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진晉나라 조앙趙鞅이 진양晉陽으로 들어가서 배반背叛하였다.注+반叛이라고 기록하였으니 악행惡行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겨울에 진晉나라 순인荀寅, 사길석士吉射가 조가朝歌로 들어가서 배반背叛하였다.注+길석吉射는 사앙士鞅의 아들이다.
진晉나라 조앙趙鞅이 진晉나라로 돌아왔다.注+한씨韓氏와 위씨魏氏가 요청要請하여 회복回復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귀歸’라고 한 것이다. 한씨韓氏와 위씨魏氏의 강성强盛함이 열국列國과 같았음을 말한 것이다.
설薛나라가 그 임금 비比를 시해弑害하였다.注+전傳이 없다. ‘군君’이라 칭한 것은 임금이 무도無道하였기 때문이다.
傳
13년 봄에 제후齊侯와 위후衛侯가 수가垂葭에 주둔하였으니 수가垂葭는 바로 패씨郥氏이다.注+수가垂葭를 패씨郥氏로 개명改名하였다. 고평高平거야현鉅野縣 서남쪽에 패정郥亭이 있다.
군대를 보내어 진晉나라를 토벌하고자 황하黃河를 건너게 하려 하니, 대부大夫들이 모두 “불가不可하다.”고 하였으나, 병의자邴意玆만이 “가可합니다.注+의자意玆는 제齊나라 대부大夫이다.
정예군精銳軍을 보내어 하내河內를 공벌攻伐하면注+지금의 하내河內급군汲郡이다. 전거傳車로 달려도 반드시 수일數日이 지난 뒤에야 강絳(晉의 국도國都)에 도착할 것이고注+전傳은 진晉나라에 고告함이다. , 강絳의 병마兵馬가 출동出動하려면 3개월의 시일時日을 경과하지 않고는 황하黃河에 진출進出할 수 없을 것이니, 〈그때쯤이면〉 우리는 이미 황하를 건너 돌아온 뒤일 것입니다.注+[부주]林: 진군晉軍이 강도絳都에서 출발하면 90일을 경과하지 않고는 황하로 진출進出하여 하내河內를 구원할 수 없을 것이고, 〈그때쯤이면〉 우리는 이미 일을 마치고 황하를 건너 돌아왔을 것이라는 말이다. ”라고 하자, 제후齊侯는 이에 하내河內를 공벌攻伐하였다.
傳
제후齊侯는 대부大夫들의 수레를 모두 몰수하고注+[부주]林: 대부大夫들의 승헌乘軒을 모두 몰수沒收하여 경벌輕罰을 보인 것이다. 오직 병의자邴意玆에게만 수레를 타게 하였다.注+그 말이 합당하였기 때문이다.
傳
제후齊侯는 위후衛侯와 함께 수레를 타고 싶어서注+한 수레에 함께 탐이다., 위후衛侯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위후衛侯 몰래〉 사람을 시켜 승광乘廣에 말을 메우고 갑옷을 실어두고서注+[부주]林: 승광乘廣의 병거兵車에 말을 메우고 그 수레 위에 갑옷을 실은 것이다. , 사람을 시켜 “진군晉軍이 오고 있다.”고 고告하게 하였다.
그러자 제후齊侯가 위후衛侯에게 말하기를 “임금님의 수레에 말을 메울 때까지注+[부주]林: 비比는 대待와 같으니, 위군衛君의 수레에 말을 메우기를 기다리면 늦어서 사기事機에 미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 말이다. 대신 과인寡人의 수레를 타시기를 청합니다.注+자기의 수레로 위衛나라 수레를 대신하겠다는 말이다. ”고 하고서 이에 갑옷을 입고서 위후衛侯와 함께 수레를 타고 달렸다.
이때 어떤 자가 “진군晉軍이 없습니다.”고 고告하니, 곧 수레를 멈추었다.注+전문傳文은 제후齊侯가 경박輕薄하여 성공成功하지 못한 까닭을 말한 것이다. [부주]林: 개介는 갑甲(갑옷)이다.
傳
진晉나라 조앙趙鞅이 한단오邯鄲午에게 “위衛나라가 진공進貢한 5백 가家를 나에게 돌려달라.
나는 이들을 진양晉陽으로 옮기겠다.”고 하니, 한단오邯鄲午가 허락許諾하고서注+정공定公 10년에 조앙趙鞅이 위衛나라를 포위하자, 위인衛人이 겁이 나서 5백 가家를 바치니, 조앙趙鞅은 그 5백 가家를 데리고 와서 한단邯鄲에 두었었는데, 지금 그 5백 가家를 진양晉陽으로 옮겨 정착定着시키고자 한 것이다. 진양晉陽은 조앙趙鞅의 읍邑이다. 돌아가서 그 부형父兄에게 고하자, 부형父兄은 모두 “안 된다.
위衛나라가 이들로 인해 한단邯鄲을 돕는 것인데注+위衛나라는 이 5백 가家가 한단邯鄲에 있어서 항상 이들을 위하기 때문에 한단邯鄲과 친목親睦한다는 말이다. , 만약 이들을 진양晉陽으로 옮긴다면 위衛나라와 우호友好의 길을 단절斷絶하는 것이니, 우선 제齊나라를 침공侵攻하고 나서 그 일을 꾀하는 것만 못하다.注+제齊나라를 침공侵攻하면 제齊나라는 당연히 와서 보복할 것이니, 제齊나라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때를 이용해 이들을 진양晉陽으로 옮겨 위衛나라와 한단邯鄲의 우호友好가 단절斷絶되지 않게 하고자 한 것이다. ”고 하였다.
이에 한단오邯鄲午는 부형父兄의 말과 같이 제齊나라를 침공侵攻하고 나서 그들을 진양晉陽으로 돌려보내기로 하였다.注+이 계획과 같이 한 뒤에 위衛나라가 바친 5백 가家를 돌려주고자 한 것이다.
조맹趙孟은 노怒하여 한단오邯鄲午를 불러 진양晉陽에 수금囚禁하고注+조앙趙鞅은 그런 계획을 알지 못하고서 한단오邯鄲午가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그를 수금囚禁한 것이다. , 그 종자從者들에게 검劒을 풀어놓고 들어오게 하니, 섭빈涉賓이 동의同意하지 않았다.注+섭빈涉賓은 한단오邯鄲午의 가신家臣이다. 검劒을 풀어놓고 들어가지 않으려 한 것은 반란叛亂을 꾀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자 조앙趙鞅은 사람을 보내어 한단邯鄲 사람들에게 고하기를 “나는 개인적個人的으로 한단오邯鄲午를 징벌懲罰하는 것이니, 그대들은 세우고 싶은 사람을 한단오邯鄲午의 후계자後繼者로 세우라.注+한단오邯鄲午는 조앙趙鞅의 동족同族으로 따로 한단邯鄲에 봉封해진 자이다. 그러므로 한단인邯鄲人으로 하여금 다시 한단오邯鄲午의 종친宗親 중에 한 사람을 한단오邯鄲午의 후계자로 세우게 한 것이다. [부주]林: 조앙趙鞅은 이에 사람을 보내어 한단邯鄲의 부형父兄들에게 “내가 개인적個人的으로 한단오邯鄲午를 징벌懲罰하는 것이고, 한단邯鄲과는 무관한 일이다.”고 고하게 한 것이다. ”고 하고서 드디어 한단오邯鄲午를 죽이니, 조직趙稷과 섭빈涉賓이 한단邯鄲 사람들을 거느리고서 배반背叛하였다.注+조직趙稷은 조오趙午의 아들이다.
여름 6월에 상군上軍사마司馬적진籍秦이 군대를 거느리고 가서 한단邯鄲을 포위하였으나,
한단오邯鄲午는 순인荀寅의 생질甥姪이고注+[부주]林: 한단오邯鄲午의 어머니는 순인荀寅의 자매姊妹이다. 그러므로 ‘생甥’이라 한 것이다., 순인荀寅은 범길야范吉射의 사돈[姻]이어서注+사위의 아버지를 ‘인姻’이라 한다. 순인荀寅의 아들이 범길야范吉射의 딸에게 장가갔다. 서로 화목和睦하였으므로 한단邯鄲을 포위하는 일에 참여하지 않고 변란變亂을 일으키려 하니注+변란變亂을 일으켜 조앙趙鞅을 공격하려 한 것이다. [부주]林: 순씨荀氏와 범씨范氏가 조앙趙鞅을 공격하여 한단邯鄲의 포위를 풀게 하려 한 것이다. ,
동안우董安于가 이 사실을 듣고注+동안우董安于는 조씨趙氏의 신하이다. 조맹趙孟에게 “먼저 대비하라.”고 고告하자,
조맹趙孟이 말하기를 “진晉나라에 명령命令이 있으니 화난禍難을 먼저 일으킨 자를 사형에 처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저들이 먼저 변란變亂을 일으킨 뒤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注+[부주]林: 화난禍難을 먼저 일으킨 자는 반드시 죽이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니, 저들이 먼저 화난禍難을 일으킨 뒤에 대응對應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고 하였다.
그러자 동안우董安于가 말하기를 “백성들에게 해害를 끼치기보다 차라리 나 혼자 죽겠으니注+공격攻擊을 받으면 반드시 백성들이 다칠 것을 두려워한 것이다. , 〈모든 죄는〉 내가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說明하십시오.”라고 하니, 조맹趙孟이 허락하지 않았다.注+진晉나라가 만약 토벌討伐한다면 〈모든 죄를 나에게 돌려〉 나를 죽여 스스로 〈무죄함을〉 설명說明하라는 말이다.
가을 7월에 범씨范氏와 중행씨中行氏가 조씨趙氏의 집을 공격하자 조앙趙鞅이 진양晉陽으로 도망가니 진인晉人이 진양晉陽을 포위하였다.
傳
범고이范臯夷는 범길야范吉射(范昭子)에게 총애를 받지 못하여 범씨范氏의 종족宗族에게 반란叛亂을 일으키고자 하였고注+범고이范臯夷는 범씨范氏의 측실자側室子(庶子)이다., 양영보梁嬰父는 지문자知文子(荀躒)에게 총애를 받아注+지문자知文子는 순락荀躒이다. , 지문자知文子는 양영보梁嬰父를 경卿으로 삼고자 하였고, 한간자韓簡子(韓不信)와 중행문자中行文子(荀寅)는 서로 사이가 나빴고注+한간자韓簡子는 한기韓起의 손자 한불신韓不信이다. 중행문자中行文子는 순인荀寅이다. , 위양자魏襄子도 범소자范昭子와 서로 사이가 나빴다.注+위양자魏襄子는 위서魏舒의 손자 위만다魏曼多이고, 범소자范昭子는 사길석士吉射이다.
그러므로 다섯 사람이 모의하여注+오자五子는 범고이范皐夷, 양영보梁嬰父, 지문자知文子, 한간자韓簡子, 위양자魏襄子이다. 순인荀寅을 축출하고서 양영보梁嬰父를 대신 그 자리에 앉히고, 범길야范吉射를 축출하고서 범고이范臯夷를 대신 그 자리에 앉히고자 하였다.
순락荀躒이 진후晉侯에게 말하기를 “임금님께서 대신大臣에게 명하시기를 ‘화난禍難을 먼저 일으킨 자는 사형死刑에 처한다.’고 하시고서 맹서盟書를 작성作成하여 황하黃河 속에 가라앉혔습니다.注+맹서盟書를 작성作成하여 황하黃河 속에 가라앉힌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저 세 신하(趙鞅, 순인荀寅, 범길야范吉射)는 모두 화난禍難을 먼저 일으킨 자들인데, 유독 조앙趙鞅만을 축출하시니 형벌刑罰이 매우 공평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모두 축출하소서.”라고 하였다.
겨울 11월에 순락荀躒, 한불신韓不信, 위만다魏曼多가 진정공晉定公을 모시고 가서 범씨范氏와 중행씨中行氏를 토벌하였으나 이기지 못하였다.
傳
두 사람(范吉射와 순인荀寅)이 진정공晉定公을 치려 하자, 제齊나라 고강高彊이 말하기를 “팔이 세 번 부러져보아야 양의良醫의 치료법治療法을 압니다.注+고강高彊은 제齊나라 자미子尾의 아들로 노소공魯昭公 10년에 노魯나라로 도망해 왔다가 드디어 진晉나라로 갔다. [부주]林: 사람이 팔이 세 번 부러져서 병통을 많이 겪은 뒤에야 양의良醫의 치료법治療法을 깊이 안다는 말이다. [부주]朱: 비유하면 사람이 팔이 세 번 부러진 뒤에야 치료법治療法을 깊이 알아서 양의良醫가 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오직 임금을 공격하는 일만은 해서는 안 되니, 백성들이 돕지 않습니다.
나도 임금을 공격한 잘못으로 인해 망명亡命해 이곳에 와 있습니다.注+[부주]朱: ‘나는 양의良醫가 병病을 아는 것처럼 임금을 쳐서는 안 됨을 안다. 임금을 치면 국인國人이 나를 돕지 않는다. 나는 임금을 친 잘못으로 인해 출분出奔하여 이곳에 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세 가문家門(知氏, 한씨韓氏, 위씨魏氏)이 화목和睦하지 못하니注+삼가三家는 지씨知氏, 한씨韓氏, 위씨魏氏이다. [부주]林: 서로 친목親睦하지 않으니 반드시 서로 구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 공격하면 모두 이길 수 있습니다.
그들을 이기고 나면 임금님께서 〈당신들을 버리고〉 장차 누구를 가까이하겠습니까?注+[부주]林: 삼가三家를 이기고 나면 임금이 우리를 버리고 다시 누구를 가까이하겠느냐는 말이다.
그런데 만약 먼저 임금을 공격한다면 이는 세 가문을 화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注+[부주]林: 만약 먼저 공실公室을 친다면 이는 삼가三家를 몰아붙여 서로 친목親睦하여 우리를 막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라고 하였으나, 두 사람은 고강高彊의 말을 듣지 않고, 드디어 진정공晉定公을 공격하였다.
국인國人이 진정공晉定公을 도우니 두 사람이 패배敗北하였다.
그러자 삼가三家가 뒤따라 두 사람을 공격하니注+[부주]林: 국인國人이 뒤따라 범씨范氏와 중행씨中行氏를 친 것이다. , 정미일丁未日에 순인荀寅과 사길석士吉射가 조가朝歌로 달아났다.
傳
한씨韓氏와 위씨魏氏가 조씨趙氏를 회국回國시키기를 청하니注+경문經文에 ‘조앙趙鞅이 돌아왔다.’고 기록한 까닭을 말한 것이다. [부주]林: 조앙趙鞅이 화난禍難을 먼저 일으키지 않았다고 여겨 조씨趙氏를 회복시키기를 청한 것이다. , 12월 신미일辛未日에 조앙趙鞅이 강도絳都로 들어와서 공궁公宮에서 맹약盟約하였다.注+전문傳文은 진晉나라가 쇠란衰亂했음을 기록한 것이다.
傳
당초에 위衛나라 공숙문자公叔文子가 상조上朝하여 영공靈公을 향연享宴에 초청招請하고서注+영공靈公으로 하여금 자기의 집에 왕림枉臨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퇴조退朝하여 사추史鰌를 만나 그 일을 말하자注+사추史鰌는 사어史魚이다. , 사추史鰌가 말하기를 “그대는 반드시 화禍를 당할 것입니다.
그대는 부유富裕하고 임금님은 탐욕스러우니 아마도 화禍[罪]가 그대의 신상身上에 미칠 것입니다.”고 하였다.
공숙문자公叔文子가 말하기를 “그대의 말이 옳다.
내가 그대에게 먼저 말하지 않았으니 이는 나의 과실過失이다.
하지만 임금님께서 이미 나의 초청에 응하겠다고 허락하셨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겠는가?注+[부주]林: 지금 임금님께서 이미 나의 집에 오시겠다고 허락하셨으니, 그 일을 또 어찌 처리해야 하겠느냐는 말이다. ”라고 하니, 사추史鰌가 말하기를 “별 탈이 없을 것입니다.注+[부주]林: 〈임금님이 초대에 응해 당신의 집에 오더라도〉 손해 입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대는 신하의 도리를 잘 지키니 화禍를 면할 수 있습니다.注+신하의 예禮를 잘 지켰다는 말이다.
부유富裕하되 신하의 도리를 잘 지키면 반드시 화난禍難을 면할 수 있으니, 이는 상하上下가 동일同一합니다.注+존비尊卑가 모두 그러하다는 말이다.
그대의 아들 수戍는 교만하니 장차[其]망명亡命하게 될 것입니다.注+수戍는 공숙문자公叔文子의 아들이다.
부유富裕하면서 교만하지 않은 사람이 드문데, 나는 오직 그대에게서 그런 점을 보았습니다.注+[부주]林: 내가 본 사람으로는 오직 그대만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교만하고서 망명하지 않는 사람은 아직까지 없었으니, 수戍는 반드시 화난禍難을 당할 것입니다.注+화난禍難에 참여함이다. ”고 하였다.
공숙문자公叔文子가 죽은 뒤에 미쳐 위후衛侯가 비로소 공숙수公叔戍를 미워하였으니 그가 부유富裕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