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言有敎, 動有法, 晝有爲, 宵有得, 息有養, 瞬有存이니라
非先王之法言이어든 不敢言은 言有敎也요 非先王之德行이어든 不敢行은 動有法也요 終日乾乾은 晝有爲也요 夜氣所養은 宵有得也요 氣之出入爲息이니 一息而必有所養也요 目之開闔爲瞬이니 一瞬而必有所存也라
示人以無息之學也라 言君子自一身으로 以至於一日一刻히 皆當操存省察하야 無少間斷然後에 能進進不已하야 以幾於聖賢之學이라
故就一身而論하면 不能無言也니 言則必係世道人心而後에 爲有敎요 不能不動也니 動則必中乎規矩準繩而後에 爲有法이며
自一日而論하면 必有事於晝也니 晝則勤其功而有爲니 終日乾乾이 是也요 不可廢於夜也니 夜必澂其慮以驗有得이니 夕惕若이 是也라
至於密之又密하야 如一息之間에 道義不使去心하고 一瞬之頃에 天理自覺常存이면 而終食不違와 參前倚衡이 不是過也라
88. 〈횡거선생橫渠先生이 말씀하였다.〉
“말에는 가르침이 있고, 행동에는 법法이 있고, 낮에는 하는 일이 있고, 밤에는 얻는 것이 있고, 숨쉴 때에도 기름이 있고, 눈을 깜빡일 때에도 보존함이 있어야 한다.”
선왕先王의 법언法言(예법에 맞는 말)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않음은 말에 가르침이 있는 것이요, 선왕先王의 덕행德行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음은 행동에 법法이 있는 것이요, 종일토록 건건乾乾(부지런히 힘씀)함은 낮에 하는 일이 있는 것이요, 야기夜氣를 기름은 밤에 얻음이 있는 것이요, 기氣(숨)를 내쉬고 들이마시는 것을 식息이라 하니 한 번 숨쉴 때에도 반드시 기름이 있는 것이요, 눈을 떴다 감는 것을 순瞬이라 하니 한 번 눈을 깜박일 때에도 반드시 마음을 보존함이 있는 것이다.
이는 군자君子가 어디를 가든 어느 때이든 학문學問 아님이 없음을 말씀한 것이다.
[張伯行 註] 이는 사람들에게 쉼이 없는 배움을 보여준 것이다.
군자君子는 자기 한 몸으로부터 하루와 한 시각에 이르기까지 모두 잡아 보존하고 성찰省察하여 조금도 간단間斷함이 없은 뒤에야 나아가고 나아가서 그치지 아니하여 성현聖賢의 학문學問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 몸을 가지고 논하면 말이 없을 수 없으니 말하면 반드시 세도世道와 인심人心에 관계된 것을 한 뒤에야 가르침이 있게 되고, 동動하지 않을 수 없으니 동動하면 반드시 규구規矩와 준승準繩(法度)에 맞은 뒤에야 법法이 있음이 된다.
하루를 가지고 논하면 반드시 낮에 일삼는 것이 있어야 하니 낮에 공부를 부지런히 힘써서 함이 있어야 하는 바, ‘종일토록 부지런히 힘쓴다〔終日乾乾〕’는 것이 이것이요, 밤에 폐해서는 안 되니 밤에 반드시 생각을 맑게 하여 얻음이 있음을 징험하여야 하는 바, ‘저녁에도 조심한다〔夕惕若〕’는 것이 이것이다.
치밀하게 하고 또 치밀하게 하여 한 번 숨쉬는 사이에도 도의道義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고, 한 번 눈을 깜짝거리는 사이에도 천리天理가 항상 보존함을 자각함에 이르면 ‘한번 밥을 먹는 동안에도 인仁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과 ‘앞에 참여하고 수레에 가로댄 나무에 의지한다’는 것이 이에 지나지 않는다.
배우는 자가 공부함이 이와 같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