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은 계속 ‘부지不知의 지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상의 지知의 형식은 역설적이다. 성인의 노하우(지知, know-how)는 어떠한 노하우도 갖지 않는 데 있지, 국가에서 어떤 특수한 기능을 맡는 데에 있지 않다.
모든 기예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바로 이러한 부정否定의 기예(negative art)이다. 만약 군주가 이러한 기예를 터득하지 못한다면 결국 흠이 된다. 이러한 결점을 터득한 사람만이, 즉 이러한 역설적인 흠을 하나의 흠으로서 아는 사람만이 훌륭한 다스림 혹은 완성(mastery)의 기예에 성공할 수 있다.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비완성非完成(non-mastery) 혹은 ‘노하우가 없음(non-knowhow)’은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식의 ‘무지無知의 지知’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무지는 철학자로 하여금 지혜를 추구하게 만들어서 감각感覺 -지식知識과 전통적 진리가 불충분하다는 점에 대해 통찰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진정한 진리의 추구자는 완전하게 진리라고 이해할 수 있는 더 고차원적인 진리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한다.
도가에서 말하는 ‘무지無知’는 오로지 어떠한 노하우도 갖지 않는 데에 달려 있다. 그것은 “아무것도 하는 게 없으나 하지 못하는 게 없다.”는 역설적 격률에 근거하는데, 이것은 근본적으로 정치 전략이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좋다. 앎의 〈부족함을〉 모르는 것은 병이다.
注
앎이란 것에 맡기기 부족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병이 된다.
대저 오로지 병을 병으로 여기는 까닭에 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성인이 병폐가 없는 것은 그 병을 병으로 여기는 까닭에 병이 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