愈愚
하야 不能量事勢可否
나 比常念淮右以
가 感
飮食之惠
하야 提
之手坐之堂上
하야 奉以爲帥
하고 出死力以抗逆
하야 戰
하고 乘機逐利
하야 四出侵暴
하야 屠燒縣邑
하고 賊殺不辜
하니 環其地數千里
가 莫不被其毒
하야 洛汝襄荊許潁淮江爲之騷然
이라
丞相公卿士大夫
는 로되 握兵之將
과 는 畏懦䠞蹜
하야 莫肯仗戈爲士卒前
者
니라
獨閤下奮然率先
하야 하고 將
하야 親出入
하야 與士卒均辛苦
하야 生其氣勢
하고 見
컨대 일새 하야 關其口而奪之氣
니라
閤下果
하야 繼之以無倦
하야 得
하고 甲兵足用
이면 雖國家故所失地
도 이어든 況此小寇
야 安足置齒牙間
이리오
夫遠徵軍士
면 行者有
離別之思
하고 居者有
之憂
하며 本軍有
之難
하고 之患
이라
하야 形勢銷弱
이어늘 又與賊不相
하야 臨敵恐駭
니 難以有功
이라
與賊相熟
하야 하야 無
하고 愛護鄕里
하야 勇於自戰
이니 徵兵滿萬
이 不如召募數千
이라
08. 재차 악주鄂州 유중승柳中丞에게 준 편지
병사의 기의機宜(時宜)에 대해 논한 것이 전편의 편지보다 더욱 훌륭하다.
저는 어리석어서 사세事勢의 가부可否를 헤아릴 수는 없으나, 근자에 저는, 쇠약하여 궁핍해진 회서淮西의 세 주州에 개미떼처럼 모인 반도叛徒들이 따뜻하게 보살펴주고 음식을 준 흉수兇豎의 은혜에 감격하여 어린아이의 손을 이끌어 당상堂上에 앉혀 원수元帥로 받들고서 죽을 힘을 다해 천자의 조서詔書에 대항對抗하여 천하의 군대와 전투하며, 기회를 틈타 이익을 쫓아 사방으로 나가 침탈을 자행하여 현읍縣邑을 무찌르고 불태워 무고한 사람들을 살육殺戮하니, 그 주위 수천 리 지역이 해독害毒을 입지 않은 곳이 없어서, 낙주洛州(洛陽)‧여주汝州(臨汝)‧양주襄州(襄樊)‧형주荊州(江陵)‧허주許州(許昌)‧영주潁州(阜陽)‧회주淮州(淮陽)‧강주江州(九江) 등이 모두 이로 인해 소란騷亂한 것을 항상 염려하였습니다.
승상丞相과 공경公卿과 사대부士大夫들은 계책을 의논하는 일에 애를 쓰는데, 병권兵權을 잡은 장수將帥와 범처럼 용감한 전사戰士들은 겁을 먹고 위축되어 창을 들고 사졸士卒의 앞줄로 나서려는 자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합하閤下만이 용감하게 일어나 앞장서서 접경接境에 진陣을 치고서 두 주州의 자사刺史[守]를 거느리고 직접 진중陣中을 출입하면서 사졸과 노고를 함께하여 병사들의 사기를 살리셨으며, 장군의 칼끝을 보면 적을 무찌르려는 늠름한 뜻이 있었기 때문에 문자文字와 장구章句를 전업專業으로 한 유아儒雅로서 천하 무부武夫들의 선두先頭가 되어 저들의 입을 다물게 하고 저들의 기를 꺾으셨습니다.
저는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막 밥을 먹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수저를 던지고 일어났습니다.
제가 어찌 합하閤下께서 참으로 고립무원孤立無援한 군대를 이끌고 단독으로 진격하여, 죽을 각오로 덤비는 적과 승부勝負를 겨뤄 하루아침에 뜻밖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겠습니까?
설령 이와 같이 하셨더라도 이는 귀하게 여길 것이 못 됩니다.
합하께서 사람들의 마음을 복종시킨 것은 행하신 일이 기의機宜(時宜)에 맞고, 풍채가 경외敬畏할 만하고 사랑할 만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먼젓번 편지에 저의 마음을 서술하였던 것인데, 특별히 돌보시어 손수 쓰신 답신을 주셨으니 기쁘고 송구한 마음 한층 더합니다.
사람들의 마음과 힘, 귀와 눈을 하나로 만들어 가는 곳마다 때맞춰 내리는 단비처럼 여기게 하셨으니, 삼대三代 성왕聖王의 용병用兵도 이런 방법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합하閤下께서 자신이 한 말을 게을리하지 않고 계속 실행하시어, 형세가 유리한 지역을 차지하고 갑옷과 병기兵器를 넉넉하게 준비하신다면 비록 국가가 옛날에 잃었던 땅도 1년이면 힘들이지 않고 수복收復할 수 있을 것인데, 하물며 이 작은 역도逆徒야 말할 것이 뭐 있겠습니까?
끝까지 노력하시어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시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먼 지방의 군사를 징발徵發하면 떠나온 자는 타향에서 이별한 가족을 그리는 마음이 있고, 집에 있는 자는 남편을 전쟁터로 보내고서 불안해하는 근심이 있으며, 본군本軍은 군량을 운송하는 데 많은 비용을 소모하는 어려움이 있고, 지주地主는 군사들의 행위를 너그럽게 용인할 우려가 많습니다.
사졸은 너무 조이면 원망하고, 느슨하게 풀어주면 명령을 따르지 않습니다.
〈먼 지방에서 온 군졸들은〉 의지할 곳 없이 외로워 형세가 쇠약한데다가 또 적정敵情을 잘 몰라 적을 만나면 겁을 먹으니 공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만약 그 지방 사람을 모집한다면 반드시 호걸스럽고 용감한 사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적과 서로 친숙하여 그 힘이 다한 것을 알기 때문에 적의 기세를 보고서 놀라 도망치는 일이 없고, 자기의 향리鄕里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용감하게 전쟁할 것이니, 먼 지방에서 1만 명의 군대를 징발하는 것이 수천 명의 토병土兵을 모집하는 것만 못합니다.
혹 제 말을 조정에 상주上奏하여 시행하실 수 있겠습니까?
생각건대 합하閤下께서 이미 배중승裴中丞과 서로 만났을 것이니,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행영行營의 사정을 편지에 적어 알려주시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