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송宋나라 상술向戌이 진晉나라 조문자趙文子(趙武)와도 사이가 좋고 또 초楚나라 영윤令尹자목子木과도 사이가 좋았다.
상술向戌은
제후간諸侯間의
전쟁戰爭을
종식終熄시켜 자신의
명성名聲을 높이고자 하여
注+백성을 안식安息시켰다는 명성名聲을 얻고자 한 것이다. ,
진晉나라에 가서
조맹趙孟(趙武)에게 이런 뜻을 고하니
조맹趙孟이
대부大夫들과 이 문제를 상의하였다.
한선자韓宣子가 말하기를 “
전쟁戰爭은 백성을
잔해殘害하고
재용財用을
소모消耗하니
注+두蠹(좀)는 물건을 해치는 벌레이다. 소국小國의 큰
재앙災殃입니다.
누군가
전쟁戰爭을
종식終熄시키려 한다고 하면 비록
가능성可能性이 없다 하더라도 반드시 허락해야 합니다.
注+비록 전쟁戰爭이 오래도록 종식終熄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더라도 지금 허락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허락許諾하지 않았다가 초楚나라가 허락許諾하고서 제후諸侯들을 부른다면 우리는 맹주盟主의 자리를 잃을 것입니다.”고 하였다.
제齊나라에 가니
제인齊人이
난색難色을 표하였다.
注+[부주]林: 제인齊人이 이를 곤난困難하게 여긴 것이다.
그러자 진문자陳文子가 말하기를 “진晉나라와 초楚나라가 허락하였으니 우리가 어찌 허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남들은
전쟁戰爭을
종식終熄시키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진실로 우리 백성들의 마음을 떠나게 하는 것이니
注+[부주]林: 우리 백성들의 마음을 떠나게 한다는 말이다. 장차 백성들을 어찌 부릴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진秦나라에 고告하니 진秦나라도 허락許諾하였다.
그러자 상술向戌은 소국小國에도 모두 통고通告하여 송宋나라에서 회합會合하였다.
傳
5월月갑진일甲辰日에 진晉나라 조무趙武가 송宋나라에 도착하고, 병오일丙午日에 정鄭나라 양소良霄가 도착하였다.
6
월月 초하루
정미일丁未日에
송인宋人이
연회宴會를 열어
조문자趙文子를
접대接待할 때
숙향叔向이
개빈介賓이 되었다.
注+[부주]林: 개介는 상相이다.
사마司馬가
절조折俎(익힌 고기를 썰어 도마에 담아 올림)하였으니
예禮에 맞았다.
注+절조折俎는 희생犧牲을 잡아 해체解體한 뒤에 골절骨節을 분해分解하여 도마에 올려놓는 것이다. 이것이 향연享宴의 예禮에 맞았기 때문에 ‘예禮’라고 한 것이다. 《주례周禮》 〈대사마大司馬〉에 “사마司馬가 회동會同의 일을 맡는다.”고 하였다.
중니仲尼가
제자弟子에게 이
예禮를 기록하게 한 것은
문사文辭가 많다고 여겨서이다.
注+송宋나라 상술向戌은 전쟁戰爭을 종식終熄시키려 한 자기의 의사意思를 아름답게 여겨, 조무趙武를 공경히 맞이한 것이다. 조무趙武와 숙향叔向이 이 향연享宴의 회합會合으로 인해 빈주賓主 사이의 말을 전개展開하였기 때문에 중니仲尼께서 ‘문사文辭가 많았다’고 한 것이다. [부주]林: 거擧는 그 일을 기록記錄한 것을 이른다.
무신일戊申日에
숙손표叔孫豹,
제齊나라
경봉慶封,
진수무陳須無,
위衛나라
석악石惡이 도착하였다.
注+수무須無는 진문자陳文子이다.
갑인일甲寅日에
진晉나라
순영荀盈이
조무趙武를 뒤따라 도착하였다.
注+조무趙武가 순영荀盈에게 자기를 뒤따라오라고 명命하였기 때문에 ‘종조무從趙武’라 한 것이다. 뒤에 조무趙武는 순영荀盈을 초楚나라로 보냈다.
병진일丙辰日에
주도공邾悼公이 도착하였다.
注+소국小國이기 때문에 임금이 직접 온 것이다.
임술일壬戌日에
초楚나라
공자公子흑굉黑肱이 먼저 도착하여
진인晉人과
진晉나라가
맹서盟書에 기재하고 싶어 하는 말을
약정約定[成言]하였다.
注+이때 영윤令尹자목子木이 진陳나라에 머물러 있으면서 흑굉黑肱을 송宋나라로 보내어 진晉나라 대부大夫와 맹서盟書에 기재할 말을 약정約定하여 양쪽이 서로 연가然可(同意)하게 한 것이다.
정묘일丁卯日에
송宋나라
상술向戌이
진陳나라로 가서
자목子木과
초楚나라가
맹서盟書에 기재하고 싶어 하는 말을
약정約定하였다.
注+상술向戌이 진陳나라로 가서 초楚나라가 맹서盟書에 기재하고 싶어 하는 말을 의정議定한 것이다.
무신일戊辰日에
등성공滕成公이 도착하였다.
注+등滕나라도 소국小國이기 때문이 임금이 직접 온 것이다.
자목子木이
상술向戌에게 이르기를 “
진晉나라를 따르는
제후諸侯와
초楚나라를 따르는
제후諸侯가 서로
진晉나라와
초楚나라에
조현朝見하게 하라.
注+진晉나라를 따르는 제후諸侯와 초楚나라를 따르는 제후諸侯들로 하여금 번갈아 가며 서로 진晉나라와 초楚나라에 조현朝見하게 한 것이다. ”고
청請하였다.
경오일庚午日에 상술向戌이 돌아와서 조맹趙孟에게 자목子木의 말을 전하니 조맹趙孟이 말하기를 “진晉나라, 초楚나라, 제齊나라, 진秦나라는 서로 대등對等한 나라이다.
진晉나라가
제齊나라를 마음대로 부릴 수 없는 것이
초楚나라가
진秦나라를 마음대로 부릴 수 없는 것과 같으니
注+복종服從시켜 〈마음대로〉 부릴 수 없다는 말이다. ,
초군楚君이 만약
진군秦君을 우리나라에
조현朝見하게 한다면 우리나라 임금도 감히
제齊나라에게 〈
초楚나라에
조현朝見하도록〉
재삼再三[固]
청請하지 않겠는가?
注+제齊나라에게 초楚나라에 조현朝見하도록 청請하겠다는 말이다. ”라고 하였다.
임신일壬申日에
좌사左師(向戌)가 〈
조무趙武의 말을 가지고
진陳나라로 가서〉
자목子木에게 전하자,
자목子木이
사자使者에게
역마驛馬를 타고 달려가서
초왕楚王에게
고告하게 하니
注+일馹은 전傳(驛馬)이고, 알謁은 고告이다. ,
초왕楚王이 말하기를 “
제齊나라와
진秦나라는
제외除外하고 다른 나라들만 서로
조현朝見하도록 청하라.
注+경經에 제齊나라와 진秦나라를 기록記錄하지 않은 이유이다. [부주]林: 이것이 제齊‧진秦 두 나라를 빼버리고 경經에 기록하지 않은 이유이다. ”고 하였다.
가을 7
월月무인일戊寅日에
좌사左師가
진陳나라에서
송宋나라로 돌아왔다.
注+진陳나라에서 송宋나라로 돌아온 것이다.
이날 밤에
조맹趙孟이
자석子晳과
맹약盟約하고서 양쪽의
맹사盟辭를
통일統一시켰다.
注+자석子晳은 공자公子흑굉黑肱이다. 미리 양쪽의 맹사盟辭를 통일統一시키기를 요구하여 맹약盟約할 때 다시 논쟁論爭거리를 없앤 것이다. [부주]林: 두 나라의 맹사盟辭를 같게 만든 것이다.
경진일庚辰日에 자목子木이 진陳나라에서 송宋나라로 왔다.
진陳나라
공환孔奐과
채蔡나라
공손公孫귀생歸生이 도착하고
注+두 나라 대부大夫가 자목子木과 함께 온 것이다. 조曹나라와
허許나라
대부大夫도 모두 도착하였다.
이때
각국各國의 군대는 울타리를 쳐서
군영軍營의
경계境界를 표시하였다.
注+서로 꺼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부주]朱: 울타리를 쳐서 군영軍營의 경계를 표시하고, 보루堡壘나 참호塹壕를 축조築造하지 않은 것이다.
傳
진晉나라와
초楚나라는 각자
남북南北으로 나뉘어 한쪽에
주둔駐屯하였다.
注+진군晉軍은 북쪽에 주둔駐屯하고 초군楚軍은 남쪽에 주둔駐屯한 것이다.
백숙伯夙(荀盈)이
조맹趙孟에게 말하기를
注+백숙伯夙은 순영荀盈이다. “
초楚나라
진영陣營의
분위기雰圍氣가 매우
험악險惡하니
변란變亂을 일으킬까 두렵습니다.
注+분氛은 기운이다. 초楚나라 군중軍中에 진군晉軍을 습격襲擊하려는 기운이 있다는 말이다. ”고 하니,
조맹趙孟이 말하기를 “우리가 왼쪽으로 돌아
송宋나라
국도國都로 들어간다면 저들이 우리를 어찌하겠는가?
注+각국各國의 군영軍營이 송宋나라 국도國都 북쪽에 있었다. 동쪽이 상위上位이기 때문에 진군晉軍의 진영陣營이 동쪽에 있었으니, 위급한 일이 생기면 왼쪽으로 돌아 송宋나라의 동문東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부주]林: 초인楚人은 반드시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라고 하였다.
신사일辛巳日에
송宋나라
서문西門 밖에서
맹약盟約하려 할 때에
초인楚人이 속에 갑옷을 입자
注+갑옷을 겉옷 안에 입고서 회맹會盟하는 기회를 이용해 진군晉軍을 습격襲擊하려 한 것이다. ,
백주리伯州犂가 말하기를 “
제후諸侯의 군대를 모아 놓고서
신의信義를 지키지 않는다면
注+[부주]朱: 속임수를 써서 진晉나라를 협박脅迫하려 한 것이다. 불가不可하지 않습니까?
저 제후諸侯들은 초楚나라가 신의信義를 지킬 것으로 기대하였기 때문에 와서 복종服從한 것인데, 만약 신의信義를 지키지 않는다면 제후諸侯를 복종服從시키는 도구道具를 버리는 것입니다.”라고 하고서 갑옷을 벗기기를 굳이 청請하였다.
그러자 자목子木이 말하기를 “진晉나라와 초楚나라가 서로 신의信義를 지키지 않은 지 오래이니 오직 자국自國에 유리有利한 일만을 할 뿐이다.
진실로 우리의 뜻을 이룰 수 있다면 신의信義를 지켜 무엇 하겠는가?”라고 하였다.
태재太宰(伯州犂)가 물러나와
注+태재太宰는 백주리伯州犂이다. 어떤 사람에게
고告하기를 “
영윤令尹은 장차 죽을 것이다.
뜻을 이루기를 구하면서 신의信義를 버렸으니 뜻을 어찌[將] 이룰 수 있겠는가?
뜻이 있어야 말로써 표현하고, 말이 있어야
신의信義를
표출表出하고,
신의信義가 있어야
의지意志를
확립確立할 수 있으니, 이 세 가지가 갖추어진 뒤에야 편안히 생존할 수 있다.
注+지志‧언言‧신信이 세 가지가 갖추어진 뒤에야 몸 편히 생존生存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영윤令尹은
신의信義를 버렸으니 어찌 3
년年을 넘길 수 있겠는가?
注+명년明年에 자목子木이 죽는 장본張本이다. [부주]林: 지志‧언言‧신信의 수가 3이기 때문에 그가 3년을 넘기지 못할 줄을 안 것이다. ”라고 하였다.
조맹趙孟이 초군楚軍이 속에 갑옷을 입은 것을 걱정하여 이를 숙향叔向에게 고告하자, 숙향叔向이 말하기를 “해로울 게 뭐 있습니까?
필부匹夫가 한 번
신의信義를 버려도 세상에
용납容納되지 못하여
注+[부주]朱: 오히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이다. [不可] 모두 앞으로 엎어져 죽었습니다
注+단單은 진盡이고 폐斃는 부踣이다. [부주]朱: 신의信義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생존生存할 수 있는 자가 없다는 말이다. (非命에 죽었다는 말).
만약 제후諸侯의 경卿을 불러 모아 놓고서 신의信義를 버린다면 반드시 성공成功하지 못할 것입니다.
식언食言을 하는 자는 남을 해칠 수 없으니
注+불병不病은 모두 엎어져 죽는 것이다. [부주]朱: 초인楚人은 식언食言하고서도 오히려 스스로 잘못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당신께서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注+초楚나라 자목子木은 식언食言하였으니 죽게 될 것이지만 진晉나라 조맹趙孟은 식언食言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다는 말이다.
저
자목子木이
신의信義로써 사람들을 불러 놓고서
불신不信[僭]으로 뜻을 이루려 한다면
注+제濟는 이루는 것이다. [부주]林: 참僭은 불신不信이다. 반드시 돕는 자가 없을 것이니 어찌 우리를 해칠 수 있겠습니까?
또 우리가
송宋나라에 의지하여 우리를 해치려는
초군楚軍을
수어守禦한다면
注+만약 초군楚軍의 괴롭힘(病)을 당하게 된다면 송宋나라 도성都城으로 들어가고자 한다는 말이다. 우리 군대[夫]가
사력死力을 다해 싸울 것이니,
송군宋軍과 힘을 합쳐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면 우리의 힘이
초군楚軍의 갑절이 될 수 있는데
注+송宋나라는 지주地主이니 죽을힘을 다해 우리를 돕는다면 우리 쪽의 힘이 초楚나라의 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 당신께서는 무엇을 두려워하십니까?
그리고 또
초인楚人이 이처럼 사나운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注+[부주]林: 우불급어차又不及於此는 불행不幸하여 죽는 데는 이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전쟁戰爭을
종식終熄시킨다는
명분名分으로
제후諸侯를
소집召集해 놓고서 군대를
출동出動하여 우리를 해친다면
注+칭稱은 거擧(出動)이다. 우리에게
공功이 많게 될 것이니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注+진晉나라만이 혼자 신의信義를 취取하였기 때문에 공功이 많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