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初에 德宗이 不任宰相하고 天下細務를 皆自決之하니 由是로 裴延齡輩得用事라
上이 在藩邸하야 心固非之러니 及卽位에 選擢宰相하야 推心委之하고
嘗謂垍等曰 以太宗, 玄宗之明으로도 猶藉輔佐하야 以成其理어든 況如朕不及先聖萬倍者乎아하니 垍亦竭誠輔佐러라
上이 嘗問垍호되 爲理之要何先고 對曰 先正其心이니이다
○ 舊制
에 民
이 輸稅有三
하니 一曰上供
이요 二曰送使
注+[頭註]諸州各送本道節度觀察使하야 以充調度라요 三曰留州
注+[頭註]留爲本州用이라 라
建中
注+[頭註]德宗年號라 初
에 定
하니 時
에 貨重錢輕이러니
是後
에 貨輕錢重하야 民所出
이 已倍其初
注+[釋義]王氏曰 謂民輸이 準錢에 已過倍也니 子本等曰倍라 音簿亥反이니 係上聲이라요 其留州, 送使者
는 所在
에 又降
하고 就實估
注+[釋義]估는 直(値)也니 省估는 猶言公估요 實估는 猶言私估라[頭註] 省估는 都省所立價也라[通鑑要解] 降은 減也라 하야 以重斂於民
이러니
及垍爲相에 奏天下留州, 送使物을 請一切用省估하고 其觀察使 先稅所理之州하야 以自給이라가
先是
에 執政
이 多惡諫官
이 言時政得失
호되 垍獨賞之
注+[頭註]獎勵하야 使盡言이라 하니라
古之賢相은 不惟以諫爭爲己任이요 又引天下之賢者하야 使〈之〉諫其君하니 此愛君之至也라
不賢者는 反是하나니 若裴垍者는 可謂忠於事君而不負相之職業矣로다
垍
器局峻整注+[通鑑要解]謂器用局格이 峻嚴整齊也라 하니 人不敢干以私
라
嘗有故人
이 自遠詣之
어늘 垍
資給優厚하고 從容款狎하니 其人
이 乘間求京兆判司
注+[頭註]凡州府諸曹參軍을 皆謂之判司라 라
垍曰 公才不稱此官하니 不敢以故人之私로 傷朝廷至公이니
他日
에 有盲宰相
注+[釋義]盲은 眉庚反이니 目無瞳子也니 謂其無所見也라 이 怜(憐)公者
면 不妨得之
어니와 垍則必不可
라하니라
호부시랑戶部侍郞 배기裴垍를 중서시랑中書侍郞 동평장사同平章事로 임명하였다.
처음에 덕종德宗은 재상에게 정사를 맡기지 않고 천하天下의 자질구레한 사무를 모두 직접 결정하니, 이로 말미암아 배연령裴延齡의 무리가 용사用事할 수 있었다.
상上이 번저藩邸에 있을 때에 마음속으로 이것을 진실로 나쁘게 여겼는데, 즉위하게 되자 재상을 발탁하여 마음을 다해 위임하고,
일찍이 배기裴垍 등에게 이르기를 “태종太宗과 현종玄宗의 총명함으로도 오히려 보좌하는 신하에게 도움을 받아 훌륭한 정치를 이룩하였는데, 짐朕과 같이 선성先聖의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에 있어서이겠는가.” 하니, 배기裴垍 또한 정성을 다하여 보좌하였다.
상上이 일찍이 배기裴垍에게 묻기를 “다스림의 요점은 무엇이 먼저인가?” 하니, 배기裴垍가 대답하기를 “먼저 그 마음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였다.
옛 제도에 백성들이 바치는 세금이 세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상공上供(위로 조정에 공급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송사送使(節度使府와
관찰사부觀察使府에 보내는 것)이고,
注+[頭註]송사送使는 여러 주州에서 각각 본도本道의 절도사와 관찰사에게 보내어 조도調度(경비)에 충당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유주留州(州縣의 비용을 위해 남겨두는 것)였다.
注+[頭註]유주留州는 본주本州의 용도를 위해서 남겨두는 것이다.
건중建中注+[頭註]건중建中은 덕종德宗의 연호이다. 초년에
양세법兩稅法을 제정하니, 이때에는
현물現物의 가치는 높고
화폐貨幣의 가치는 낮았다.
그런데 이후로는 현물의 가치는 낮고 화폐의 가치는 높아져서 백성들이 바치는 세금이 처음에 비하여 배나 증가하였으며,
注+[釋義]왕씨王氏가 말하였다. “백성들이 바치는 본색本色이 돈을 기준으로 할 때에 이미 곱절을 넘음을 이르니, 이자와 본전이 같은 것을 배倍라 한다. 배倍는 음이 부해반簿亥反(배)이니 상성上聲에 속한다.” 유주留州와
송사送使는 소재지에서 거둘 때 또
성고省估를 줄이고
실고實估로 받아서
注+[釋義]강성고降省估 취실고강성고就實估降省估 취실고就實估:[釋義]고估는 값이니 성고省估는 공고公估(국가에서 정한 값)라고 말하는 것과 같고, 실고實估는 사고私估(실제로 매매하는 값)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頭註]성고省估는 도성都省(尙書省)에서 정한 값이다. [通鑑要解]강降은 줄이는 것이다. 백성들에게 세금을 무겁게 거두었는데,
배기裴垍가 재상이 되자 상上에게 아뢰기를 “천하의 유주留州와 송사送使는 일체 모두 성고省估로 징수하고, 각 관찰사가 먼저 다스리고 있는 주州에서 거둔 세금으로 자급하다가
부족한 뒤에야 비로소 소속된 주州에서 세금을 거두도록 윤허하소서.”라고 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강회江淮의 백성들이 다소 소생하게 되었다.
이보다 앞서서 집정대신들은 대부분 간관들이
시정時政의
득실得失을 말하는 것을 미워하였으나
배기裴垍만은 홀로 이것을 칭찬하였다.
注+[頭註]상지賞之는 장려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하게 하는 것이다.
“옛날 어진 재상은 비단 간쟁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을 뿐만 아니라, 또 천하의 현자를 인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군주의 잘못을 간하게 하였으니, 이는 군주를 사랑함이 지극한 것이다.
어질지 못한 자는 이와 반대로 하니, 배기裴垍와 같은 자는 군주를 섬김에 충성스러워 재상의 직무職務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이를 만하다.”
배기裴垍는
기국器局이 준엄하고 정돈되니,
注+[通鑑要解]기용器用과 국격局格이 준엄하고 정돈됨을 이른다. 사람들이 감히 사사로운 일을 가지고 청탁하지 못하였다.
일찍이 한 친구가 먼 지방에서 찾아오자,
배기裴垍는 그에게 물자를 넉넉히 주고 후대하였으며 조용히 정성스럽고 친하게 대하니, 그 사람이 틈을 타서
경조부京兆府 판사判司의
注+[頭註]모든 주州‧부府와 여러 조曹의 참군參軍을 모두 판사判司라고 이른다. 직위를 요구하였다.
배기裴垍가 말하기를 “공公의 재주는 이 관직에 걸맞지 않으니, 내 감히 친구의 사사로운 정 때문에 조정의 지극한 공정함을 손상할 수가 없다.
후일에 눈 먼 재상
注+[釋義]맹盲은 미경반眉庚反(맹)이니 눈에 동자瞳子가 없는 것이니, 보지 못함을 이른다. 중에 공을 가엾게 여기는 자가 있다면 이 벼슬을 얻는 것이 무방하겠지만 나는 반드시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