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正月
에 以右散騎常侍鄭
로 爲禮部侍郞同平章事
하다
綮好詼諧
注+[釋義]好는 去聲이요 詼諧는 俳優戲也라 하고 多爲歇後詩
注+[頭註]敍所以爲詩호되 而歇後語하고 不發이라 하야 譏嘲時事
어늘
上以爲有所蘊
이라하야 手注班簿
注+[頭註]綮每以詩謠託諷하니 中人有誦之天子前者라 昭宗은 意其有所蘊未盡이어늘 因有司上班簿하니 遂署其側曰 可禮部侍郞 同中書門下平章事라하니라 班簿는 著在朝者姓名이라 하야 命以爲相
하니 聞者大驚
이러라
旣而
요 賀客至
어늘 綮搔首言曰
歇後鄭五注+[頭註]鄭綮第五요 爲歇後詩하니 時謂之歇後鄭五體라하니라 作宰相하니 時事可知矣로다
봄 정월에 우산기상시右散騎常侍 정계鄭綮를 예부시랑禮部侍郞 동평장사同平章事로 임명하였다.
정계鄭綮는 해학을 좋아하고
注+[釋義]호好는 거성去聲(좋아함)이고, 회해詼諧는 배우들의 놀이이다. 헐후시歇後詩를 많이 지어서
注+[頭註]헐후시歇後詩는 시를 짓는 이유를 서술하되 뒤에 붙은 말을 생략하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일을 풍자하였다.
상上은 그가 속에 깊이 쌓아둔 경륜이 있다고 여겨서 그의 이름을
반부班簿에 직접 기재하고
注+[頭註]정계鄭綮가 매양 시와 노래로써 풍자하니, 궁중宮中 사람 중에 천자天子의 앞에서 이것을 외우는 자가 있었다. 소종昭宗은 그가 가슴속에 온축하고 있는 바를 다 토로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유사有司가 반부班簿를 올리니, 마침내 그 옆에 쓰기를 “예부시랑禮部侍郞 동중서문하평장사同中書門下平章事가 가하다.”라고 하였다. 반부班簿는 조정에 있는 자의 성명姓名을 쓴 것이다. 그를 재상으로 임명하니, 듣는 자들이 크게 놀랐다.
당리堂吏(政事堂의 관리)가 정계鄭綮에게 가서 고하자, 정계鄭綮는 웃으며 말하기를 “제군諸君들이 크게 잘못하고 있구나.
가령 천하에 다시 인물이 없다 하더라도 재상 자리가 정계鄭綮에게는 이르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
당리堂吏가 말하기를 “이는 특별히 성상의 뜻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니, 정계鄭綮는 말하기를 “과연 이와 같다면 사람들의 비웃음을 어찌한단 말인가.” 하였다.
이윽고 축하객들이 이르자,
정계鄭綮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기를 “
헐후시歇後詩를 짓던
정오鄭五가
注+[頭註]정계鄭綮는 형제의 항렬이 다섯 번째이고 헐후시歇後詩를 지으니, 당시에 이를 일러 헐후정오체歇後鄭五體라고 하였다. 재상이 되었으니, 세상일을 알 만하다.” 하였다.
정계鄭綮가 여러 번 사양하였으나 윤허를 받지 못하니, 마침내 정사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