迨雨過而見雁行不斷 惟其無聊 久望長天 故雁飛頻見
五句言露滴似聞微響 以見其園之空寂 六句言爲隣僅有野僧 以見其壁之孤峙
[集評]○ 이 시는 순전히 문을 닫아건 적막한 느낌을 쓴 작품이다.
첫 구절은 파수 언덕에 비바람이 불어 가을 기운을 슬퍼할 만함을 말하였다.
비가 지나가고 부단히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니 無聊할 뿐인데, 아득한 하늘을 오래 바라보기에 날아가는 기러기가 자주 보이는 것이다.
明나라 사람의 시에 이른바 ‘關山에 멀리 떠도는 나그네 아니라면, 이 소리가 애간장 끊을 줄 어이 알랴.[不是關山萬里客 那識此聲能斷腸]’와 같다.
3‧4구는 나뭇잎 지는데 타향에 있고, 찬 등불에 홀로 있는 밤을 말하였으니, 처량하고 적막한 상황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어지러운 산에 殘雪 남은 밤, 홀로 등불 켜고 앉은 타향 사람
’이란 구절과 비슷하다.
무릇 兩層夾寫法을 쓰면 기운이 커지고 힘이 넘치는데, 이 구절은 단지 그 묘사법을 나그네의 감회를 그리는 데 쓴 것만이 아니다.
5구는 이슬이 떨어져 작은 음향을 듣는 듯하다고 말해 정원의 고요함을 보여주고, 6구는 이웃에는 단지 野僧만 있다고 말해 집이 홀로 서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구절은 不遇한 선비의 本意를 말해 헛된 기약을 걸었음을 탄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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