阿監 : 椒房은 벽에 산초나무 열매를 바른 后妃의 宮室로 산초는 多産을 상징한다. 阿監은 궁중의 女官으로 여기서는 양귀비의 시중을 들던 女官을 가리킨다.
역주30 鴛鴦瓦 : 두 쪽의 기와로, 암키와 수키와를 말한다.
역주31 翡翠衾 : 비취새를 수 놓은 이불을 말한다.
역주32 臨邛道士鴻都客 : ‘臨邛’은 지금의 四川省 邛崍縣이다. ‘鴻都’는 본래 東漢 洛陽의 궁문 이름으로 당시 나라의 책을 보관했던 곳인데 여기서는 長安을 가리킨다. ‘鴻都客’은 道士가 長安에 와서 머무는 나그네라는 뜻이다.
역주33 精誠 : 도사의 精誠을 다한 術法을 가리킨다.
역주34 展轉思 :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그리워한다는 뜻이다.
역주35 仙山 : 신선이 사는 산으로 蓬萊山을 가리킨다.
역주36 縹緲 : 있는 듯 없는 듯한 모양이다.
역주37 太眞 : 玉眞으로 된 本도 있다. 太眞 또는 玉眞은 양귀비의 道士시절의 號이다.
역주38 參差是 : 거의 비슷하다, 彷佛하다는 뜻이다.
역주39 轉敎小玉報雙成 : ‘小玉’은 본래 전국시대 吳나라 왕 夫差의 딸 이름인데, 唐나라 때에는 婢女의 통칭으로 쓰였다. ‘雙成’은 姓이 董으로 전설 속 西王母의 시녀이다. 모두 신선이 된 양귀비의 시녀를 가리킨다.
역주40 九華帳 : 화려한 꽃무늬 장식의 아름다운 휘장을 말한다.
역주41 迤邐 : 구불구불 이어진 모양을 말한다.
역주42 闌干 : 눈물이 종횡으로 마구 흐르는 모양이다.
역주43 昭陽殿 : 본래는 한나라 成帝의 황후 趙飛燕이 머물렀던 궁전이나 여기서는 양귀비가 생전에 머물던 궁전을 가리킨다.
역주44 人寰 : 인간세계를 말한다.
역주45 鈿合 : 꽃 무늬를 새겨 넣은 상자를 말한다.
역주46 釵留一股合一扇 : ‘釵’는 다리가 둘인 비녀를 말하므로 그 한쪽을 주고 한쪽은 남겼으며 상자는 뚜껑과 몸체 한 쌍이므로 하나를 주고 하나는 남겼다는 말이다. 扇은 門이나 상자 등 면을 세는 단위이다.
역주47 : ‘敎’로 되어 있는 本도 있다.
역주48 長生殿 : 驪山 華淸宮 안의 殿堂을 말한다.
역주49 比翼鳥 : 《爾雅》 〈釋地〉에, “남방에 比翼鳥가 있는데 날개를 나란히 하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 그 이름이 겸겸이다.[南方有比翼鳥焉 不比不飛 其名謂之鶼鶼]”라고 하였다. 암수가 날개 하나씩만 있어 꼭 날개를 나란히 해야만 날수가 있다.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사는 부부를 비유한 것이다.
역주50 連理枝 : 나무 두 그루가 뿌리는 같지 않으나 가지가 연결되어 하나로 된 것을 말한다. 역시 서로 사랑하는 부부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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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1)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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