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숙祭叔이 와서 빙문聘問하였다.注+전傳이 없다. 《곡량전穀梁傳》에는 ‘채숙내빙祭叔來聘’을 ‘채공내빙로祭公來聘魯’라 하였다. 천자天子의 내신內臣(畿內의 제후諸侯)은 사사로이 외교外交할 수 없기 때문에 ‘사使’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니, 그가 사명使命을 받들고 와서 빙문聘問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여름에 장공莊公이 제齊나라로 가서 사제社祭를 구경하였다.注+제齊나라가 사社(土地神)의 제사祭祀를 인하여 군기軍器를 검열檢閱하였기 때문에 장공莊公이 가서 구경한 것이다.
소숙蕭叔이 장공莊公에게 조현朝見하였다.注+전傳이 없다. 소蕭는 부용국附庸國이다 숙叔은 이름이다. 곡穀(齊나라 땅이다)으로 가서 장공莊公에게 조현朝見하였기 때문에 ‘내來(오다)’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외外에서 조현朝見을 받을 경우에는 예禮를 갖출 수 없고, 가례嘉禮는 교야郊野에서 거행하기에 합당치 않다.[부주]林: 이것은 방악方岳에 조현朝見하는 예禮를 참람되이 사용한 것이다.
가을에 환공桓公의 묘廟 기둥에 붉은 칠을 하였다.注+환공桓公의 묘廟이다. 영楹은 기둥이다.
겨울 11월에 조백曹伯역고射姑가 졸卒하였다.注+동맹국同盟國이 아니었으나 이름을 기록해 부고赴告하였기 때문에 경經에 이름을 기록한 것이다.
12월 갑인일에 장공莊公이 제후齊侯와 회합會合하여 호扈에서 결맹結盟하였다.注+전傳이 없다. 호扈는 정鄭나라 땅이다. 형양熒陽권현卷縣 서북에 있다.
傳
23년 여름에 장공莊公이 제齊나라에 가서 사제社祭를 구경하였으니 예禮가 아니다.
조궤曹劌가 간諫하기를 “불가不可합니다.
예禮는 백성들을 정돈整頓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회맹會盟하여 상하上下의 법도를 훈시訓示하고 재용財用의 절도節度를 제정制定하며,注+공부貢賦의 다소多少를 정하는 것이다.조현朝見하여 작위爵位에 따라 서열序列을 정하는 의義(儀典의 뜻임)를 바로잡고 장유長幼의 차례를 따르게 하며,注+[부주]林: 반작班爵이 같은 자들은 나이의 노소老少에 따라 차례를 정한다.정벌征伐하여 명命을 따르지 않는 자들를 토죄討罪하는 것입니다.注+불연不然은 명命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부주]朱: 조현朝見도 하지 않고 회맹會盟도 하지 않으면 정벌征伐하여 그 죄罪를 성토聲討하는 것이다.
제후諸侯가 천왕天王에게 조현朝見하고注+왕실王室의 일에 힘을 다하는 것이다.[부주]林: 제후가 천자에게 조현朝見하는 것을 술직述職이라 하니, 제후에게는 본디 왕실王室을 돕는 일이 있는 것이다.천왕天王이 순수巡狩하는 것은注+사방을 순찰巡察하는 것이다.이 회맹과 조현朝見의 예禮를 익히기 위함이니,注+대습大習은 회맹會盟과 조현朝見의 예禮를 익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아니면 임금은 거동擧動하지 않습니다.
임금의 거동은 반드시 기록하는 것이니,注+사책史策에 기록하는 것이다. 법도에 맞지 않는 일을 기록한다면 후손後孫들이 무엇을 보고 본받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사위士蔿가 말하기를 “부자富子를 제거除去하면 다른 공자公子들은 쉽게 도모圖謀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니,注+사위士蔿는 진晉나라 대부이다. 부자富子는 두 종족宗族 중에서 가장 부강富强한 자이다.헌공獻公이 “그렇다면 그대가 한 번 해 보라.”고 하였다.
사위士蔿가 여러 공자들과 모의謀議하여 부자富子를 참소讒訴해 제거하였다.注+없는 죄상罪狀을 꾸며 무함誣陷한 것이다. 동족同族들도 그의 부강富强함을 미워하기 때문에 사위士蔿가 그 미워하는 마음을 이용해 이간한 것이다. 그와 가까운 사람을 이용해 참소하면 참소하는 말이 참말처럼 들리고, 그의 골육骨肉(친척)을 분리시키면 당黨이 약해지니, 이것이 바로 공자公子들이 마침내 멸망하게 된 이유이다.
역주2君臣同辭者 :
여기의 “荊人來聘”의 ‘人’은 荊의 신하이고, 僖公 21년의 “荊人使宜申來獻捷”의 ‘人’은 荊의 임금이다. 이때 楚나라가 아직 典禮에 익숙지 못하였기 때문에 列國에 通告하는 辭命(文書)에 君臣을 동일하게 ‘人’으로 混稱했다는 말이다.
역주3嘉禮不野合 :
孔穎達의 《正義》에 “《穀梁傳》에 ‘廟에서 朝見을 받는 것은 正禮이고 外에서 받는 것은 正禮가 아니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밖의 行朝(行在所)에서는 禮를 갖출 수 없다는 말이고, 定公 10년 傳에 ‘嘉樂(鍾磬)은 郊野에서 연주하기에 합당치 않다.’고 하였으니, 嘉禮도 郊野에서 거행하기에 합당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嘉禮는 좋은 禮이지 五禮 중의 ‘嘉禮’가 아니다. 朝見은 五禮 중에 ‘賓禮’에 속한다.”고 하였다.
역주4儹朝於方岳之禮 :
方岳은 사방의 山岳으로 東岳泰山, 西岳華山, 南岳衡山, 北岳恒山이다. 6년에 한 차례씩 天子가 方岳을 巡狩하면 제후들이 각각 天子가 와 있는 方岳으로 가서 朝見의 禮를 거행하였는데, 齊桓公은 天子도 아니면서 참람되이 이 禮를 행하였다는 말이다. 《書經周官》
역주5丹桓宮之楹 :
楊伯峻의 《春秋左傳注》에는 “天子‧諸侯의 기둥에는 靑黑色을 칠하고, 大夫는 靑色, 士는 黃色을 칠하는 것이니, 赤色을 칠하는 것은 禮가 아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