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得水
면 變化風雨
하고 上下于天
이 不難也
어니와 其不及水
면 蓋
耳
라
無高山大陵曠途絶險爲之關隔也로되 然其窮涸不能自致乎水하야 爲獱獺之笑者가 蓋十八九矣라
然是物也는 負其異於衆也하고 且曰 爛死於沙泥를 吾寧樂之리오
是以有力者遇之에 熟視之오도 若無覩也하니 其死其生을 固不可知也니라
今又有有力者當其前矣일새 聊試仰首一鳴號焉하니 庸詎知有力者不哀其窮而忘一擧手一投足之勞하야 而轉之淸波乎아
其哀之도 命也요 其不哀之도 命也며 知其在命而且鳴號之者도 亦命也라
是以忘其疎愚之罪하고 而有是說焉하니 閤下其亦憐察之하라
04. 과목科目에 응시應試할 때 어떤 이에게 준 편지
자신을 비유한 것이 기이하고 문장도 기이하다.
아무 달 아무 날에 유愈는 두 번 절하고 이 글을 올립니다.
천지天池와 대강大江 가에 괴물怪物이 있는데, 이 괴물은 평범한 물고기나 갑각류甲殼類의 동류同類가 아닙니다.
이 괴물이 물을 만나면 변화를 부려 비바람을 일으키고 하늘을 오르내리는 것도 어렵지 않지만, 물을 만나지 못하면 지극히 좁은 곳에서 움직일 뿐입니다.
높은 산, 큰 구릉丘陵, 먼 길, 험한 지세의 가로막힘이 없어도, 물이 마른 곳에 있는 처지라서 자력으로 물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없어서, 수달의 비웃음을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가령 힘이 있는 사람이 이 괴물의 곤궁함을 가엾게 여겨 물이 있는 곳으로 옮겨주려 한다면, 그 수고는 손을 한 번 들고 발을 한 번 움직이는 수고로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괴물怪物은 자기가 평범한 어류魚類와 다름을 자부하면서도 ‘모래와 진흙 속에서 썩어 죽는 것을 내 어찌 즐기겠는가?
그러나 머리를 숙이고 귀를 붙이고서 꼬리를 치면서 가엾게 보아주기를 구하는 것은 나의 뜻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힘이 있는 사람이 이 괴물을 만났을 때에 자세히 보고도 못 본 체하니, 이 괴물이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 참으로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 또 힘이 있는 분이 앞에 계시므로 고개를 들고 한 번 부르짖으니, 힘이 있는 분이 괴물의 곤궁함을 가엾게 여겨 수족을 한 번 움직이는 수고를 잊고서 맑은 물결 속으로 옮겨주지 않을 줄을 어찌 알겠습니까?
힘이 있는 분이 가엾게 여기는 것도 운명이고 가엾게 여기지 않는 것도 운명이며, 운명인 줄을 알면서도 부르짖는 것도 운명입니다.
저의 지금의 처지가 실로 이 괴물과 유사합니다.
그러므로 거칠고 어리석은 죄를 잊고서 이 말씀을 올리는 바이니, 합하께서 가엾게 여겨 살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