或問曰 堯舜傳諸賢하고 禹傳諸子라하니 信乎아 曰 然하다 然則禹之賢이 不及於堯與舜也歟아
禹之傳子也는 憂後世爭之之亂也니 堯舜之利民也大하고 禹之慮民也深이라
曰 然則堯舜何以不憂後世오 曰 舜如堯일새 堯傳之하고 禹如舜일새 舜傳之하니
得其人而傳之는 堯舜也요 無其人하야 慮其患而不傳者는 禹也라
舜不能以傳禹면 堯爲不知人이요 禹不能以傳子면 舜爲不知人이라
曰 禹之慮也則深矣나 傳之子而當不淑이면 則奈何오
曰 時
라하야 傳之人則爭
이니 未前定也
요 傳之子則不爭
이니 前定也
라
前定이면 雖不當賢이라도 猶可以守法이어니와 不前定而不遇賢이면 則爭且亂이라
天之生大聖也不數하고 其生大惡也亦不數이라 傳諸人엔 得大聖然後人莫敢爭이요
傳諸子엔 得大惡然後人受其亂이라 禹之後四百年然後得桀하고 亦四百年然後得湯與伊尹하니
湯與伊尹不可待而傳也라 與其傳不得聖人而爭且亂으론 孰若傳諸子오 雖不得賢이라도 猶可守法이리라
曰 孟子之心
은 以爲聖人不苟私於其子以害天下
라 하노라
전편의 구조가 客으로써 主人을 드러내어 서로 설명하는 형식이다.
或者가 물었다.
“堯와 舜은 王位를 賢者에게 전하고, 禹는 아들에게 전했다고 하니 사실인가?”
내가 대답하였다.
“그렇다.”
혹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禹의 어짊이 堯와 舜에 미치지 못한 것인가?”
내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다. 堯와 舜이 현자에게 전한 것은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알맞은 처소를 얻게 하고자 해서이고,
禹가 아들에게 전한 것은 후세에 왕위를 다투는 禍亂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堯와 舜은 백성을 이롭게 함이 크고, 禹는 백성을 염려함이 깊다.”
혹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堯와 舜은 어째서 후세를 우려하지 않았는가?”
내가 말하였다.
“舜의 사람됨이 堯와 같았기 때문에 堯가 그에게 王位를 전하였고, 禹의 사람됨이 舜과 같았기 때문에 舜이 그에게 왕위를 전한 것이다.
합당한 사람을 얻어서 왕위를 전한 이는 堯와 舜이고, 합당한 사람이 없어서 화란이 생길 것을 우려해 外人에게 왕위를 전하지 않은 이는 禹이다.
舜이 禹에게 전하지 않았다면 堯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되고, 禹가 아들에게 전하지 않았다면 舜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된다.
堯가 舜에게 전한 것은 후세를 근심해서이고, 禹가 아들에게 전한 것도 후세를 근심해서이다.”
혹자가 말하였다.
“禹의 우려가 깊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에게 전하였다가 그 아들이 善[淑]하지 못하면 어찌하였을까?”
내가 말하였다.
“이때 益이 천하를 다스리기 어렵다 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하였다면 爭奪이 일어났을 것이니, 이는 미리 정해진 〈承繼者가〉 아니기 때문이고, 아들에게 전하였다면 쟁탈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니, 이는 미리 정해진 〈承繼者이기〉 때문이다.
미리 정해진 〈承繼者라면〉 비록 賢者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오히려 祖宗의 법을 준수할 것이지만, 미리 정해진 〈승계자도〉 아니고 선량하지 못한 자를 만난다면 쟁탈이 일어나고 禍亂이 생길 것이다.
하늘이 큰 聖人을 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고, 큰 惡人을 내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남에게 전할 경우, 큰 성인을 얻어서 〈전한〉 뒤에야 사람들이 감히 쟁탈하지 않고,
아들에게 전할 경우, 큰 惡人에게 〈전한〉 뒤에야 사람들이 화란을 당한다.
禹임금이 죽고 400년 뒤에 桀이 나왔고, 또 400년 뒤에 湯과 伊尹이 나왔으니,
湯과 伊尹이 나오기를 기다려 王位를 물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성인이 아닌 사람에게 왕위를 전하여 쟁탈과 화란이 생기게 하기보다 차라리 아들에게 전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비록 어진 아들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祖宗의 법을 준수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가 말하였다.
“孟子가 이른바 ‘하늘이 賢者에게 주라 하면 현자에게 주고, 하늘이 아들에게 주라 하면 아들에게 주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내가 말하였다.
“孟子의 마음은 ‘성인이 자기 아들을 구차히 편애함으로써 천하 사람을 해롭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말(맹자의 설)을 追求해보았으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겠기에 내가 따라서 이렇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