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奉禁嚴하고 出膺方面은 皆人臣之殊選이요 在儒者以尤榮이니이다
旣思退就於安養하고 又欲少逃於滿盈이러니 仰荷至仁하사 曲從微願하시니이다
江山故國에 所至如歸요 父老遺民이 與臣相問하니이다
鞭扑未施에 爭訟幾絶하니 臣之厚幸을 豈易名言이릿고
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 天地之仁으로 賢愚兼取하시고 日月之照로 邪正自分이라
兄弟孤立하야 嘗親奉於德音하오니 死生不移하야 更誓堅於晩節하노이다
들어와서는 황궁의 가까운 곳에서 군주를 받들어 모시고 나가서는 한 방면方面(지역)을 맡는 것은, 모두 신하로서는 특별한 선발이요 유자儒者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영광입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臣은 과분한 은총을 입고서 근심이 쌓여 병을 이루었습니다.
이에 물러나 편안히 수양할 곳으로 나갈 것을 생각하였고, 또 관직이 지나치게 높은 자리를 다소 피하려고 했었는데, 우러러 성상의 지극하신 인자함을 입어서 작은 소원을 곡진히 따르게 하셨습니다.
고국의 강산이라서 이르는 곳마다 집에 돌아온 듯하고, 얼굴이 익숙한 부로父老와 유민遺民들이 신臣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조정이 근시近侍를 거두어 태수로 삼았으니, 이에 성주聖主께서 천하를 한 집안과 같이 여기심을 알겠습니다.
채찍과 회초리를 시행하기 전에 분쟁과 송사가 거의 근절되었으니, 신臣의 넘치는 행복을 어찌 쉽게 말로 다 형용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태황태후太皇太后 폐하께서 천지天地의 인자함으로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겸하여 취하시고, 해와 달의 광명으로 간사한 자와 바른 자가 저절로 구분되게 하심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매번 신臣의 미련하고 오활함을 포용하시어 처음부터 끝까지 보전하고자 하셨습니다.
형제가 외로이 서서 항상 덕음德音을 친히 받드니, 죽으나 사나 변치 않아서 만년晩年의 절개를 굳게 지킬 것을 다시 맹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