疏
[疏]正義曰:‘是故易者’至‘德之盛也’ 此第三章.
明陰陽二卦之體, 及日月相推, 而成歲, 聖人用之, 安身崇德, 德之盛也.
是故로 易者는 象也니 象也者는 像也요 彖者는 材也요
疏
[疏]正義曰:‘是故易者 象也’者, 但前章皆取象以制器, 以是之故, 易卦者, 寫萬物之形象, 故
“易者, 象也.”
‘象也者 像也’
, 謂卦爲萬物象者, 法像萬物, 猶若乾卦之象, 法像於天也.
‘彖者 材也’者, 謂卦下彖辭者, 論此卦之材德也.
爻也者는 效天下之動者也라 是故로 吉凶生而悔吝著也니라
陽卦는 多陰하고 陰卦는 多陽하니 其故는 何也오 陽卦는 奇요 陰卦는 耦일새라
注
陽卦는 二陰이라 故로 奇爲之君이요 陰卦는 二陽이라 故로 耦爲之主라
疏
[疏]正義曰:‘爻也者 效天下之動’者, 謂每卦六爻, 皆倣效天下之物而發動也.
‘吉凶生而悔吝著’者, 動有得失, 故吉凶生也. 動有細小疵病, 故悔吝著也.
‘陽卦多陰 陰卦多陽 其故何也’者, 此夫子將釋陰陽二卦不同之意, 故先發其問, 云“其故何也.”
陽卦多陰, 謂震․坎․艮一陽而二陰也. 陰卦多陽, 謂巽․離․兌一陰而二陽也.
‘陽卦奇 陰卦耦’者, 陽卦則以奇爲君, 故一陽而二陰, 陽爲君, 陰爲臣也. 陰卦則以耦爲君, 故二陽而一陰, 陰爲君, 陽爲臣也.
故注云“陽卦二陰, 故奇爲之君, 陰卦二陽, 故耦爲之主.”
疏
[疏]正義曰:前釋陰陽之體, 未知陰陽德行之故, 故夫子將釋德行, 先自問之, 故云“其德行何也.”
陽은 一君而二民이니 君子之道也요 陰은 二君而一民이니 小人之道也라
注
[注]陽은 君道也요 陰은 臣道也라 君은 以无爲統衆하니 无爲則一也요 臣은 以有事代終하니 有事則二也라
故로 陽爻畫奇하여 以明君道必一하고 陰爻畫兩하여 以明臣體必二하니 斯則陰陽之數가 君臣之辨也라
以一爲君은 君之德也니 二居君位는 非其道也라 故로 陽卦曰 君子之道요 陰卦曰 小人之道也라하니라
疏
○正義曰:‘陽一君而二民 君子之道’者, 夫君以无爲統衆, 无爲者,
每事因循, 委任臣下, 不司其事, 故稱一也.
臣則有事代終, 各司其職, 有職則有對, 故稱二也. 今陽爻以一爲君, 以二爲民, 得其尊卑相正之道, 故爲君子之道者也.
‘陰二君而一民 小人之道’者, 陰卦則以二爲君, 是失其正, 以一爲臣, 乖反於理, 上下失序, 故稱小人之道也.
疏
○正義曰:‘陽 君道’者, 陽是虛无爲體, 純一不二, 君德亦然, 故云“陽, 君道也.”
‘陰 臣道’者, 陰是形器, 各有質分, 不能純一, 臣職亦然, 故云“陰, 臣道也.”
案經云“民”而注云“臣”者, 臣則民也. 經中對君, 故稱民, 注意解陰, 故稱臣也.
注
[注]天下之動이 必歸乎一이어늘 思以求朋이면 未能一也니 一以感物이면 不思而至니라
疏
[疏]正義曰:此明不能无心感物, 使物來應, 乃憧憧然役用思慮, 或來或往, 然後朋從爾之所思.
若能虛寂, 以純一感物, 則不須憧憧往來, 朋自歸也. 此一之爲道, 得爲可尙, 結成前文陽爻以一爲君, 是君子之道也.
注云“天下之動, 必歸乎一, 思以求朋, 未能一也, 一以感物, 不思而至”矣.
子曰 天下何思何慮리오 天下同歸而殊塗하며 一致而百慮하나니 天下何思何慮리오
注
[注]夫少則得
하고 多則
하니 塗雖殊
나 其歸則同
하고 慮雖百
이나 其致不二
라
疏
[疏]正義曰:‘子曰天下何思何慮’者, 言得一之道, 心旣寂靜, 何假思慮也.
‘天下同歸而殊塗’者, 言天下萬事, 終則同歸於一, 但初時, 殊異其塗路也.
言慮雖百種, 必歸於一致也, 塗雖殊異, 亦同歸於至眞也. 言多則不如少, 動則不如寂, 則天下之事, 何須思也, 何須慮也.
日往則月來하고 月往則日來하여 日月相推而明生焉하며 寒往則暑來하고 暑往則寒來하여 寒暑相推而歲成焉하니
往者
는 屈也
요 來者
는 也
니 屈信相感而利生焉
하나니라
疏
[疏]正義曰:‘日往則月來’至‘相推而歲成’者, 此言不須憂慮, 任運往來, 自然明生, 自然歲成也.
‘往者屈也 來者信也’者, 此覆明上日往則月來, 寒往則暑來, 自然相感而生利之事也.
往是去藏, 故爲屈也, 來是施用, 故爲信也. 一屈一信, 遞相感動而利生, 則上云“明生”․“歲成”, 是利生也.
尺蠖之屈은 以求信也요 龍蛇之蟄은 以存身也요 精義入神은 以致用也요
注
[注]精義는 物理之微者也라 神寂然不動이라가 感而遂通이라 故로 能乘天下之微會하여 而通其用也라
疏
[疏]正義曰:‘尺蠖之屈 以求信’者, 覆明上往來相感, 屈信相須.
尺蠖之蟲, 初行必屈者, 欲求在後之信也. 言信必須屈, 屈以求信, 是相須也.
‘龍蛇之蟄 以存身’者, 言靜以求動也. 蛟蛇初蟄, 是靜也, 以此存身, 是後動也. 言動必因靜也, 靜而得動, 亦動靜相須也.
‘精義入神 以致用’者, 亦言先靜而後動. 此言人事之用, 言聖人用精粹微妙之義, 入於神化, 寂然不動, 乃能致其所用.
精義入神, 是先靜也, 以致用, 是後動也, 是動因靜而來也.
注
[注]利用之道
는 安其身而後動也
라 精義由於入神
하여 以致其用
하고 利用由於安身
하여 以崇其德
이라
理必由乎其宗하고 事各本乎其根하여 歸根則寧하니 天下之理得也라
若役其思慮하여 以求動用하고 忘其安身하여 以殉功美면 則僞彌多而理愈失하고 名彌美而累愈彰矣리라
疏
○正義曰:此亦言人事也. 言欲利己之用, 先須安靜其身, 不須役其思慮, 可以增崇其德.
言‘利用安身’, 是靜也, 言‘崇德’, 是動也, 此亦先靜而後動, 動亦由靜而來也.
疏
○正義曰:云‘利用之道 皆安其身而後動’者, 言欲利益所用, 先須自安其身, 身旣得安, 然後擧動, 德乃尊崇.
云‘精義由於入神 以致其用’者, 言精粹微妙之義, 由入神, 寂然不動, 乃能致其用.
云‘利用由於安身 以崇德者’, 言欲利益所用, 先須自安其身, 乃可以增崇其德也.
疏
[疏]正義曰:‘過此以往 未之或知也’者, 言精義入神以致用, 利用安身以崇德, 此二者, 皆人理之極,
過此二者以往, 則微妙不可知, 故云“未之或知”也.
‘窮神知化 德之盛’者, 此言過此二者以往之事, 若能過此以往, 則窮極微妙之神, 曉知變化之道, 乃是聖人德之盛極也.
疏
정의왈正義曰:경經의 [是故易者]에서 [德之盛也]까지 이는 제3장이다.
‘음陰․양陽 두 괘卦의 체體와 일日․월月이 서로 바뀌어서 한 해[세歲]를 이루는데, 성인聖人이 이것을 사용하여 몸을 편안히 하고 덕德을 높이니, 덕德이 성함’을 밝힌 것이다.
이러므로 역易은 상象이니, 상象은 형상[상像]이요, 단彖은 재주와 덕德이요,
注
재材는 재주와 덕德이다. 단彖은 성괘成卦의 재주와 덕德을 말하여 괘卦의 뜻을 통합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是故易者 象也] 다만 앞장은 모두 상象을 취하여 기물을 만든 것이니, 이 때문에 역易의 괘卦는 만물萬物의 형상을 묘사한 것이다. 그러므로 “역易은 상象이다.”라고 한 것이다.
[象也者 像也] ‘괘卦가 만물萬物의 상象이 됨은 만물을 본받고 형상해서임’을 이른 것이니, 예컨대 건괘乾卦의 상象이 하늘을 본받고 형상한 것과 같은 것이다.
[彖者 材也] 괘卦 아래의 단사彖辭는 이 괘卦의 재주와 덕德을 논한 것임을 말한 것이다.
효爻란 천하의 동動함을 본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길흉吉凶이 생기고 회린悔吝이 드러나는 것이다.
양괘陽卦는 음陰이 많고 음괘陰卦는 양陽이 많으니, 그 연고는 어째서인가? 양괘陽卦는 기수奇數이고 음괘陰卦는 우수耦數(우수偶數)이기 때문이다.
注
작은 것은 많음이 종주宗主로 여기는 바이고 일一은 무리가 귀의하는 바이니,
양괘陽卦는 두 음효陰爻이기 때문에 기수奇數가 군주가 되고, 음괘陰卦는 두 양효陽爻이기 때문에 우수耦數가 주체가 되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爻也者 效天下之動] 매 괘卦마다 육효六爻가 모두 천하의 물건을 모방하고 본받아 발동함을 말한 것이다.
[吉凶生而悔吝著] 동動하면 득실得失이 있으므로 길흉吉凶이 생기는 것이요, 동하면 작은 하자[자병疵病]가 있으므로 회린悔吝이 드러나는 것이다.
[陽卦多陰 陰卦多陽 其故何也] 이는 부자夫子가 장차 음陰․양陽 두 괘卦의 똑같지 않은 뜻을 해석하려 하였으므로 먼저 그 물음을 발하여 “그 연고는 어째서인가?”라고 한 것이다.
‘양괘陽卦에 음陰이 많음’은 진震☳, 감坎☵, 간艮☶이 한 양효陽爻에 두 음효陰爻임을 이르고, ‘음괘陰卦에 양陽이 많음’은 손巽☴, 이離☲, 태兌☱가 한 음효에 두 양효임을 말한 것이다.
[陽卦奇 陰卦耦] 양괘陽卦는 기수奇數를 군주로 삼기 때문에 한 양효陽爻에 두 음효陰爻여서 양陽이 군주가 되고 음陰이 신하가 되고, 음괘陰卦는 우수耦數를 군주로 삼기 때문에 두 양효陽爻에 한 음효陰爻여서 음陰이 군주가 되고 양陽이 신하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注에 “양괘陽卦는 두 음효陰爻이기 때문에 기수奇數가 군주가 되고, 음괘陰卦는 두 양효陽爻이기 때문에 우수耦數가 주체가 되는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注
음陰․양陽 두 괘卦의 덕행德行을 분변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앞에서는 음陰․양陽의 체體를 해석하였으나 아직 음陰․양陽의 덕행德行의 연고를 알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부자夫子가 장차 덕행을 해석하려 하면서 먼저 스스로 물으신 것이다. 이 때문에 “그 덕행은 어떠한가?”라고 한 것이다.
양괘陽卦는 한 군주에 두 백성이니 군자君子의 도道요, 음괘陰卦은 두 군주에 한 백성이니 소인小人의 도道이다.
注
양陽은 군주의 도道이고, 음陰은 신하의 도道이다. 군주는 함이 없음[무위无爲]으로써 무리를 통솔하니, 함이 없으면 일一인 것이요, 신하는 일이 있음으로써 대신하여 끝마치니, 일이 있으면 이二인 것이다.
그러므로 양효陽爻는 기奇(⚊)를 그어서 군도君道가 반드시 일一임을 밝혔고, 음효陰爻는 양兩()을 그어서 신하의 체體가 반드시 이二임을 밝혔으니, 이는 음陰과 양陽의 수數가 군주와 신하의 분변인 것이다.
일一을 군주로 삼음은 군주의 덕이니, 이二가 군주의 자리에 거함은 도道가 아니다. 그러므로 양괘陽卦를 ‘군자君子의 도道’라 하고, 음괘陰卦를 ‘소인小人의 도道’라 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陽一君而二民 군자지도君子之道] 군주는 함이 없음으로써 무리를 통솔하니, 함이 없다는 것은 매사를 그대로 따라서 신하에게 위임하여 그 일을 맡지 않음을 이른다. 그러므로 ‘일一’이라고 칭한 것이다.
신하는 일이 있어 대신하여 끝마쳐서 각각 그 직책을 맡으니, 직책이 있으면 상대가 있으므로 ‘이二’라고 칭한 것이다. 지금 양효陽爻는 일一을 군주로 삼고 이二를 백성으로 삼아서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서로 바른 도道를 얻었으므로 군자君子의 도道가 되는 것이다.
[陰二君而一民 小人之道] 음괘陰卦는 이二를 군주로 삼으니 이는 바름을 잃은 것이요, 일一을 신하로 삼으니 이치에 어긋나고 위반되는 것인바, 상하上下가 차례를 잃었으므로 ‘소인小人의 도道’라고 칭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양陽 군도君道] 양陽은 허무虛无를 체體로 삼아서 순일純一하여 둘로 하지 않으니, 군주의 덕德도 그러하므로 “양陽은 군주의 도道이다.”라고 한 것이다.
[음陰 신도臣道] 음陰은 형기形器여서 각각 형질形質의 분별이 있어서 순일純一하지 못하니, 신하의 직책 또한 그러하므로 “음陰은 신하의 도道이다.”라고 한 것이다.
살펴보건대 경문에는 ‘민民’이라고 말하였는데 주注에서는 ‘신臣’이라고 말한 것은, 신하는 바로 백성인 것이다. 경문 가운데에서는 군주와 상대하였으므로 ‘민民’이라고 칭하였고, 주注의 뜻은 음陰을 해석하였으므로 ‘신臣’이라고 칭한 것이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끊임없이 왕래하면 벗이 네 생각을 따르리라.”라고 하니,
注
천하의 동動함이 반드시 일一로 돌아가는데, 생각하여 벗을 구하면 일一이 되지 못하니, 일一로써 남을 감동시키면 생각하지 않아도 이른다.
疏
정의왈正義曰:이는 ‘무심无心으로 물건을 감동시켜서 물건으로 하여금 와서 응하게 하지 못하고, 마침내 끊임없이 사려思慮를 사용하여 혹은 오고 혹은 간 뒤에야 벗이 너의 생각하는 바를 따름’을 밝힌 것이다.
만약 마음이 비고 고요하여 순일純一로써 남을 감동시키면 굳이 끊임없이 왕래하지 않더라도 벗이 저절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는 일一의 도道가 높일 만한 것이 되는 것이니, 앞글의 ‘양효陽爻는 일一을 군주로 삼으니 바로 군자君子의 도道임’을 맺어 이룬 것이다.
주注에 이르기를 “천하의 동動함이 반드시 일一로 돌아가는데, 생각하여 벗을 구하면 일一이 되지 못하니, 일一로써 남을 감동시키면 생각하지 않아도 이른다.”라고 하였다.
공자孔子가 말씀하셨다. “천하에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염려하겠는가. 천하가 돌아감은 같으나 길이 다르며 이룸은 하나이나 생각은 백 가지이니, 천하에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염려하겠는가.
注
적으면 얻고 많으면 의혹하니, 길은 비록 다르나 돌아감은 같고, 생각은 비록 백 가지이나 그 이룸은 두 가지가 아니다.
진실로 그 요점을 안다면 널리 구함에 있지 않고, 하나로써 관통하면 생각하지 않아도 다한다.
疏
정의왈正義曰:[子曰天下何思何慮] ‘일一의 도道를 얻었으면 마음이 이미 조용하고 고요하리니 어찌 사려思慮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天下同歸而殊塗] 천하만사가 끝나면 똑같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다만 처음에는 그 길을 달리함을 말한 것이다.
[一致而百慮] 이루는 바는 비록 하나이나 생각은 백 가지가 있는 것이다.
‘생각은 비록 백 가지이나 반드시 하나의 이룸으로 돌아가고, 길은 비록 각기 다르나 또한 지극히 참됨으로 함께 돌아감’을 말한 것이다. ‘많은 것이 적음만 못하고 동한 것이 고요함만 못하니, 이렇게 하면 천하의 일을 어찌 굳이 생각할 것이 있으며 어찌 굳이 염려할 것이 있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와서 해와 달이 서로 바뀌어 밝음이 생겨나며,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와서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바뀌어 한 해가 이루어지니,
가는 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은 펴짐이니, 굽힘과 펴짐이 서로 감동하여 이로움이 생겨나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경經의 [日往則月來]에서 [相推而歲成]까지 이는 ‘굳이 근심하고 염려하지 않으며 운運에 맡겨 왕래하게 하면 자연히 밝음이 생겨나고 자연히 한 해가 이루어짐’을 말한 것이다.
[往者屈也 來者信也] 이는 위의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와서 자연히 서로 감동하여 이로움이 생기는 일’을 반복하여 밝힌 것이다.
감은 가서 감추므로 굽힘이 되고, 옴은 베풀어 사용되므로 펴짐이 되는 것이다. 한 번 굽힘과 한 번 펴짐이 번갈아 서로 감동하면 이로움이 생겨나니, 위에서 “밝음이 생긴다.”라고 하고 “한 해가 이루어진다.”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로움이 생겨남’이다.
자벌레가 몸을 굽힘은 펴짐을 구하기 위해서요, 용과 뱀이 칩거함은 몸을 보존하기 위해서요, 정묘精妙한 의義가 신화神化에 들어감은 쓰임을 지극히 하기 위해서요,
注
정의精義는 사물의 이치의 은미한 것이다. 신神이 적연寂然하여 동動하지 않다가 감동하면 마침내 통한다. 그러므로 능히 천하의 은미한 기회를 타고서 그 쓰임을 통하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尺蠖之屈 以求信] 위의 ‘오고 감이 서로 감동하고, 굽힘과 펴짐이 서로 필요로 함’을 반복하여 밝힌 것이다.
자벌레가 처음 갈 때에 반드시 몸을 굽힘은 뒤에 있는 펴짐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펴짐은 반드시 굽힘을 필요로 하며 굽힘으로써 펴짐을 구하니, 이는 서로 필요로 함’을 말한 것이다.
[龍蛇之蟄 以存身] 고요히 하여 동動을 구함을 말한 것이다. 교룡蛟龍과 뱀이 처음 칩거함은 바로 고요함이요, 이로써 몸을 보존함은 바로 뒤에 동하는 것이다. 동함은 반드시 고요함을 인함을 말한 것이니, 고요하여 동할 수 있음은 또한 동動과 정靜이 서로 필요로 하는 것이다.
[정의입신精義入神 以致用] 또한 먼저 고요한 뒤에 동함을 말한 것이다. 이는 인사人事의 쓰임을 말한 것이니, ‘성인聖人이 정수精粹하고 미묘한 의義를 사용하여 신화神化에 들어가서 적연寂然하여 움직이지 않아야 비로소 능히 그 쓰는 바를 지극히 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정묘精妙한 의義가 신화神化에 들어감’은 바로 먼저 고요한 것이요, ‘쓰임을 지극히 함’은 바로 뒤에 동하는 것이니, 이는 동함이 고요함으로 인하여 오는 것이다.
씀을 이롭게 하기 위해 몸을 편안히 함은 덕德을 높이는 것이다.
注
씀을 이롭게 하는 도道는 모두 자기 몸을 편안히 한 뒤에 동하는 것이다. 정묘精妙한 의義는 입신入神함으로 말미암아 그 쓰임을 지극히 하게 되고, 쓰임을 이롭게 함은 몸을 편안히 함으로 말미암아 그 덕德을 높이게 된다.
이치는 반드시 그 종宗에 연유하고 일은 각각 그 뿌리에 근본해서 뿌리로 돌아가면 편안하니, 천하의 이치가 얻어진다.
만약 사려思慮를 사용하여 동動의 쓰임을 구하고, 몸을 편안히 함을 잊어서 공功의 아름다움을 구하면, 거짓이 더욱 많아져서 이치를 더욱 잃게 되고, 이름이 더욱 아름다우나 누累가 더욱 드러나게 된다.
疏
○정의왈正義曰:이 또한 인사人事를 말한 것이다. ‘자기의 쓰임을 이롭게 하고자 하면 먼저 자기 몸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해야 하고 굳이 그 사려思慮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니, 그러면 그 덕德을 더 높일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씀을 이롭게 하기 위해 몸을 편안히 함’을 말함은 바로 고요함이고, ‘덕德을 높임’을 말함은 바로 동動함이니, 이 또한 먼저 고요한 뒤에 동하는 것이니, 동함이 또한 고요함으로 말미암아 오는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利用之道 皆安其身而後動] ‘쓰는 바를 유익하게 하고자 하면 먼저 반드시 스스로 자기 몸을 편안히 하여야 함’을 말한 것이니, 몸이 이미 편안함을 얻고 난 뒤에 거동하면 덕德이 마침내 높아진다.
만약 먼저 몸을 편안하게 하지 않아서 몸에 환란과 해로움이 있으면 어떻게 쓰는 바를 유익하게 하여 덕을 높일 수 있겠는가.
[精義由於入神 以致其用] ‘정수精粹하고 미묘微妙한 의義가 신화神化에 들어감으로 말미암아 적연寂然하여 움직이지 않다가 마침내 능히 그 쓰임을 지극히 함’을 말한 것이다.
[利用由於安身 以崇德] ‘쓰는 바를 유익하게 하고자 하면 먼저 스스로 자기 몸을 편안히 하여야 하니, 그래야 비로소 그 덕德을 더 높일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이것을 지난 이후는 혹 알 수 없으니, 신神을 궁극窮極하고 변화變化를 아는 것은 덕德이 성한 것이다.”
疏
정의왈正義曰:[過此以往 未之或知也] ‘정묘精妙한 의義가 신화神化에 들어감은 쓰임을 지극히 하기 위해서임’과 ‘씀을 이롭게 하기 위해 몸을 편안히 함은 덕德을 높이는 것임’의 이 두 가지는 다 사람의 이치에 지극한 것이니,
이 두 가지를 지난 이후는 미묘하여 알 수 없음을 말하였다. 그러므로 “혹 알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이다.
[궁신지화窮神知化 덕지성德之盛] 이는 이 두 가지를 지난 이후의 일을 말한 것이니, 만약 이것을 지난 이후라면 이는 미묘한 신神을 궁극窮極하고 변화變化의 도道를 깨달아 아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성인聖人의 덕德이 성대盛大함이 지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