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實者는 彼我皆有之하니 我虛則守하고 我實則攻하며 敵虛則攻하고 敵實則備하나니
原注
凡先處形勢之地하여 而待敵人之來면 則士馬閑佚하여 而力有餘하니
原注
後處便利之地
하여 而趨走以戰者
는 則士馬勞倦而力不足
하나니 如
舍水上山
하여 不下據城
이 是也
라
原注
致人則佚
하고 致於人則勞
하니 如
多伐樹木
하고 揚言塡塹
하여 以攻巨里
하여 致張步之來而破之 是也
라
原注
能使敵人自至者
는 以利誘之也
니 如
하여 以致匈奴
하고 이 是也
라
原注
能使敵人必不得至者
는 害其所顧愛也
니 如
이 是也
라
原注
故로 敵人이 本自暇佚이어든 我則設計而能使之勞也니
原注
敵人이 本有糧餉而士卒充飽어든 我則設計而能使之飢也니
原注
如
하고 堅壁
이어늘 秦伯挑其裨將趙穿
하니 趙
이 遂命三軍
하여 皆出與戰之類 是也
라
原注
出敵人之所不趨하며 趨敵人之所不意하고 掩其空虛하여 攻其無備也니
如
遲逈伐蜀
할새 逈以西蜀與中國隔絶
이 百有餘年
이라 恃其山川險阻
하고 不虞我師之至
라하여 選精甲銳騎
하여 星夜襲之
호되 平路則倍道兼行
하고 險途則緩兵漸進
하여 出其不意
하여 衝其心腹
하니 蜀人向風不守 是也
라
原注
行於空虛之處하여 雖千里之遠이라도 而兵無轉戰之勞者는 行於無人防守之地也니
原注
如東漢耿弇이 令軍吏로 治攻具하여 約五日攻西安하니 西安聞之하고 日夜警守하고 臨淄를 不爲之備어늘
漢末
에 朱
이 擊黃巾賊帥韓忠
할새 鳴鼓
하여 攻其西南
하니 賊衆悉赴之
어늘
原注
如周亞夫平七國에 堅壁拒守하니 吳奔壁東南陬어늘 亞夫使備西北이러니
故로 善攻者는 敵不知其所守하고 善守者는 敵不知其所攻하나니
原注
故로 善能攻者는 敵人不知其所守之處하고 善能守者는 敵人不知其所攻之處하나니
守者는 示敵以不足하고 攻者은 示敵以有餘하니 不足者는 虛也요 有餘者는 實也라
敵人이 旣不能知我虛實之情이라 是以로 攻而不知其所守하고 守而不知其所攻也라
微乎微乎여 至於無形이요 神乎神乎여 至於無聲이라
原注
微乎微乎者는 言其微之又微也요 神乎神乎者는 言其神之又神也라
攻守之術이 微妙神密하여 無形之可覩하고 無聲之可聞이라
進而不可禦者는 衝其虛也요 退而不可追者는 速而不可及也니라
原注
兵進而敵不可禦者는 衝擊敵人之虛也니 衝其虛면 敵豈能禦我哉리오
獲利而退에 而敵人不可以追我者는 由我兵行之速而不可及也니 退必速이면 敵豈能追我哉리오
故로 我欲戰이면 敵雖高壘深溝라도 不得不與我戰者는 攻其所必救也요
原注
故로 我欲與之戰이면 敵人이 雖高壘深溝而固守라도 不得不與我戰者는 攻其所顧愛而必救者也니
我不欲戰이면 雖畫地而守之라도 敵不得與我戰者는 乖其所之也니라
原注
我不欲與彼戰이면 雖畫地而守之라도 敵人不得與我戰者는 設權變以乖戾其初往之心也라
如曹操爭漢中에 蜀先主拒之할새 時에 趙雲守別屯이러니 將數十騎輕出이라가 遇操軍하여 且戰且却하고
原注
故로 示奇正之形於人이로되 而我實無形하여 使敵窺之에 敵不能窺我之形이면 則我之力專하고 而敵之力分也라
謂吾之正을 使敵視爲奇하고 吾之奇를 使敵視爲正은 形人者也요 以奇爲正하고 以正爲奇하여 變化紛紜하여 使敵莫測은 無形者也라
敵形旣見에 我乃合衆以臨敵이면 我形不彰이라 彼必分勢以備我하리니 此는 我專而敵分之說也라
我專爲一이요 敵分爲十이면 是는 以十攻其一也니 則我衆敵寡니라
原注
見敵之形이면 則我專而爲一이요 敵不能測我之形이면 則分而爲十以防我니 是는 我以十分之力으로 攻敵之一分也니
原注
能以我十分之衆으로 擊敵人一分之寡면 則吾之所與戰者 用力少而成功多矣라
吾所與戰之地를 不可知니 不可知면 則敵所備者多요 敵所備者多면 則吾所與戰者寡矣니라
原注
吾所與戰之地를 使敵不可知者는 以其無形故也니 無形故로 不知我車果何出하고 騎果何來면
則敵分兵以備我者多요 敵旣分兵以備我者多면 則吾所與接戰者 寡矣니라
故로 備前則後寡하고 備後則前寡하며 備左則右寡하고 備右則左寡요 無所不備면 則無所不寡니 寡者는 備人者也요 衆者는 使人備己者也라
原注
故로 防備其前이면 則在後之兵必少하고 防備其後면 則在前之兵必少하며 防備其左면 則在右之兵必少하고 防備其右면 則在左之兵必少하고 左右前後에 無處不備면 則無處不兵少也라
兵所以少者는 爲勢分而廣備於人也요 所以衆者는 爲勢專而使人備己也라
故로 知戰之地하고 知戰之日이면 則可千里而會戰이니라
原注
故로 爲將者 知與敵會戰之地하고 又知其會戰之日이면 則可千里而與敵會戰이라
馬陵道狹而傍多險阻
하여 可伏兵
이라하여 乃
大樹
하여 白而書之曰 龐涓死此樹下
라하고
令萬弩로 夾道而伏하고 期日暮에 見火擧而俱發이러니
涓果夜至하여 見白書하고 以火燭之하여 讀未畢에 萬弩齊發하니
不知戰地하고 不知戰日이면 則左不能救右하고 右不能救左하며 前不能救後하고 後不能救前이어든 而況遠者數十里요 近者數里乎아
原注
不知與敵會戰於何地하고 又不知會戰於何日하여 倉卒遇敵이면 則左不能救其右하고 右不能救其左하며 前不能救其後하고 後不能救其前이어든 而況遠者相去數十里요 近者相去數里乎아
如
하며 하니 此皆不知戰地
하고 不知戰日
하여 左右前後不能救援而敗者也
라
原注
以吾心忖度之컨대 越人之兵이 其數雖多나 亦何益於勝哉리오
張預曰 吾는 乃吳字之誤也니 言以吳之兵으로 度越之兵컨대 雖多나 無益於勝이라하니 亦通이라
原注
軍形篇曰 勝不可爲者는 以敵之有備者로 言也니 敵若有備故로 勝不可爲요
此曰勝可爲者는 以越必不能知戰之地, 知戰之日이니 取勝在我故로 可爲也라
原注
敵兵雖衆이나 吾可使之無能與我鬪也니 謂分散其勢하여 不得齊力與我戰耳라
原注
對曰 使布出上計면 山東은 非漢有也요 出中計면 勝敗를 未可知也요 出下計면 陛下高枕而臥하여 漢無事矣리이다
帝曰 何謂上計, 中計, 下計오 對曰 東取吳하고 西取楚하고 幷齊取魯하고 傳檄燕趙하고 固守其所면 此上計也요
東取吳하고 西取楚하고 幷韓取魏하고 據敖倉之粟하고 塞成皐之口면 此中計也요
東取吳하고 西取下蔡하고 歸重於越하고 身歸長沙면 此下計也니이다
山之徒
로 自致萬乘
하니 此皆爲身
이요 不顧其後
라 必出下計
라하니라
西魏遣于謹하여 討梁元帝於江陵할새 長孫儉問曰 蕭繹計將如何오
謹曰 耀兵漢沔하고 席卷渡江하여 直據丹陽이 是其上策이요
移郭內居民하여 退保子城하고 峻其陴堞하여 以待援至 是其中策이요
對曰 蕭氏保據江南하여 綿歷數紀하니 屬中原多故하여 未遑外略이요
且繹懦而無謀하여 多疑少斷하고 人難慮始하여 皆戀邑居하고 忌遷惡移하니
當保羅郭이라 必用下策이라하더니 後皆如其言하니라
古名將이 能策人之得失者 多矣라 姑記此二事하여 爲學者之法하노라
原注
杜牧云 激作敵人하여 使其應我然後에 觀其動靜理亂之形이니
張預云 發作久之하여 觀其喜怒면 則動靜之理를 可得而知니
之飾
하여 以怒司馬懿
호되 懿終不出戰
하니 是其靜也
라
原注
○ 愚按 作字는 不止激作敵人이요 凡有所施爲 皆作也라
故로 杜佑引此하여 爲侯之而知動靜之理라하니 謂遠斥侯而知敵人之動靜也라
張賁本에 爲詐之而知動靜之理라하니 謂或誑之以言하고 或誘之以利하고 或示之以害하여 多方以詭道欺之면 則敵之動靜을 可知라
若
하니 若不知彼之動靜
이면 不惟不可以取勝
이요 又將自取其敗耳
라
原注
謂形之以弱이면 則敵必進이요 形之以强이면 則敵必退니 如韓信破趙에 佯棄旗鼓하고 走水上軍하니 趙果空壁逐之나 水上軍이 皆殊死戰하여 不能敗라
又如韓信以囊沙壅水
하고 與龍
戰
이라가 佯敗走
한대 龍且悉兵追之
어늘
原注
愚謂 策之作之形之角之四者는 出自我者也요 得失動靜死生有餘不足八者는 應於彼者也라
大抵此篇이 只說虛實하니 得也動也生也有餘也는 敵之實也니 實則備之하고 失也靜也死也不足也는 敵之虛也니 虛則擊之라
舊注에 訓將爲解激하고 訓作爲激作하고 訓角爲角量하니 與儒家不同이라 未知何所出也로라
故로 形兵之極은 至於無形이니 無形이면 則深間不能窺하고 智者不能謀니라
原注
故로 以兵之虛實로 形敵하여 到得極致之處하여 無形之可測也라
旣無形可測이면 則雖深於間者라도 不能窺其隙하고 智者라도 不能運其謀矣라
原注
因敵變動之形하여 而措勝於衆人호되 衆人所不能知也라
人皆知我所以勝之形하고 而莫知吾所以制勝之形이니라
原注
人皆知我所以搴旗斬將勝敵之形이요 而莫知吾所以因敵制勝之形也라
原注
故
로 이요 而隨敵之形
하여 出奇應之
하여 而至於無窮也
라
夫兵形은 象水니 水之形은 避高而趨下하고 兵之形은 避實而擊虛하나니
原注
夫兵之形은 象水之形하니 水之形은 避地之高而趨地之下하고 兵之形은 避敵之實而擊敵之虛하나니라
原注
水之方圓斜直은 因地而制流也요 兵之虛實强弱은 隨敵而取勝也라
原注
故로 兵無一定之勢하여 因敵之虛實而變하고 水無一定之形하여 因地之高下而變이라
原注
能因敵之虛實變化와 我之奇正하여 而取勝於彼者를 謂之神妙莫測也라
故로 五行은 無常勝하고 四時는 無常位하며 日有短長하고 月有死生이니라
原注
故
로 木火土金水五行
이 無恒久之勝
하니 謂
하나니 豈有一定之勝哉
아
春夏秋冬四時 無恒久之位하니 謂春而夏하고 夏而秋하고 秋而冬하고 冬又復爲春하나니 豈有一定之位哉아
허실虛實이란 적과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으니, 우리가 허虛하면 수비하고 우리가 실實하면 공격하며, 적이 허虛하면 공격하고 적이 실實하면 수비한다.
장수 된 자는 적과 우리의 허실虛實의 실정을 알아서 싸우고 수비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무릇 먼저 싸울 장소에 있으면서 적을 기다리는 자는 편안하고,
原注
무릇 먼저 형세形勢의 지역에 있으면서 적이 오기를 기다리면 병사와 말이 한가롭고 편안해서 힘이 넘친다.
예컨대 조사趙奢가 먼저 북산北山을 점거하여 진秦나라 군대가 오기를 기다렸고, 단소段昭가 진영陣營을 결성하고서 돌궐突厥이 오기를 기다린 것이 이것이다.
싸울 곳에 뒤처져 있으면서 싸움터로 달려가는 자는 수고롭다.
原注
편리한 지역에 뒤처져 있으면서 달려가서 싸우는 자는 병사와 말이 수고롭고 지쳐서 힘이 부족하니, 예컨대 마속馬謖이 물을 버리고 산으로 올라가서 아래로 성城을 점거하지 않은 것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이 오도록 만들고 적에게 끌려가지 않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이 오도록 만들고 자신이 적에게 끌려가지 않는 것이다.
적을 오게 만들면 편안하고 적에게 끌려가면 수고로우니, 예컨대 경엄耿弇이 나무를 많이 베어 골짜기를 메꾼다고 소문내고 거리巨里를 공격해서 장보張步가 오도록 만들어 격파한 것이 이것이다.
능히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 오게 하는 것은 이롭게 하기 때문이요,
原注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 오게 하는 것은 이익으로 유인하기 때문이니, 예컨대 이목李牧이 거짓으로 패하여 흉노匈奴를 오게 하였고, 양소楊素가 수레를 부수어 돌궐突厥을 유인한 것이 이것이다.
능히 적으로 하여금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적을 해치기 때문이다.
原注
적으로 하여금 반드시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그들이 돌아보고 아끼는 것을 해치기 때문이니, 예컨대 손빈孫臏이 조趙나라를 구원할 적에 곧바로 대량大梁으로 달려가서 조趙나라 도성인 한단邯鄲의 포위를 푼 것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적이 편안하거든 능히 수고롭게 하고,
原注
그러므로 적이 본래 스스로 한가롭고 편안하면 우리가 계책을 써서 적을 수고롭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隋나라가 진陳나라의 수확 시기를 살펴 습격한다고 소문내고는 진陳나라가 병력을 모으기를 기다렸다가 곧바로 군대를 해산하기를 여러 차례 하니, 이에 진陳나라 사람들이 피폐해진 것이 이것이다.
原注
적이 본래 식량이 풍족하여 병사들이 배부르거든 우리가 계책을 써서 적으로 하여금 굶주리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주아부周亞夫가 오吳나라와 초楚나라의 군량 수송로를 차단하였고, 수隋나라가 병력을 보내어 진陳나라의 방과 집과 쌓아놓은 곡식을 불태웠고, 이좌거李左車가 한신韓信의 치중거輜重車를 차단하고자 하였고, 백기白起가 두 기병奇兵을 진열하여 조괄趙括을 위협해서 적으로 하여금 안에서 은밀히 서로 잡아먹게 한 것이 이것이다.
原注
적이 본래 편안히 지켜서 스스로 견고히 하려 하거든 우리가 계책을 써서 적으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사마선왕司馬宣王이 요동遼東을 점령할 때에 적이 막 물가를 의지하여 막고 지키자, 선왕宣王이 마침내 진영을 정돈하여 곧바로 양평襄平을 향해서 적의 소굴로 쳐들어간다고 소문내니, 적들이 선왕宣王의 군대가 출동함을 보고 과연 와서 맞아 싸우므로 군대를 풀어 공격해서 그 무리를 대파하였으며, 진晉나라의 유병臾騈이 성벽을 굳게 지키자 진백秦伯이 그의 비장裨將인 조천趙穿에게 도전하니, 조돈趙盾이 마침내 삼군三軍에게 명하여 모두 나와 함께 싸우게 한 따위가 이것이다.
적이 달려가지 않는 곳으로 출동하며 적이 예상하지 않은 곳으로 달려가야 한다.
原注
적이 출동하지 않는 곳으로 출동하며 적이 뜻하지 않은 곳으로 달려가서, 적의 공허空虛한 틈을 습격하고 적의 대비가 없는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예컨대 주周 문제文帝가 장군 울지형尉遲逈으로 하여금 촉蜀을 정벌하게 할 적에 울지형尉遲逈은 “서촉西蜀이 중국과 막혀있은 지가 백여 년이 되어서 산천의 험함을 믿고 우리 군대가 쳐들어올 것을 예상하지 않는다.” 하고, 정예精銳한 병사와 기병騎兵을 선발하여 밤낮으로 달려가 습격하되 평탄한 길에서는 행군속도를 배가하고, 험한 길에서는 행군속도를 늦추어 점진적으로 나아가 적이 예상하지 않은 곳으로 출동해서 적의 심복을 찌르니, 촉蜀 땅 사람들이 바람을 향해 달아나고 지키지 못한 것이 이것이다.
천 리를 행군하고도 수고롭지 않은 것은 사람이 없는 땅을 가기 때문이요,
原注
공허空虛한 곳으로 행군하여 비록 천 리의 먼 길이라도 병사들이 전전하며 싸우는 수고로움이 없는 것은 적이 방비하고 지킴이 없는 땅을 가기 때문이다.
예컨대 등애鄧艾가 촉한蜀漢을 정벌할 적에 음평陰平에서 사람이 없는 땅 700리를 행군한 것이 이것이다.
공격하여 반드시 점령하는 것은 적이 지키지 않는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요,
原注
공격하여 반드시 점령하는 것은 적이 지키지 않는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동한東漢(後漢)의 경엄耿弇이 병사와 관리들로 하여금 공성攻城 장비를 장만하게 하여 5일 뒤에 서안西安을 공격하기로 약속하니, 서안西安에서 이 소식을 듣고 밤낮으로 경계하여 지키고 임치臨淄는 수비하지 않았다.
경엄耿弇은 공격한다는 날 한밤중이 되자, 병사들을 무장시켜 새벽밥을 먹이고 임치로 달려가서 적이 예상하지 않은 곳으로 출동하여 하루 만에 임치를 함락시켰다.
그리고 후한後漢 말기에 주준朱儁이 황건적黃巾賊의 장수인 한충韓忠을 공격할 적에 북을 울리며 서남쪽을 공격하니, 적들이 모두 서남쪽으로 달려왔다.
주준朱儁은 직접 정예병 5천 명을 거느리고 동북쪽을 습격하여 성城을 타고 쳐들어가니, 한충韓忠이 마침내 항복을 청한 것이 이것이다.
지키면 반드시 견고한 것은 적이 공격하지 않는 곳을 지키기 때문이다.
原注
지키면 반드시 견고한 것은 적이 공격하지 않는 곳을 지키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아부周亞夫가 오吳‧초楚의 7국國을 평정할 적에 성벽을 굳게 지키고 막으니, 오吳나라 군대가 동남쪽의 성벽으로 달려오자, 주아부周亞夫는 병사들로 하여금 서북 지방을 대비하도록 하였다.
얼마 후 오吳나라 병사들이 과연 서북쪽으로 달려왔으나, 들어가지 못하고 마침내 혼란하여 도망한 것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공격을 잘하는 자는 적이 그 지킬 곳을 알지 못하고, 수비를 잘하는 자는 적이 그 공격할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공격을 잘하는 자는 적이 그 지킬 곳을 알지 못하고, 수비를 잘하는 자는 적이 그 공격할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수비하는 자는 적에게 부족함을 보여주고 공격하는 자는 적에게 유여有餘함을 보여주니, 부족함은 허虛함이요 유여함은 실實함이다.
적이 우리의 허실의 실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공격하면 그 지킬 곳을 알지 못하고 수비하면 그 공격할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미묘하고 미묘하여 형체가 없음에 이르고, 신묘하고 신묘하여 소리가 없음에 이른다.
原注
미묘하고 미묘하다는 것은 미묘하고 또 미묘함을 말한 것이요, 신묘하고 신묘하다는 것은 신묘하고 또 신묘함을 말한 것이다.
공격하고 수비하는 방법이 신묘하고 비밀스러워서 볼 만한 형체가 없고 들을 만한 소리가 없다.
그러므로 적의 죽고 사는 목숨이 모두 나(우리)에게 달린 것이다.
진격하면 적이 막지 못하는 것은 적의 빈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요, 후퇴하면 적이 쫓아오지 못하는 것은 신속하여 미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原注
군대를 진격하면 적이 막아내지 못하는 것은 적의 허술한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니, 허술한 곳을 공격하면 적이 어찌 우리를 막을 수 있겠는가.
이익을 얻고 후퇴할 때에 적이 우리를 추격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행군 속도가 빨라서 적이 미칠 수가 없기 때문이니, 후퇴하기를 반드시 신속히 하면 적이 어찌 우리를 추격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가 적과 싸우고자 하면 적이 비록 보루를 높이 쌓고 해자를 깊이 파더라도 우리와 싸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니, 이는 적이 반드시 구원해야 할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原注
그러므로 우리가 적과 싸우고자 하면 적이 비록 보루를 높이 쌓고 해자를 깊이 파고서 굳게 지키더라도 우리와 싸우지 않을 수 없으니, 이는 적이 돌아보고 아껴서 반드시 구원해야 할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마선왕司馬宣王이 공손문의公孫文懿를 요동遼東에서 토벌할 적에 공손문의公孫文懿가 물을 막고 지키자, 사마선왕司馬宣王이 군대를 거느리고 곧바로 양평襄平으로 달려가서 적의 소굴로 쳐들어가니, 공손문의公孫文懿가 군대를 출동하여 맞이하므로 사마선왕司馬宣王이 세 번 싸워 세 번 승리하였으며, 진秦나라가 진晉나라를 정벌할 적에 진晉나라의 유병臾騈이 진秦나라가 오랫동안 버티지 못할 것이라 하여 보루를 깊이 쌓고 군대를 굳게 지켜 기다릴 것을 청하였는데, 진秦나라의 사회士會가 진백秦伯에게 청하여 조천趙穿을 습격하게 하니, 이에 조돈趙盾이 삼군三軍으로 하여금 모두 나와서 함께 싸우게 한 것이 이것이다.
우리가 싸우고자 하지 않으면 비록 땅을 긋고 지키더라도 적이 우리와 싸울 수 없는 것은, 적이 가는 곳을 어긋나게 하기 때문이다.
原注
우리가 적과 싸우고 싶지 않으면 비록 땅을 긋고 지키더라도 적이 우리와 싸울 수 없는 것은, 권변權變을 만들어 적들이 처음에 가려고 한 마음을 어긋나게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조조曹操가 한중漢中을 다투자 촉한蜀漢의 선주先主(劉備)가 이들을 막았는데, 이때 다른 진영陣營을 지키던 조운趙雲이 수십 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가볍게 나왔다가 조조曹操의 군대를 만나자, 한편으로는 싸우고 한편으로는 퇴각하였다.
조운趙雲은 진영으로 들어가서 군문軍門을 활짝 열고 깃발을 눕히고 북소리를 중단하니, 조조曹操는 복병이 있는가 의심하여 군대를 이끌고 돌아갔다.
그리고 제갈무후諸葛武侯가 양평陽平에 주둔했을 적에 위연魏延 등으로 하여금 병력을 모아 동쪽으로 내려가게 하고 오직 1만의 병력만을 남겨두어 성을 지키게 하였는데, 사마선왕司馬宣王(司馬懿)이 와서 공격하자 장병들이 모두 공포에 떨어 얼굴이 흑빛이 되었으나, 제갈무후諸葛武侯는 마음과 기상이 태연하면서 군중에게 명하여 깃발을 눕히고 북소리를 멈추고, 사면四面의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땅을 쓸어 청소하게 하니, 사마선왕司馬宣王이 복병이 있는가 의심하여 병력을 이끌고 돌아간 것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적에게 형체를 드러내어 보이되 우리가 실제로 형체가 없게 하면, 우리는 전일專一하고 적은 분산分散될 것이니,
原注
그러므로 기奇‧정正의 형체를 적에게 보여주되 우리가 실제로 형체가 없게 해서, 적으로 하여금 엿보게 할 때에 적이 우리의 형세를 제대로 엿보지 못하게 하면, 우리의 힘이 전일해지고 적의 힘이 분산되는 것이다.
우리의 정병正兵을 적으로 하여금 기병奇兵으로 인식하게 하고, 우리의 기병奇兵을 적으로 하여금 정병正兵으로 인식하게 함은 적에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요, 기병奇兵을 정병正兵으로 삼고 정병正兵을 기병奇兵으로 삼아서 어지럽게 변화해서 적으로 하여금 측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형체가 없는 것이다.
적의 형세가 이미 나타났을 때에 우리가 마침내 병력을 모아 적에게 임하면 우리의 형체가 드러나지 않으므로 저들이 반드시 세력을 나누어 우리를 대비할 것이니, 이것이 ‘우리는 전일하고 적은 분산된다.’는 이론이다.
우리는 전일하여 하나가 되고 적은 분산되어 열이 되면 이는 열을 가지고 하나를 공격하는 것이니, 우리는 많고 적은 적게 된다.
原注
우리가 적의 형체를 볼 수 있으면 우리는 전일하여 하나가 되고, 적이 우리의 형체를 헤아리지 못하면 분산되어 열이 되어서 우리를 방비할 것이니, 이는 우리가 10분의 힘을 가지고 적의 1분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병력이 많아지지 않을 수 없고, 적은 병력이 적어지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많은 병력을 가지고 적은 적을 공격하면 우리가 상대하여 싸우는 자들이 적게 된다.
原注
우리의 10분의 많은 병력을 가지고 적의 1분의 적은 수를 공격하면, 우리가 상대하여 싸우는 자들에게 힘을 조금만 쓰고도 많은 성공을 거두게 된다.
우리가 적과 싸우는 지역을 알 수 없게 하여야 하니, 알 수 없으면 적이 대비하는 곳이 많게 되고, 적이 대비하는 곳이 많게 되면 우리가 상대하여 싸우는 곳이 적게 된다.
原注
우리가 적과 싸우는 지역을 적으로 하여금 알 수 없게 하는 것은 그 형체가 없기 때문이니, 형체가 없으므로 우리의 전거戰車가 과연 어느 쪽으로 출동하고 기병騎兵이 과연 어느 쪽으로 출동할지를 적이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적이 병력을 나누어 우리를 대비하는 곳이 많게 되고, 적이 이미 병력을 나누어 우리를 대비하는 곳이 많게 되면, 우리가 상대하여 접전하는 곳이 적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쪽을 대비하면 뒤쪽이 적어지고 뒤쪽을 대비하면 앞쪽이 적어지며, 왼쪽을 대비하면 오른쪽이 적어지고 오른쪽을 대비하면 왼쪽이 적어지며, 대비하지 않는 곳이 없으면 적어지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니, 병력이 적어지는 까닭은 상대방을 대비하기 때문이요, 병력이 많아지는 까닭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우리를 대비하게 하기 때문이다.
原注
그러므로 그 앞쪽을 방비하면 뒤쪽에 있는 병력이 반드시 적어지고, 그 뒤쪽을 방비하면 앞쪽에 있는 병력이 반드시 적어지며, 그 왼쪽을 방비하면 오른쪽에 있는 병력이 반드시 적어지고 그 오른쪽을 방비하면 왼쪽에 있는 병력이 반드시 적어지며, 좌우 전후에 방비하지 않는 곳이 없으면 병력이 적어지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다.
적의 병력이 적어지는 까닭은 세력을 나누어 상대방을 많이 대비하기 때문이요, 우리의 병력이 많아지는 까닭은 세력이 전일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우리를 대비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투할 지역을 알고 전투할 날짜를 알면 천 리 멀리에서도 적과 회전會戰할 수 있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장수 된 자가 적과 회전會戰할 지역을 미리 알고 또 회전할 날짜를 미리 알면 천 리의 먼 곳에서도 적과 회전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손빈孫臏은 방연龐涓이 저녁 늦게 마릉馬陵에 도착할 줄을 알았다.
손빈孫臏은 “마릉馬陵은 길이 좁고 옆에 험한 곳이 많아서 병사를 매복할 만하다.” 하여, 마침내 큰 나무를 깎아서 희게 하고 여기에 쓰기를 “방연龐涓이 이 나무의 아래에서 죽을 것이다.” 하고,
1만 개의 쇠뇌를 가진 군대를 길 좌우에 매복시키면서 “날이 저물어 불이 들어 올려지는 것을 보면 일제히 발사하라.” 하였다.
방연龐涓이 과연 밤중에 이곳에 이르러 흰 나무에 쓰인 글씨를 보고 불을 밝혀서 다 읽기도 전에 1만 개의 쇠뇌가 일제히 발사되었다.
방연龐涓이 마침내 스스로 목을 찔러 죽으니, 제齊나라는 인하여 승세를 타 위군魏軍을 대파하고 태자太子 신申을 사로잡은 것이 이것이다.
전투할 지역을 알지 못하고 전투할 날짜를 알지 못하면, 왼쪽이 오른쪽을 구원하지 못하고 오른쪽이 왼쪽을 구원하지 못하며, 앞쪽이 뒤쪽을 구원하지 못하고 뒤쪽이 앞쪽을 구원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먼 경우에는 수십 리이고 가까운 경우도 몇 리에 있어서이겠는가.
原注
적과 어느 지역에서 회전會戰할지를 알지 못하고 또 어느 날짜에 회전할지를 알지 못하면서 갑자기 적을 만나면, 왼쪽이 그 오른쪽을 구원하지 못하고 오른쪽이 그 왼쪽을 구원하지 못하며, 앞쪽이 그 뒤쪽을 구원하지 못하고 뒤쪽이 그 앞쪽을 구원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멀리 있는 자는 서로의 거리가 수십 리나 되고 가까운 자도 서로의 거리가 몇 리가 됨에 있어서이겠는가.
예컨대 부견苻堅이 진晉나라를 정벌할 적에 비수淝水에 이르러 멀리는 낙간洛澗에 있는 양성梁成을 구원하지 못하고 가까이는 진陣 앞에 있는 부융苻融을 구원하지 못하였으며, 유소열劉昭烈(劉備)이 오吳나라를 정벌할 적에 700리의 진영을 연결하였다가 육손陸遜의 화공火攻으로 40여 개의 진영이 함락되었으니, 이는 모두 전투할 지역을 알지 못하고 전투할 날짜를 알지 못하여 왼쪽과 오른쪽, 앞쪽과 뒤쪽이 서로 구원하지 못해서 패한 경우이다.
나로서 헤아려보건대 월越나라 사람의 병력이 비록 많으나 또한 어찌 승리에 유익함이 있겠는가.
原注
나의 마음으로 헤아려보건대 월越나라의 군대가 그 숫자가 비록 많으나 또한 어찌 승리에 유익함이 있겠는가.
장예張預는 말하기를 “‘오吾’자는 바로 ‘오吳’자의 잘못이니, 오吳나라의 병력을 가지고 월越나라의 병력을 헤아려보건대, 월越나라의 병력이 비록 많으나 승리에 유익함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하였으니, 또한 통한다.
그러므로 ‘승리는 만들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原注
내가 그러므로 ‘군대의 승리는 만들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앞의 〈군형軍形〉篇에 ‘승리는 만들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적이 대비가 있는 경우를 가지고 말한 것이니, 적이 만약 대비가 있으면 승리를 만들 수 없는 것이요,
여기서 ‘승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월越나라가 반드시 전투할 지역을 알지 못하고 전투할 날짜를 알지 못하니, 승리를 취함이 우리에게 달려있으므로 ‘승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적의 병력이 비록 많으나 우리와 싸우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原注
적의 병력이 비록 많으나 우리가 저들로 하여금 우리와 싸우지 못하게 할 수 있으니, 이는 그 형세를 분산시켜서 힘을 다스려 우리와 싸울 수 없게 함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계책하여 득실得失의 계산을 알 수 있으며,
原注
그러므로 우리가 계책을 세우면 적의 득실得失의 계산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서한西漢 때에 경포黥布가 배반하자, 고조高祖가 설공薛公을 불러 물으니,
대답하기를 “만일 경포黥布가 상책上策으로 나오면 산동山東 지방은 한漢나라의 소유가 아닐 것이요, 중책中策(중간 계책)으로 나오면 승패를 알 수 없고, 하책下策으로 나오면 폐하陛下께서 베개를 높이 베고 누우셔서 한漢나라에 아무 일이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고조高祖가 묻기를 “무엇을 상책上策, 중책中策, 하책下策이라 하는가?” 하니, 설공薛公은 대답하기를 “경포黥布가 동쪽으로 오吳나라를 점령하고 서쪽으로 초楚나라를 점령하고 제齊나라를 겸병하고 노魯나라를 점령하고 연燕나라와 조趙나라에 격문을 돌리고 자기가 있는 곳을 굳게 지키면 이는 상책上策입니다.
동쪽으로 오吳나라를 점령하고 서쪽으로 초楚나라를 점령하고 한韓나라와 위魏나라를 겸병하여 점령하고 오창敖倉의 곡식을 점거하고 성고成皐의 어구를 막으면 이는 중책中策입니다.
동쪽으로 오吳나라를 점령하고 서쪽으로 하채下蔡를 점령하고 치중거輜重車를 월越나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장사長沙로 돌아가면 이는 하책下策입니다.” 하였다.
고조高祖가 묻기를 “경포黥布의 계책이 장차 어디로 나오겠는가?” 하니, 설공薛公은 대답하기를 “경포黥布는 여산驪山에서 부역하던 무리로서 스스로 만승萬乘의 군주가 되었으니, 이는 모두 자신을 위하고 후손을 돌아보지 아니하여 반드시 하책下策으로 나올 것입니다.” 하였다.
서위西魏에서 우근于謹을 보내어 양梁 원제元帝(蕭繹)를 강릉江陵에서 토벌할 적에 장손검長孫儉이 우근于謹에게 묻기를 “소역蕭繹의 계책이 장차 어떻게 나오겠는가?” 하니,
우근于謹이 대답하기를 “한수漢水와 면수沔水 지역에 병력을 과시하되 병력을 모두 인솔하여 양자강揚子江을 건너가서 곧바로 단양丹陽을 점령하는 것이 상책上策이요,
성城 안에 있는 거주민을 이주시키고 물러가 자성子城을 확보하고 성첩城堞을 높이 쌓아 지원군이 이르기를 기다리는 것이 중책中策이요,
만약 이동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서 나곽羅郭(羅城)을 점거하여 지키면 이것이 하책下策입니다.” 하였다.
우검于儉이 묻기를 “정녕 무슨 계책으로 나오겠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소씨蕭氏는 강남 지방을 점거하여 몇십 년을 면면히 이어왔는데, 지금 중원中原은 사변이 많아 밖을 경략할 겨를이 없으며,
또 소역蕭繹은 나약하고 지모智謀가 없어서 의심이 많고 결단력이 적으며, 사람들은 처음을 생각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서 모두 사는 고을을 연연해하고 옮겨가는 것을 싫어하니,
마땅히 나곽羅郭을 보수保守하여 반드시 하책下策을 쓸 것입니다.” 하였는데, 뒤에 모두 그의 말과 같이 되었다.
옛날 명장名將들이 적의 득실을 잘 계책한 자가 많았었는데, 우선 이 두 가지 일을 기록하여 배우는 자의 법으로 삼는다.
적을 격동시켜서 적의 동정動靜의 이치를 알며,
原注
두목杜牧이 말하기를 “적을 격동激動시켜서 우리에게 대응하게 한 뒤에 그 동정과 다스려지고 혼란한 형체를 보는 것이니,
예컨대 오기吳起가 말하기를 ‘천하고 용맹한 자로 하여금 정예병을 거느리고 적을 시험하되, 패함에 힘쓰고 얻음에 힘쓰지 말며, 적이 오는 것을 관찰하여 한 번 앉고 한 번 일어남에 그 정사(통제)가 다스려지며, 패배하는 우리를 추격할 적에 거짓으로 미치지 못하는 체하고 이익을 보았을 적에 거짓으로 알지 못하는 체하면, 이는 상대가 지혜로운 장수이니, 부디 상대하여 싸우지 말아야 하며, 만약 병사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깃발이 어지러워서 병사들이 제멋대로 가고 제멋대로 멈추며 병사들이 혹 종縱으로 있고 혹 횡橫으로 있으며 패배하는 우리를 추격할 적에 미치지 못할까 염려하고 이익을 봄에 얻지 못할까 두려워하면 이는 상대방이 어리석은 장수이니, 비록 병력이 많으나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이것이다.” 하였다.
장예張預는 이르기를 “발작發作(挑戰)하기를 오래하여 적장의 기뻐하고 노여워함을 보면 동정動靜의 이치를 알 수 있다.
예컨대 진晉 문공文公이 완춘宛春을 구속하여 초楚나라 장수 자옥子玉을 성나게 하자 자옥子玉이 마침내 진晉나라 군대를 공격하였으니 이는 그 동함이요,
제갈량諸葛亮이 부인의 수건의 꾸밈을 보내어 사마의司馬懿를 성나게 하였으나 사마의司馬懿가 끝내 나와 싸우지 않았으니, 이는 그 고요한 것이다.” 하였다.
原注
○ 내가 살펴보건대 ‘작作’자는 다만 적을 격작激作(격동)시킬 뿐이 아니요, 모든 시행하는 것이 다 작作이다.
그러므로 두우杜佑가 이 글을 인용하여 “살펴서 동정動靜의 이치를 안다.” 하였으니, 이는 척후斥侯를 멀리 보내어서 적의 동정動靜을 앎을 말한 것이다.
장분張賁의 본本에는 “적을 속여서 동정動靜의 이치를 아는 것이다.” 하였으니, 이는 혹 말로써 속이고 혹 이익으로써 유인하고 혹 해로움을 보여주어 여러 방면으로 속임수를 써서 적을 속이면 적의 동정動靜을 알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두 나라가 서로 다툴 적에 힘써서 적의 동정을 알아내면 우리가 승리하기가 쉽다.
예컨대 한신韓信이 조趙나라를 격파하려 할 적에 반드시 먼저 진여陳餘가 이좌거李左車의 말을 따르지 않음을 탐지한 뒤에 감히 정형井陘으로 나갔으니, 만약 저들의 동정動靜을 알지 못한다면 비단 승리하지 못할 뿐만 아니요, 또 장차 스스로 그 패망함을 부를 것이다.
뒤편에 적을 살펴보는 32가지의 방법이 모두 적의 동정動靜을 알고자 한 것이다.
原注
형체를 보여주면 적이 점거한 땅이 죽을 땅인지 살 땅인지를 아는 것이다.
약함을 보여주면 적이 반드시 진격하고 강함을 보여주면 적이 반드시 후퇴함을 말한 것이니, 예컨대 한신韓信이 조趙나라를 격파할 적에 거짓으로 대장大將의 깃발과 북을 버리고 수상군水上軍으로 달려가자, 조趙나라 군대가 과연 성벽을 비우고 추격하였으나, 수상군水上軍이 모두 결사적으로 싸워서 패퇴시킬 수가 없었다.
조趙나라 병사들이 성벽으로 돌아가고자 하였으나, 한漢나라의 붉은 깃발이 꽂혀있는 것을 보고는 마침내 혼란하여 도망하였다.
또 한신韓信이 주머니에 모래를 담아 물을 막아놓고 초楚나라의 용저龍且와 싸우다가 거짓으로 패주하자 용저龍且가 병력을 총동원하여 추격하였다.
한신韓信은 용저龍且의 군대가 절반쯤 건넜을 때를 헤아려서 막아놓았던 모래주머니를 터놓으니, 물이 크게 몰려와서 초楚나라 군대가 둘로 나누어지므로, 마침내 초楚나라 군대를 격파하고 용저龍且를 목 베었다.
이는 모두 형체를 보여주어 저들이 죽을 곳에 처함을 안 것이다.
적과 다투게 하면 적의 유여有餘하고 부족不足한 곳을 아는 것이다.
原注
정예병精銳兵을 가지고 좌우로 저촉하면 적의 유여有餘하고 부족不足한 곳을 아는 것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이르기를 “좌우左右에서 다툰다.” 하였으니, 두 각角을 벌려서 옆에서 공격함을 말한 것이다.
예컨대 소왕蕭王(光武帝)이 3천 명의 병력을 가지고 직접 왕심王尋과 왕읍王邑의 중군을 범하였으니 이는 적이 유여有餘함을 안 것이요, 사현謝玄이 유뇌지劉牢之를 보내어 5천 명의 병력을 거느리고 낙간洛澗으로 달려가서 양성梁成을 목 베게 하였으니 이는 적이 부족不足함을 안 것이다.
내가 생각하건대 적을 계책(계산)하고 적을 격동시키고 적을 나타나게 하고 적과 다투게 하는 네 가지는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요, 득得과 실失, 동動과 정靜, 사死와 생生, 유여有餘와 부족不足 이 여덟 가지는 적에게 대응하는 것이다.
책策과 작作은 계책을 쓰는 것이고, 형形과 각角은 용병用兵하는 것이다.
대체로 이 편篇에서는 오직 허실虛實만을 말하였으니, 득得‧동動‧생生‧유여有餘는 적이 실實한 것이니 실實하면 대비하고, 실失‧정靜‧사死‧부족不足은 적이 허虛한 것이니 허虛하면 공격하는 것이다.
구주舊注에는 장將을 해격解激이라 훈訓하고, 작作을 격작激作이라 훈訓하고, 각角을 각량角量이라 훈訓하여 유가儒家의 말과 똑같지 않으니,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병력을 나타냄이 지극함은 형체가 없음에 이르는 것이니, 형체가 없으면 깊이 숨어든 간첩도 엿보지 못하고 지혜로운 자도 도모하지 못한다.
原注
이 때문에 병력의 허실虛實을 가지고 적에게 보여줌이 극치의 경지에 이르면, 측량할 만한 형체가 없는 것이다.
이미 측량할 만한 형체가 없으면, 비록 간첩으로 깊이 숨어든 자라도 그 틈을 엿보지 못하고 지혜로운 자라도 그 계책을 운용하지 못한다.
형체를 인하여 사람들에게서 승리를 취하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原注
적의 변동變動하는 형체를 인하여 사람들에게서 승리를 취하되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모두 내가 승리하는 형체만 알고, 내가 승리하게 만드는 형체는 알지 못한다.
原注
사람들은 모두 내가 적의 깃발을 뽑아오고 적장을 목 베고 적을 이기는 형체만 알고, 내가 적의 형편을 따라 승리하게 만드는 형체는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싸워 승리한 계책을 두 번 다시 사용하지 않고, 형체에 대응하기를 무궁무진하게 하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싸워서 승리한 계책을 두 번 다시 사용하지 않고, 적의 형체에 따라 기이한 계책을 내어 대응해서 무궁무진함에 이르는 것이다.
군대의 형체는 물을 형상하니, 물의 형체는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으로 달려가고, 군대의 형체는 적의 실實한 곳을 피하고 허虛한 곳을 공격한다.
原注
군대의 형체는 물의 형체와 비슷하니, 물의 형체는 땅의 높은 곳을 피하고 땅의 낮은 곳으로 달려가며, 군대의 형체는 적의 실實한 곳을 피하고 적의 허虛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물은 땅에 따라 흐르고 군대는 적에 따라 승리하는 것이다.
原注
물의 네모지고 둥글고 기울고 곧음은 지형에 따라 흐르고, 군대의 허虛와 실實, 강强과 약弱은 적에 따라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대는 일정한 형세가 없고 물은 일정한 형체가 없는 것이니,
原注
그러므로 군대는 일정한 형세가 없어서 적의 허虛하고 실實함을 따라 변하고, 물은 일정한 형체가 없어서 땅의 높고 낮음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적에 따라 변화하여 승리하는 것을 신묘神妙하다 이른다.
原注
능히 적의 허虛‧실實의 변화와 나의 기奇‧정正에 따라 적들에게서 승리를 취하는 것을, 신묘神妙하여 측량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행五行은 항상 이기는 것이 없고 사시四時는 일정한 자리가 없으며, 해는 짧고 긺이 있고 달은 죽고 삶이 있는 것이다.
原注
그러므로 나무[木]와 불[火]과 흙[土]과 금[金]과 물[水]의 오행五行이 항상 오랫동안 이김이 없으니, 나무가 이기면 흙이 쇠하고 불이 이기면 금이 쇠하고 흙이 이기면 물이 쇠하고 금이 이기면 나무가 쇠하고 물이 이기면 불이 쇠함을 이르니, 어찌 일정한 이김이 있겠는가.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사시四時가 항상 오래하는 자리가 없으니, 봄이 되었다가 여름이 되고 여름이 되었다가 가을이 되고 가을이 되었다가 겨울이 되고 겨울이 되었다가 또다시 봄이 됨을 말한 것이니, 어찌 일정한 자리가 있겠는가.
해가 북쪽 끝까지 가면 길어지고 해가 남쪽 끝까지 가면 짧아지며, 달이 그믐이 되면 백魄(月光)이 죽고 달이 초하루가 되면 백魄이 살아나니, 이 네 가지는 모두 군대의 형체가 일정함이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