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者
는 固
之所以禦外物者也
온 況足下度越此等
하니 豈以
으로 耶
아
心閒無事然後
에 外患不入
이니 를 可以審備
면 亦當自不至矣
리라
足下之賢으로 雖在窮約이라도 猶能不改其樂이온 況地至近하고 官榮祿厚하며 親愛盡在左右者耶아
所以如此云云者
는 以爲足下賢者
니 宜在上位
요 託於
는 則不爲得其所
니라
僕自少至今히 從事於往還朋友間一十七年矣니 日月不爲不久요 所與交往相識者千百人이니 非不多니라
其相與如骨肉兄弟者亦且不少
하야 或以事同
하고 하고 或慕其一善
하고 或以其久故
하고 或初不甚知而與之已密
에 其後無大惡
하야 因不復
하고 或其人雖不皆入善
이나 而於己已厚
하야 雖欲悔之不可
니라
凡諸淺者
는 固不足道
어니와 深者止如此
하니 至於心所
하야 考之言行而無瑕尤
하고 하며 明白純粹
하야 者
는 惟吾崔君一人
이라
以此而推之
하고 以此而度之
하야 誠知足下
하니 無謂僕何從而得之也
하라
所以言者
는 懼足下以爲吾所與深者多
가 不置
於胸中耳
일새니라
旣謂能麤知足下오도 而復懼足下之不我知하니 亦過也로다
亦有人說足下誠盡善盡美
나 抑猶有可疑者
라하야늘 僕謂之曰 何疑
오 疑者曰 君子當有所好惡
니 好惡不可不明
이어늘
如
者
는 人無賢愚
히 無不
其善
하야 伏其爲人
하니 以是而疑之耳
로라
僕應之曰 鳳皇芝草는 賢愚皆以爲美瑞요 靑天白日은 奴隷亦知其淸明이라
譬之食物컨대 至於遐方異味하야는 則有嗜者有不嗜者어니와 至於稻也粱也膾也䏑也하야는 豈聞有不嗜者哉아 疑者乃解하니라
自
已來
로 又見賢者恒不遇
어늘 不賢者
하고 賢者恒無以自存
이어늘 不賢者
하며 賢者雖得卑位
나 則
而死
어늘 不賢者或至
하니라
同是人也로되 猶有好惡如此之異者어든 況天之與人가
從
於此
로 困窮甚
하야 思
於伊潁之上
하니 當亦終得之
리라
近者 尤衰憊
하야 第二牙
가 無故動搖脫去
하고 하야 便不分人顔色
하며 兩鬢半白
하고 頭髮五分亦白其一
하며 鬚亦有一莖兩莖白者
니라
대체로 창려昌黎와 최군崔群은 서로 마음을 깊이 아는 벗이었다.
그러므로 이 편지에 간절한 정을 표현한 것이 다른 편지와 같지 않다.
족하足下가 동도東都(洛陽)를 떠난 뒤로 모두 두 차례나 안부를 묻는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오래지 않아 이미 선주宣州에 도착하셨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주인主人은 인자하고 현명하며 동료들은 모두 군자이니, 비록 나그네의 외로운 심정은 있겠지만 그런대로 세월을 보내실 만할 것입니다.
어디를 가나 쾌족快足하지 않음이 없어, 천도天道의 법칙法則을 따르고 생명生命의 시종始終을 알아 자연의 이치에 일임一任하는 것은 본래 전현前賢들이 외물外物의 유혹을 막던 방법이었는데, 더구나 이들 백천인百千人보다 월등한 족하께서 어찌 출처出處와 원근遠近으로 마음을 괴롭히겠습니까?
선주宣州가 비록 기후가 서늘하고 상쾌한 곳이라고 하지만 모두 강남江南이어서 풍토風土가 강북江北과는 같지 않습니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먼저 마음부터 다스려야 합니다.
마음이 한가로워 일이 없은 뒤에야 외부의 병환病患이 침입할 수 없으니, 그곳의 풍토風土와 기후氣候에 적응하는 방법을 세심히 살펴 대비한다면 작은 질병이 저절로 이르지 않을 것입니다.
현명하신 족하는 아무리 빈궁 속에 있어도 도道를 추구하는 즐거움을 바꾸지 않을 터인데, 더구나 가까운 지역에 계시고 영예로운 관직과 많은 복록을 누리며 친애하는 사람들이 모두 신변身邊에 있는 데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족하는 현자賢者이니 높은 관직에 계셔야 하고, 막부幕府에 의탁해 계시는 것은 알맞은 자리를 얻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주관찰사宣州觀察使가 족하를 판관判官에 임명한 것은 바로 족하를 친애하고 존중하는 도리일 뿐이고 족하를 대우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나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벗 사이를 왕래한 지가 17년이 되었으니 세월이 오래지 않은 것이 아니며, 교유交遊하여 서로 알고 지내는 벗이 천백인千百人이니 많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중에는 골육骨肉을 나눈 형제처럼 지내는 자도 적지 않은데, 혹은 하는 일이 같음으로 인해 벗으로 삼은 자도 있고, 혹은 기예技藝가 뛰어나서 벗으로 취한 자도 있고, 혹은 한 가지 일에 능한 점을 흠모하여 벗으로 삼은 자도 있고, 혹은 사귄 지가 오램으로 인해 벗으로 삼은 자도 있고, 혹은 처음에는 잘 몰랐으나 그와 교분이 친밀해진 뒤에 그에게 큰 잘못이 없어서 교유를 단절하지 않은 자도 있으며, 혹은 그 사람이 비록 모든 일에 뛰어나지는 않으나 나를 후하게 대해줌으로 인해 벗으로 삼은 것을 후회하고서 벗을 무르고 싶어도 무를 수 없어서 관계를 유지한 자도 있습니다.
교분이 얕은 자는 본래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교분이 깊은 자라 해도 이와 같을 뿐이니, 내가 진심으로 존경해 탄복하는 벗으로, 언행을 살펴보면 결점이나 과오過誤가 없고, 심오한 학문을 엿보면 한계限界가 없으며, 깨끗하고 순수하여 광휘光輝가 날로 새로워지는 사람은 오직 우리 최군崔君 한 사람뿐입니다.
나는 어리석고 고루하여 아는 것이 없으나, 성인의 글을 읽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 글 속에 담긴 정조精粗와 거세巨細(大小), 출입出入과 명회明晦(明暗)의 이치를 다 인식認識하지는 못하였으나, 그 글을 섭렵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로써 미루고 이로써 헤아려 족하足下가 참으로 출중出衆한 분임을 알게 된 것이니, 족하는 나에게 어디에서 이런 말을 들었느냐고 말하지 마십시오.
족하와 나 사이의 정의情誼가 어찌 말을 기다린 뒤에 명백해지겠습니까?
그런데도 이렇게 말하는 것은 족하께서 나에게 깊이 사귀는 사람이 많은 것이 마음속에 선악善惡을 분변하는 생각을 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기실까 두려워서일 뿐입니다.
이미 족하를 대략 이해한다고 말해놓고서 다시 족하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실까 걱정하니, 이 또한 나의 허물입니다.
근자에 또 어떤 사람이 “족하는 더할 수 없이 완전무결하지만 오히려 의심쩍은 점이 있다.”고 하기에, 내가 “무엇이 의심쩍으냐?”고 물었더니, 그자가 “군자는 응당 좋아하고 싫어함이 있어야 하니, 좋아하고 싫어함을 분명히 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청하淸河(최군崔群을 이름)의 경우는 현자賢者나 우자愚者 할 것 없이 모두 그의 선행을 좋아하여 그 사람됨에 탄복하지 않는 자가 없으니, 나는 이로 인해 그를 의심쩍어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봉황鳳皇과 지초芝草는 현자나 우자나 모두 아름다운 상서로 여기고, 맑은 하늘과 밝은 해는 노예들도 그것이 맑고 밝다는 것을 안다.
음식에 비유하면 먼 지방에서 생산된 기이奇異한 식품食品은 즐기는 자도 있고 즐기지 않는 자도 있지만, 쌀과 기장과 육회肉膾와 불고기를 즐기지 않는 자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라고 대답해주었더니, 의심하던 자가 비로소 의심을 풀었습니다.
그러나 남들의 의심이 풀렸건 풀리지 않았건 우리 최군崔君의 명성에는 손익損益되는 바가 없습니다.
예로부터 현자賢者는 적고 현賢하지 못한 자는 많았습니다.
나는 철든 뒤로 또 현자는 항상 불우不遇한데 현하지 못한 자는 높은 관직에 오른 자가 많으며, 현자는 항상 자력으로 생존할 수조차 없는데 현하지 못한 자는 뜻을 이루어 기세가 등등하며, 현자는 낮은 관직을 얻더라도 이내 죽는데 현하지 못한 자는 더러 장수를 누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물주造物主의 생각이 끝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조물주의 좋아하고 싫어함이 사람들의 마음과 다른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알 수 없습니다만 〈조물주가 사람들의 선악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서 죽든 살든 장수하든 요절하든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람 중에는 본래 경상卿相의 관직과 천승千乘(諸侯)의 지위를 하찮게 여기고 누추한 골목에 살면서 나물국을 먹는 것을 달게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똑같은 사람인데도 좋아하고 싫어함이 이처럼 다른데, 하물며 하늘과 사람이겠습니까?
반드시 좋아하고 싫어함이 틀림없이 다를 것입니다.
천도天道에 부합하였으면 사람의 욕구欲求에 어긋나더라도 무엇이 해롭겠습니까?
하물며 때로는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은 이가 있었음에야 더 말할 게 있겠습니까?
나는 자력으로 생활을 보전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이곳에서 한 관직官職을 맡으면서부터 곤궁이 도리어 심하여, 이수伊水와 영수潁水 가로 가서 자유롭게 생활하기를 생각하고 있으니, 끝내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근자에는 몸이 더욱 쇠약해져서, 왼쪽 아래턱의 두 번째 어금니가 까닭없이 흔들려 빠졌고, 눈이 침침하여 가까운 거리에서도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고, 양쪽 귀밑머리는 반백半白이 되었고, 머리카락도 5분의 1이 세었으며, 수염에도 흰 털이 한두 가닥 생겼습니다.
우리 집안은 불행하여 여러 백숙부伯叔父님과 여러 형兄님들이 모두 건강하고 강장强壯하였는데도 일찍 세상을 뜨셨으니, 나처럼 쇠약한 자가 어찌 오래 살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마음이 불안하여 족하와 서로 만나 가슴속에 품은 생각을 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어린 자식들이 앞에 가득하니 어찌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족하足下가 북쪽으로 돌아올 수 있겠습니까?
나는 강남을 좋아하지 않으니 임기任期가 차면 이내 숭산嵩山 밑으로 가서 노년老年을 보낼 것입니다.
족하가 내가 있는 곳으로 오실 수는 있어도, 내가 족하가 계신 곳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
몸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시어 음식을 삼가고 생각을 적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