所示千百言
에 略不及此
하고 而以不屢相見爲憂
하야 謝相知爲急
하니 者
는 生之謂矣
니라
夫別是非하고 分賢與不肖는 公卿貴位者之任也니 愈不敢有意於是로라
如生之徒於我厚者에 知其賢하고 時或道之라도 於生未有益也요 不知者乃用是爲謗이리라
生又離鄕邑去親愛
하야 甘辛苦而不厭者
는 니 如之何
오
講禮釋友二篇은 比舊尤佳하야 志深而喩切하고 因事以陳辭하니 古之作者도 正如是爾니라
정情이 지극한 성심誠心에서 나왔고, 깊이 생각한 곳이 있으니, 손에 들고 감상할 만하다.
유愈는 호생수재胡生秀才 족하足下에게 머리를 조아립니다.
장맛비가 그치지 않아 연료燃料와 마초馬草의 값이 더 올랐습니다.
그대는 먼 곳에서 온 나그네로 도道를 품고 의義를 지키면서, 도道와 의義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면 교제하지 않으니, 어찌 생계生計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염려念慮(걱정)가 그치지 않습니다.
나는 생계生計를 꾸리는 일에 서툴러서 식구는 많고 양식은 모자랍니다만, 그래도 나에게는 다달이 들어오는 수입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부족하니〉 나의 부족한 형편을 미루어 그대의 곤궁함을 짐작해 알 수 있습니다.
그대는 곤궁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후회하지 않으시니, 도道를 믿는 마음이 독실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가 이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주신 편지의 수많은 말 속에 이에 대해서는 조금도 언급하지 않고, 나와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면서 내가 알아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것을 급한 일로 여겼으니, “도道를 꾀하고 의식衣食을 꾀하지 않으며, 도를 즐겨 근심을 잊는다.”는 공자孔子의 말씀은 바로 그대 같은 사람을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대의 두터운 뜻을 감당할 수 없으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시비是非를 분별하고 현불초賢不肖를 분간分揀하는 것은 고귀高貴한 지위에 있는 공경公卿의 책임이니, 나는 감히 이런 일에 뜻을 둘 수 없습니다.
나와 친분親分이 두터운 그대 같은 사람의 현능賢能함을 알고서 때때로 사람들 앞에서 칭찬하더라도 그대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모르는 사람들은 도리어 이로 인해 그대와 나를 비방할 것입니다.
감히 나 자신을 아껴서가 아니라 그대에게 도움은 주지 못하고 상처만 주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만약 “저 공경들에게는 마음에 드는 자가 있을 것이니, 나는 저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이익을 구하지 않겠다.”고 하신다면, 거의 구차함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가 고향을 떠나 친애親愛하는 사람들과 헤어져 외로이 지내면서 고생을 달게 여기고 싫어하지 않은 것은 본래 이를 위함이 아니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그대에 대한 나의 마음은 이미 변함이 없습니다.
그대는 지난번 편지에서 나에게 했던 말을 남들에게 하지 마시어, 알지 못하는 자들의 비방을 지식止息시키기를 당부하노니 그대는 부디 나의 말을 따르십시오.
〈강례講禮〉와 〈석우釋友〉 두 편篇은 문장이 전의 것보다 더욱 아름다워서 뜻도 깊고 비유도 적절하며, 사정事情에 따라 언사言辭를 진술陳述(敍述)하였으니, 옛날의 작자作者들도 이러하였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