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조맹趙孟이
상중喪中에 들던
음식飮食보다 그 가짓수를 줄이니
注+조맹趙孟은 양자襄子무휼無恤이다. 이때 아버지 조간자趙簡子의 상중喪中에 있었다. [부주]林: 음식飮食을 거상居喪 중에 들던 것보다 가짓수를 더욱 줄인 것이다.,
초륭楚隆이 말하기를 “
부모父母의
상중喪中에 3년 동안 〈거친 음식을 드는 것은〉
친애親愛하는 마음이 지극하기 때문인데,
주공主公께서는
상중喪中에 드는 음식보다 가짓수를 더욱 줄이시니 까닭이 있는 것이 아닙니까?
注+초륭楚隆은 양자襄子의 가신家臣이다. [부주]林: 부모父母의 상중喪中에 3년 동안 〈간소簡疏한 음식을 먹는〉 것은 친애親愛가 지극하기 때문인데, 양자襄子는 도리어 상식喪食보다 낮추었으니, 어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라고 하니,
조맹趙孟이 말하기를 “
황지黃池의
회맹會盟에
선주先主(趙鞅)와
오왕吳王이
맹약盟約하기를
注+황지黃池의 회맹會盟은 애공哀公 13년에 있었다. 선주先主는 조간자趙簡子를 이른다. 질質은 맹약盟約이다. ‘
호오好惡(苦樂)를 함께하리라.’고 하셨다.
지금
월越나라가
오吳나라를 포위하였으니,
선주先主의 뒤를 이은 나는
선주先主께서 맺으신 맹약[舊業]을 폐기하지 않고 달려가
월군越軍을 대적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注+사자嗣子는 조양자趙襄子가 자신을 이른 것이다. 월군越軍과 대적對敵하여 오吳나라를 구원救援하고 싶다는 말이다. 진晉나라의
국력國力으로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므로 나는 음식의 가짓수를 줄여 〈스스로를
죄책罪責하는〉 것이다.
注+[부주]林: 오吳나라와 진晉나라는 거리가 매우 멀어서 진晉나라의 힘이 미칠 수 없으니, 나는 이로 인해 먹는 음식을 상식喪食보다 낮추었다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초륭楚隆이 말하기를 “
오왕吳王으로 하여금
주공主公의 뜻을 알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注+[부주]朱: 비록 오吳나라를 구원할 수는 없으나, 오왕吳王으로 하여금 우리가 오吳나라를 걱정하는 뜻을 알게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이다. ”라고 하니,
조맹趙孟이 “좋다.”고 하였다.
그러자
초륭楚隆이 “한번
시도試圖해보겠습니다.
注+상嘗은 시試이다. ”라고 하고서 길을 떠나가서 먼저
월군越軍의
진영陣營으로 가서 말하기를
“
오吳나라가
상국上國(越)을 침범한 일이 많았으므로
注+[부주]林: 오인吳人이 상국上國을 침범하고 이간離間한 일 또한 이미 많다는 말이다.월군越君께서 친히 토벌한다는 말을 듣고서
제하諸夏의 사람들 중에 기뻐하지 않는 자가 없으나, 오직 임금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注+[부주]朱: 오직 월군越君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두려울 뿐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
오군吳軍의
진영陣營으로〉 들어가서 〈그
정황情況을〉 살펴보기를 청합니다.”라고 하니,
월왕越王이 허락하였다.
注+[부주]林: 오吳나라로 들어가서 그 동정動靜을 살피기를 청한 것이다.
초륭楚隆이 〈
오군吳軍의
진영陣營으로 가서〉
오왕吳王에게 고하기를 “우리 임금님의
노신老臣무휼無恤이
배신陪臣융隆을 보내어 감히 자신의
불공不恭을
사죄謝罪하게 하였습니다.
注+전展은 진陳이다.
황지黃池에서 회맹會盟할 때 임금님의 선신先臣지보志父(趙鞅)가 제맹齊盟(同盟)에 참가하여 ‘호오好惡를 함께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오군吳君께서 위난危難 중에 계시니, 나 무휼無恤은 감히 〈출전出戰하는〉 노고勞苦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만 진晉나라의 국력國力으로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므로 배신陪臣을 보내어 감히 사정을 진술陳述하는 바입니다.”라고 하니,
오왕吳王이 절하고서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기를 “과인寡人이 변변치 않아 월越나라를 잘 섬기지 못하여 대부大夫(無恤)에게 근심을 끼쳤는데도 이렇게 관심을 보여주시니 감사합니다.”라고 하고서
진주珍珠 한 상자를
초륭楚隆에게 주어
注+점簟은 작은 상자이다. 무휼無恤에게 전해주게 하며
注+문問은 유遺(줌)이다. 말하기를 “
구천句踐이
과인寡人에게 살아서
우환憂患을 겪게 하려 하니,
과인寡人은
수명壽命으로 죽을 수 없을 것입니다.
注+[부주]林: 구천句踐이 나로 하여금 살아서 그 우환憂患을 겪게 하려 하니, 내가 비록 〈수명壽命대로 살다가〉 죽고자 해도 될 수 없다는 말이다.”라고 하고서,
오왕吳王은
초륭楚隆에게 말하기를 “물에 빠진 사람은 반드시 웃는다고 하니, 나도 그대에게 묻고자 하오.
注+시급時急하지 않은 것을 묻는 것이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어찌할 바를 몰라 도리어 웃는 것과 같다고 스스로 비유한 것이다. [부주]朱: 내가 너에게 물으려 한다는 말이다.
사암史黯(史墨)은 어째서
군자君子가 된 것이오.
注+진晉나라 사암史黯이 ‘40년이 되기 전에 오吳나라가 망할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오왕吳王은 이 말에 느낌이 있어 사암史黯에 대해 물은 것이다. ”라고 하자,
초륭楚隆이 “
사암史黯은 벼슬에 나아가도 그를 미워하는 이가 없었고
注+행行할 때가 되면 행行한 것이다. , 벼슬에서 물러나도 그를 비방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注+멈출 때가 되면 멈춘 것이다. ”라고 대답하니,
오왕吳王은 “〈
군자君子가 된 것이〉 당연하다.
注+[부주]林: 그가 군자君子가 된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