嗚呼元珍
이여 善惡之殊
가 如火與水
하니 不能相容
은 其勢然爾
라 是故
로 이라
子之美才는 懿行純德이니 誰稱諸朝아 當世有識이라 子之憔悴는 遂以湮淪하니 問孰惡子면 可知其人이라
毁善之言은 譬若蠅矢니 點彼白玉이나 濯之而已라 小人得志에 蹔快一時나 要其得失은 後世方知라
是以君子는 修身而俟니 擾擾姦愚는 經營一世나 迨榮華之銷歇하얀 嗟泯沒其誰記리오
是皆生則狐鼠요 死爲狗彘라 惟一賢之不幸은 歷千載而猶傷이니 自古孰不有死리오마는 至今獨弔乎沅湘가
然則彼讒人之致力은 乃借譽而揄揚이라 嗚呼元珍이여 道之通塞은 有命在天하니 其如予何리오
孔孟亦然하니 何以慰子아 聊爲此言하야 寄哀一奠하노니 有涕漣漣이라
아, 元珍이여. 善惡이 다른 것은 불과 물 같으니 서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은 형세가 그러합니다. 이 때문에 鄕人이 모두 좋아하지만 孔子는 그렇지 않다고 여겼으니 不善한 자에게 미움을 받은 뒤에 賢者인 것입니다.
그대의 훌륭한 재능은 아름다운 행실과 순수한 덕이니 누가 조정에서 칭찬하였습니까. 당세에 알아주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대는 초췌한 채로 결국 泯沒되었으니 어떤 사람이 그대를 미워하는지 물어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善을 비난하는 말은 비유하면 파리똥과 같으니 저 白玉을 더럽힌들 씻으면 그만입니다. 小人이 뜻을 얻음에 잠시 한때에 기뻐하였지만 요컨대 그 得失은 後世에 가서야 바야흐로 알 것입니다.
모욕과 비방을 받은 것이
仲尼(
孔子)보다 더한 사람이 없었지만 우뚝한
袞冕은
桓魋를 제사 지내지 않습니다.
孟軻의 도는 오래될수록 더욱 빛나니 이름이
四書로 높아졌고
臧倉은 거론조차 되지 않습니다.
孔子(≪萬古際會圖像≫) 孟子(≪萬古際會圖像≫)
이 때문에 군자는 修養하고 때를 기다리니, 분란한 姦凶들은 一世를 경영하지만 榮華가 사라지면 아, 泯沒되니 누가 이들을 기억하겠습니까.
이들은 모두 살아서는 여우와 쥐 같은 존재이고 죽어서는 개나 돼지가 될 뿐입니다. 다만 한 賢人의 불행은 천년이 지나도 오히려 가슴 아프니, 예로부터 누군들 죽지 않겠는가마는 지금도 유독 沅水와 湘水 사이에서 조문하고 있습니다.
저
靈均(
屈原)의 사업은 처음에는 남쪽 지방에 드러나지 않았으니, 가령 조정에서
放黜당하지 않았다면 필시
功業과
名聲이 드러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屈原(≪萬古際會圖像≫)
그렇다면 저 참소하는 사람들이 힘을 다한 것은 바로 명예를 빌려주어 명성을 드날리게 해준 것입니다. 아, 元珍이여. 道가 세상에 실현되고 실현되지 못하는 것은 命이 하늘에 달려 있으니 제가 어찌하겠습니까.
孔子와 孟子 또한 그러했으니 무엇을 가지고 그대를 위로하겠습니까. 그저 이 말을 해서 한 잔 술에 슬픔을 부치니 눈물만 줄줄 흐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