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여름 5월 경진일庚辰日에 위후衛侯가 송宋나라로 출분出奔하였다.注+위후衛侯는 첩輒이다.
위후衛侯가 자포藉圃에 영대靈臺를 건조建造하고서 여러 대부大夫들과 술을 마실 때 저사성자褚師聲子가 버선을 신은 채 자리에 오르자注+옛날에는 임금을 뵐 때 버선을 벗었다. [부주]林: 성자聲子는 바로 저사비褚師比이다. , 위출공衛出公이 노하였다.
저사성자褚師聲子가 해명解明해 말하기를 “신은 병(부스럼)이 있어서 〈발이〉 다른 사람과 다르니注+발에 종기가 난 것이다. , 만약 신의 발을 보시면 임금님께서 구역질을 하실 것입니다.注+학嗀은 구토嘔吐이다.
그러므로 감히 버선을 벗을 수 없습니다.注+감히 버선을 벗을 수 없다는 말이다. ”라고 하니, 출공出公은 더욱 노하여 대부大夫들이 모두 해명하는데도 화를 풀지 않았다.注+대부大夫들이 함께 공公에게 사죄謝罪하였으나 공公은 노여움을 풀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저사성자褚師聲子가 나가자, 출공出公은 그 손을 굽혀 삼지극三枝戟 모양으로 만들면서注+손바닥을 치며 팔꿈치를 굽혀 삼지극三枝戟 모양처럼 만든 것이다. 말하기를 “반드시 너의 발을 자르겠다.注+[부주]林: 이而는 여汝(너)이다. ”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저사褚師는 사구司寇해亥와 함께 수레를 타고 도망가며注+[부주]林: 저사비褚師比가 사구司寇해亥와 함께 수레를 탄 것이다. 말하기를 “오늘 죽을 줄 알았는데 도망가게 되었으니 다행이다.注+죽을까 두려웠는데, 도망가게 되었으니 다행이라는 말이다. ”라고 하였다.
傳
위출공衛出公이 처음 위衛나라로 들어왔을 때 남씨南氏의 읍邑을 빼앗고注+남씨南氏는 자남子南의 아들 공손公孫미모彌牟이다., 사구司寇해亥의 정권政權을 빼앗았다.
그리고 또 출공出公은 시인侍人을 시켜 공문의자公文懿子의 수레를 못 속에 던져넣게 하였다.注+공문의자公文懿子는 공문요公文要이다. 출공出公이 그에게 노怒한 일이 있어서 사람을 시켜 그 수레를 못물 속에 던져 넣게 한 것이다.
당초에 위인衛人이 하정씨夏丁氏를 멸滅하고注+애공哀公 11년에 있었다. [부주]林: 하정씨夏丁氏는 바로 하무夏戊이다. 가족家族과 재산財産을 팽봉미자彭封彌子에게 주었는데注+팽봉미자彭封彌子는 미자하彌子瑕이다. [부주]林: 하무夏戊의 처자妻子를 미자하彌子瑕에게 준 것이다. , 미자彌子가 출공出公을 초청招請해 술을 접대하고서 하무夏戊의 딸을 바치니注+[부주]林: 미자彌子가 위출공衛出公과 술을 마실 때 〈애공哀公 11년에 출공出公이 하사下賜했던〉 하무夏戊의 딸을 출공出公에게 바친 것이다. , 출공出公은 그 여인女人을 총애하여 부인夫人으로 삼았다.
부인夫人의 동생 기期는 태숙질太叔疾의 외종손外從孫이므로注+기期는 하무夏戊의 아들이다. 자매姊妹의 손자는 〈나에게〉 종손생從孫甥(外從孫)이 되니, 〈나의〉 손자와 동항同行이다. 어려서부터 공궁公宮에서 자랐는데, 출공出公은 그를 사도司徒로 삼았다.
부인夫人에 대한 총애가 쇠하자 기期도 죄罪를 얻었다.
공公은 세 직종職種의 장인匠人을 사역使役하면서 오랫동안 쉬지도 못하게 하였고注+[부주]林: 출공出公이 장인匠人을 사역使役하면서 오래도록 휴식休息할 수 없게 한 것이다. , 공公은 광대 교狡로 하여금 권미拳彌와 맹약盟約하게 하여注+우교優狡는 배우俳優이고, 권미拳彌는 위衛나라 대부大夫이다. 배우俳優를 대부大夫와 맹약盟約하게 한 것은 권미拳彌를 치욕恥辱스럽게 하고자 해서이다. 〈권미拳彌에게 치욕恥辱을 주고서도〉 그를 매우 가까이하고 신임하였다.
그러므로 저사비褚師比注+버선을 신고서 자리에 오른 자이다. , 공손公孫미모彌牟注+읍邑을 잃은 자이다. , 공문요公文要注+수레를 잃은 자이다. , 사구司寇해亥注+정권政權을 빼앗긴 자이다. , 사도司徒기期가 세 직종職種의 장인匠人 및 권미拳彌에게 의지해 반란叛亂을 일으켜 모두 예리한 무기武器를 들고, 무기가 없는 자는 자귀를 들었다.注+자귀는 공장工匠이 잡는 것이다.
〈반군叛軍은〉 권미拳彌로 하여금 공궁公宮으로 들어가게 하고서注+권미拳彌는 출공出公이 믿고 가까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궁公宮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 〈저사비褚師比 등이〉 태자太子질疾의 궁宮에서注+[부주]林: 태자太子질疾은 괴외蒯聵의 태자太子이다. 이때 질疾은 이미 죽었으나 〈그가 거처하던〉 옛 궁전宮殿은 아직 남아 있었다. 고함을 치며 가서 출공出公을 공격하니, 견자사鄄子士가 반군叛軍을 막기를 청하자注+견자사鄄子士는 위衛나라 대부大夫이다. , 권미拳彌는 그의 손을 잡고서 말하기를 “그대가 비록 용감하지만 〈싸우다가 전사戰死한다면〉 장차 임금님을 누가 모시겠소?注+구원救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선군先君을 보지 못하였습니까?
임금님께서야 어디에 간들 그 욕망을 만족해 채우지 못하겠습니까?注+선군先君은 괴외蒯聵이다. 반란叛亂이 일어났을 때 빨리 도망가지 않았기 때문에 융주戎州에서 살해殺害되었다는 말이다. 이는 위출공衛出公으로 하여금 조기早期에 도망가게 하기 위해 한 말이다. [부주]林: 군君은 출공出公을 이른다. 어디에 간들 그 욕망欲望을 만족하게 이루지 못하겠느냐는 말이다.
그리고 또 임금님께서는 외국外國으로 망명亡命하신 적이 있으니, 〈이번에 출분出奔하더라도〉 어찌 반드시 돌아오지 못하겠습니까?注+[부주]林: 첩輒이 출분出奔하였다가 애공哀公 18년에 복귀復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어찌 반드시 그 나라로 돌아오지 못하겠느냐?’고 말한 것이다.
지금은 저들을 대적對敵할 수 없습니다.
군중群衆의 분노忿怒는 범犯하기 어렵지만 분노忿怒가 가라앉은 뒤에는 이간離間하기도 쉽습니다.注+[부주]林: 지금은 반군叛軍과 전쟁戰爭할 수 없다. 군중群衆이 한창 분노忿怒했을 때에는 반드시 범犯할 수 없지만, 군중의 분노가 사그라진 뒤에는 이간離間하기가 쉽다는 말이다. ”라고 하니, 이에 공公은 출분出奔하였다.
포蒲로 가려 하자注+포蒲는 진晉나라와 가까운 읍邑이다. , 권미拳彌는 “진晉나라는 신의信義가 없으니 그곳은 안 됩니다.注+[부주]林: 진晉나라를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라고 하고, 견鄄으로 가려 하자注+견鄄은 제齊나라와 진晉나라의 경계境界에 있는 읍邑이다. 권미拳彌가 〈공公을 축출逐出하려는 반군叛軍의〉 음모陰謀를 모르는 것처럼 속였기 때문에 공公이 그를 믿은 것이다. , 권미拳彌는 “제齊나라와 진晉나라가 우리나라를 얻으려고 다툴 것이니 그곳도 안 됩니다.注+[부주]林: 제齊와 진晉 두 나라가 장차 우리를 잡으려고 다툴 것이라는 말이다. ”라고 하고, 영泠으로 가려 하자注+영泠은 노魯나라와 가까운 읍邑이다. , 권미拳彌가 “노魯나라는 도움이 되기에 부족하니注+[부주]林: 노魯나라는 약국弱國이니 더불어 함께할 만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 성서城鉏로 가셔서注+성서城鉏는 송宋나라와 가까운 읍邑이다. 월越나라와 관계를 맺으소서.
월越나라에는 훌륭한 임금이 있습니다.注+송宋나라는 남쪽으로 월越나라와 가까우니, 생각을 전환轉換하여 서로 결탁結託[鉤牽]할 수 있다는 말이다. [부주]林: 월越나라 구천句踐이 한창 강성强盛하였기 때문에 〈훌륭한〉 임금이 있다고 한 것이다. ”라고 하니, 출공出公은 이에 성서城鉏로 갔다.
권미拳彌가 말하기를 “위衛나라의 도적盜賊이 우리를 습격襲擊할지 모르니 빨리 가소서.
나부터 먼저 출발出發하겠습니다.”라고 하고서, 보물寶物을 싣고서 위衛나라로 돌아왔다.注+위군衛君을 속여 말하기를 “임금님께서 직접 보물寶物을 싣고 가시면 위衛나라의 도적盜賊을 부르게 될 것이니 속히 떠나소서. 내가 먼저 출발하겠습니다.”라고 하고서, 그 틈을 이용해 보물寶物을 싣고서 위衛나라로 돌아온 것이다.
傳
위출공衛出公이 〈성서城鉏에 도착한 뒤에〉 군졸軍卒를 분산分散해 여러 개의 부대部隊로 편성編成하여注+지리支離는 군진軍陣의 이름이다.축사祝史휘揮를 통해 위衛나라를 침공侵攻하려 하니注+휘揮는 위衛나라 축사祝史이다. , 위인衛人이 이를 걱정하였다.
공문의자公文懿子는 휘揮가 출공出公의 첩자諜者인 것을 알고서注+휘揮가 내간內間(內部의 간첩間諜)인 줄을 안 것이다. 자지子之(公孫 미모彌牟)를 뵙고注+자지子之는 공손公孫미모彌牟문자文子이다. 휘揮를 축출逐出하기를 요청要請하니, 문자文子가 “휘揮는 죄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자 의자懿子가 말하기를 “저 사람은 이익을 독점하고 불법不法을 저지르기를 좋아하니注+망妄은 불법不法이다. , 저자는 임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장차 앞장서서 인도引導할 것이고注+만약 임금이 들어올 형세가 있는 것을 보면 반드시 인도해 도울 것이라는 말이다. [부주]林: 부夫는 휘揮를 이른다. , 만약 축출逐出한다면 반드시 남문南門으로 나가서 임금이 있는 곳으로 갈 것입니다.注+비록 그가 임금의 간첩인 것은 알았더라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사사로이 함께 평론評論함이라는 말이다.
월越나라가 새로 제후諸侯를 얻었으니, 휘揮는 장차 반드시 출공出公을 위해 월越나라로 가서 원군援軍을 요청할 것입니다.注+[부주]林: 월越나라가 새로 중국中國의 패자霸者가 되어 제후諸侯를 얻었으니, 〈휘揮는〉 장차 위출공衛出公을 위해 월越나라로 가서 원군援軍을 요청할 것이라는 말이다. ”라고 하였다.
이때 휘揮가 조정朝廷에 나와 있었는데注+[부주]林: 휘揮가 위衛나라 공조公朝에 있은 것이다. , 공손公孫미모彌牟는 관리官吏를 시켜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注+체면불구體面不拘하고 축출逐出하기가 곤난困難하여 먼저 그 집으로 돌아가도록 쫓은 것이다.
휘揮는 성城 밖으로 나가서 이틀 밤을 묵으면서 〈다시 들어가기를 요청하였으나, 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注+이틀을 묵는 것을 ‘신信’이라 한다. [부주]林: 위인衛人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 5일이 지난 뒤에 외리外里로 가서 머무니注+외리外里는 위출공衛出公이 있는 곳이다. , 출공出公은 드디어 그를 총애寵愛하여 월越나라로 보내어 원군援軍을 청하게 하였다.注+원군援軍을 요청하여 위衛나라를 토벌하고서 위衛나라로 들어가기를 구求한 것이다.
傳
6월에 애공哀公이 월越나라에서 돌아오니注+전년에 갔다가 금년에 돌아온 것이다.계강자季康子와 맹무백孟武伯이 오오五梧에서 맞이하였다.注+오오五梧는 노魯나라 남쪽 변비邊鄙이다.
이때 곽중郭重이 애공哀公의 수레를 몰았는데注+애공哀公의 복僕(御者)이 된 것이다. , 두 사람을 먼저 만나보고서 애공哀公에게 말하기를 “저 두 사람이 임금님을 중상中傷하는 말을 많이 하였으니, 임금님께서는 빠짐없이 다 힐책詰責하소서.注+곽중郭重은 “두 사람이 신하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을 매우 많이 하였다.”고 하면서 애공哀公으로 하여금 끝까지 살피게 하고자 한 것이다. ”라고 하였다.
애공哀公이 오오五梧에서 연회宴會를 열어注+[부주]林: 애공哀公이 오오五梧에서 연회宴會를 열어 두 사람과 함께 술을 마신 것이다. 〈두 사람을 접대할 때〉 무백武伯은 애공哀公을 위하여 축수祝壽하고서注+축祝은 수주壽酒(長壽를 기원祈願하는 술)를 올림이다. 곽중郭重을 헐뜯어 말하기를 “어째서 그리 살이 쪘는가?注+그 용모를 헐뜯은 것이다. [부주]朱: 곽중郭重의 용모는 어째서 그리 살이 쪘느냐는 말이다. ”라고 하니, 계손季孫이 말하기를 “무백武伯[彘]에게 벌주罰酒를 마시게 하소서.注+음飮은 벌주罰酒를 마시게 함이다. [부주]林: 무백武伯에게 벌주罰酒를 마시게 하라고 청한 것이다.
우리 노魯나라가 구수仇讐의 나라와 매우 가까이 있으므로 인해 신臣 등은 임금님을 시종侍從하지 못하여注+[부주]朱: 우리는 남아서 나라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임금을 따라가지 못하였다는 말이다. 먼 길을 오가는 노고勞苦를 면하였는데注+[부주]朱: 그대도 먼 길을 오가는 노역勞役을 면하였다는 말이다. , 〈무백武伯은〉 도리어 곽중郭重에게 살이 쪘다고 하였습니다.注+곽중郭重은 임금님을 따라 먼 길을 오가는 노고勞苦를 겪었으니, 살이 쪘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이다. ”라고 하니, 애공哀公이 말하기를 “곽중郭重은 뱉은 말을 도로 삼킨 것이 많으니 어찌 살이 찌지 않을 수 있겠는가?注+이 말로써 삼환三桓이 자주 식언食言한 것을 자격刺激(꼬집음)한 것이다. ”라고 하였다.
〈군신君臣이 서로 가시 돋친 말을 하다 보니 비록〉 술을 마시지만 즐겁지 않았다.注+[부주]林: 말로 서로 혐오嫌惡하였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서도 즐거움을 잃은 것이다.
〈이로 인해〉 애공哀公과 대부大夫들이 비로소 미워하기 시작하였다.注+애공哀公 27년에 애공哀公이 주邾나라로 도망간 원인이다. [부주]林: 이때부터 애공哀公과 삼환三桓이 비로소 원한怨恨을 품고 증오憎惡하는 마음을 가졌다.
역주
역주1期得罪 :
期는 누이의 총애로 인해 司徒가 되었고, 역시 누이의 총애가 쇠함으로 인해 罪를 얻었다. 〈楊注〉
역주2因三匠與拳彌以作亂 :
三匠과 拳彌는 여전히 궁중에 있었기 때문에 褚師比 등이 그들에게 의지한 것이다. 〈楊注〉
역주3將若君何 :
그대가 적을 막다가 죽는다면 장차 임금을 保衛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楊注〉
역주5支離 :
分散이니, 군대를 여러 부대로 나누어 敵을 그르치는(혼란시킴) 것이다. 《左氏會箋》
역주6使吏遣諸其室……乃館諸外里 :
朝廷에 나와 있는 그를 體面不拘하고 축출하기가 困難하여 그가 退朝한 뒤에 官吏를 그 집으로 보내어 축출하니, 그는 都城 밖으로 나가서 이틀을 머무르면서 다시 들어가기를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5일이 지난 뒤에 外里로 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