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等이 猥以空疎로 備員講讀이나 聖明天縱하사 學問日新하시니
竊謂人臣之納忠은 譬如醫者之用藥하야 藥은 雖進於醫手나 方은 多傳於古人하니 若已經效於世間이면 不必皆從於己出이니이다
論深切於事情
하고 言不離於道德
하야 하고 하야 上以格君心之非
하고 下以迪天下之志
하니이다
但其不幸仕不遇時하야 德宗以苛刻爲能이어늘 而贄諫以忠厚하고 德宗以猜忌爲術이어늘 而贄勸以推誠하고 德宗好用兵이어늘 而贄以消兵爲先하고 德宗吝用財어늘 而贄以散財爲急하니이다
至於用人聽言之法과 治邊馭將之方과 罪己以收人心하고 改過以應天道하며 去小人以除民患하고 惜名器以待有功하야 如此之流를 未易悉數니이다
可謂
이니 使德宗盡用其言
이면 則
을 可得而復
이리이다
臣每退自
하야 卽私相告
호되 以陛下聖明
으로 必善贄議論
하시리니 但使聖賢之相契
로 卽如臣主之同時
라하니이다
但聖言幽遠
하고 支離
하야 譬如山海之崇深
하야 難以一二而推擇
이어니와
如贄之論은 開卷了然하야 聚古今之精英하니 實治亂之龜鑑이니이다
臣等은 欲取其奏議하야 稍加校正하야 繕寫進呈하오니 願陛下置之坐隅하야 如見贄面하시고 反覆熟讀하야 如與贄言하시면 必能發聖性之高明하야 成治功於歲月하리이다
04. 육지陸贄의 주의奏議를 교정하여 임금에게 올릴 것을 청한 차자箚子
소장공蘇長公(蘇軾)이 가장 득의得意한 식견識見이고 또한 가장 득의得意한 상주문上奏文이다.
신臣 등은 외람되이 공허하고 허술한 재능으로 강독講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폐하의 성명聖明하심은 하늘이 내신 것이어서 학문學問이 날로 새로워지십니다.
신臣 등의 재주는 한계가 있는데 도道는 무궁하니, 마음에 말씀드리고 싶어도 입이 미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스스로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인신人臣이 충성스러운 말씀을 올리는 것은 비유하면 의원이 약藥을 쓰는 것과 같아서, 약藥은 비록 의원의 손에 의해 올려지지만 약藥의 처방은 대부분 고인古人에게서 전해오니, 만일 이미 세간世間에서 효험이 입증된 것이라면 굳이 다 자기에게서 나올 필요가 없습니다.
엎드려 보건대, 당唐나라의 재상 육지陸贄는 재주가 본래 왕자王者를 보좌할 만하고 학문이 황제皇帝의 스승이 될 만하였습니다.
의논은 사정에 매우 간절하고 말은 도덕道德을 떠나지 아니하여, 지혜는 자방子房(張良)과 같으나 문장은 그보다 뛰어나고 언변은 가의賈誼와 같으나 방법은 허술하지 않아서, 위로는 군주 마음속의 잘못을 바로잡고 아래로는 천하 사람들의 뜻을 인도하였습니다.
다만 불행히도 벼슬한 것이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해서, 덕종德宗은 까다롭고 각박한 것을 능能함으로 삼았는데 육지陸贄는 충후忠厚함으로써 간하였고, 덕종德宗은 남을 시기하는 것을 방법으로 여겼는데 육지陸贄는 정성을 다하여 사람을 대할 것을 권하였고, 덕종德宗은 용병用兵을 좋아했는데 육지陸贄는 전쟁을 그치는 것을 우선하였고, 덕종德宗은 재물을 쓰는 것에 인색하였는데 육지陸贄는 재물을 흩어 백성을 구휼하는 것을 급선무로 삼았습니다.
인재를 등용하고 남의 좋은 말을 경청하는 방법과 변경邊境을 다스리고 장수將帥를 어거하는 방법에 있어서와, 군주가 자신을 책망하여 인심을 수습하고 잘못을 고쳐서 천도天道에 응하며 소인小人을 제거하여 백성들의 폐해를 제거하고 명기名器(벼슬)를 아껴서 공功이 있는 이를 대우함에 이르렀으니, 이와 같은 일을 쉽게 다 셀 수가 없습니다.
그는 “입에 쓴 약석藥石을 올리고 몸에 해로운 고황膏肓을 치료했다.”고 이를 만하니, 만일 덕종德宗이 그의 말을 다 따랐더라면 정관貞觀의 훌륭한 정치를 다시 회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신臣은 매번 서합西閤에서 물러나와 곧바로 사사로이 말하기를 “폐하처럼 성명聖明하신 군주는 반드시 육지陸贄의 의논을 좋게 여기실 것이니, 오직 성스러운 군주와 어진 정승이 서로 의기가 투합하는 것을 곧바로 신하와 군주가 동시대에 만난 것처럼 하여야 한다.”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옛날 풍당馮唐이 염파廉頗와 이목李牧의 어짊을 논하자 한漢나라 문제文帝는 크게 탄식하였고, 위상魏相이 조조晁錯와 동중서董仲舒의 대책문對策文을 조목조목 아뢰자 효선제孝宣帝가 이로써 중흥을 이룩하였습니다.
만일 폐하께서 스스로 스승을 얻으려 하신다면 가까이 육지陸贄에게서 취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저 육경六經과 삼사三史와 제자백가諸子百家는 볼 만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모두 충분히 이것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다만 성인聖人의 말씀은 아득히 멀고 말학末學은 지루하여, 비유하면 산과 바다가 높고 깊어서 하나하나 미루어 가리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육지陸贄의 의논과 같은 것은 책을 펴놓으면 내용이 분명해서 고금古今의 정영精英을 모아놓았으니, 실로 치란治亂의 귀감이 될 만합니다.
신臣 등은 이 주의奏議를 가져다가 약간 교정校正을 가하여 정서해서 올리고자 하오니, 원컨대 폐하께서 거처하시는 자리 주변에 이것을 두시고 육지陸贄의 얼굴을 보는 듯이 여기시며 반복하여 익숙히 읽어서 육지陸贄와 함께 말씀하시는 것처럼 여기신다면, 반드시 성상聖上의 고명高明한 재주를 개발開發해서 1년이나 몇 달(짧은 세월) 사이에 나라를 잘 다스리는 공功을 이룩하실 것입니다.
신臣 등은 구구區區한 뜻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