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겨울에
초자楚子가
진陳나라
하씨夏氏의
난亂을 이유로
진陳나라를
토벌討伐할 적에
注+선공宣公 10년에 하징서夏徵舒가 그 임금을 시해弑害하였다.진인陳人들에게 이르기를, “
경동驚動하지 말라.
소서씨少西氏를 치려는 것이다.”고 하고서
注+소서少西는 징서徵舒의 조부祖父자하子夏의 이름이다. 드디어
진陳나라로 쳐들어가
하징서夏徵舒를 죽여
율문栗門에서
거열車裂하고서,
注+환轘은 거열車裂하는 것이다. 율문栗門은 진陳나라의 성문城門이다. 진陳나라를
초楚나라의
현縣으로 삼았다.
注+진陳나라를 멸滅하고서 초楚나라의 군현郡縣으로 삼은 것이다.
이때
진후陳侯는
진晉나라에 있었다.
注+진후陳侯는 진영공陳靈公의 아들 성공成公오午이다.
신숙시申叔時가
제齊나라에
사신使臣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복명復命하고 물러가니,
注+[부주]林: 신숙시申叔時는 초楚나라 대부大夫이다.초왕楚王이 사람을 보내 꾸짖어 말하기를, “
하징서夏徵舒가
부도不道하여 그 임금을
시해弑害하였기에
과인寡人이
제후諸侯를 거느리고 가서 그를
토벌討伐해 죽였다.
제후諸侯와
현공縣公은 모두
과인寡人에게
경하慶賀하는데
注+초楚나라는 현대부縣大夫를 모두 공公으로 참칭僭稱하였다. 유독 그대만이
경하慶賀하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라고 하자,
신숙시申叔時가 대답하기를, “말씀드려도 좋겠습니까?”라고 하니,
초왕楚王이 “좋다.”고 하였다.
그러자 신숙시申叔時가 말하기를, “하징서夏徵舒가 그 임금을 시해弑害한 것은 큰 죄罪이고, 그를 토벌討伐해 죽인 것은 군왕君王께서 정의正義를 행行하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소를 끌고 남의
농지農地 가운데로 지나다니면
注+억抑은 어사語辭이다. 혜蹊는 지름길이다. 농지農地의
주인主人은 그 소를 빼앗는다.’고 합니다.
소를 끌고 남의 농지農地로 지나다니는 자는 진실로 죄罪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그 소를 빼앗는 것은 벌罰이 너무 무겁습니다.
제후諸侯가 군왕君王을 따라 함께 진陳나라를 친 것은 ‘죄罪 있는 자를 토벌討伐한다.’고 하셨기 때문인데, 지금 진陳나라를 우리나라의 현縣으로 삼으려 하시니, 이는 진陳나라의 풍부豊富한 재물財物을 탐貪하는 것입니다.
죄罪 있는 자를 토벌討伐한다는 명분名分으로 제후諸侯를 불러놓고, 재물財物을 탐하는 것으로 결말結末을 낸다면 불가不可하지 않습니까?”라고 하니, 초왕楚王은 “훌륭한 말이다.
그 땅을 도로 진陳나라에 돌려주는 것이 좋겠는가?”라고 하니, 신숙시申叔時가 대답하기를, “좋습니다.
우리
소인小人들이 이른바 ‘그 사람의 품에서 빼앗은 물건을 그 사람에게 되돌려준다.’는 것입니다.”
注+숙시叔時가 소인小人은 생각이 얕다고 겸손謙遜하게 말하면서, 그 사람의 품에서 빼앗은 물건을 그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돌려주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비유한 것이다. 고 하였다.
이에
초왕楚王은 다시
진후陳侯를 그곳에
봉封해 주고,
향鄕에서 한 사람씩 데리고 가서 한 곳을 정해 살게 하고는 그곳을 ‘
하주夏州’라고 이름하였다.
注+주州는 향鄕의 유類[屬]이니, 하씨夏氏를 토벌討伐하여 획득獲得한 것임을 보이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경經에 ‘
초자입진楚子入陳납공손녕의행보우진納公孫寧儀行父于陳’이라고
기록記錄하였으니, 이는
초자楚子의
처사處事가
예禮에 맞았음을 기록한 것이다.
注+진陳나라를 현縣으로 삼고자 한 초왕楚王의 본의本意는 묻어 두고 오로지 난적亂賊을 토벌討伐하고 진陳나라를 보존保存시킨 것으로 글을 만든 것은 초왕楚王의 처사處事가 예禮에 맞은 것을 훌륭하게 여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