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瞻所挈名實輕重爲議는 亦非是나 然而文特辨矣니라
正統之說曰 正者는 所以正天下之不正也요 統者는 所以合天下之不一也라
不幸有天子之實而無其位하고 有天子之名而無其德이면 是二人者 立於天下에 天下何正何一이리오하야 而正統之論이 決矣라
正統之爲言은 猶曰有天下云爾니 人之得此名而又得此實也면 夫何議리오
聖人於此에 不得已焉하야 而不以實傷名하시니 而名卒不能傷實이라
不以實傷名故로 天下不爭하고 名輕而實重故로 天下趨於實이니라
天下에 有不肖而曰吾賢者矣어니와 未有賤而曰吾貴者也라
天下之爭은 自賢不肖始하니 聖人憂焉하사 不敢以亂貴賤이라
天下之貴者를 聖人莫不從而貴之는 恃有賢不肖存焉일새라
輕以與人貴하고 而重以與人賢하니 天下然後에 知貴之不如賢이라
知賢之不能奪貴故로 不爭하고 知貴之不如賢故로 趨於實하니 使天下不爭而趨於實이면 是亦足矣니라
正統者는 名之所在焉而已니 名之所在에 而不能有益乎其人而後에 名輕하니 名輕而後에 實重이라
正統
에 聽其自得者十
이니 曰堯, 舜, 夏, 商, 周, 秦, 漢, 晉, 隋, 唐
이요 序其可得者六
하야 以存敎
하니 曰
라
使夫堯舜三代之所以爲賢於後世之君者는 皆不在乎正統이라
故로 後世之君이 不以其道而得之者 亦無以爲堯舜三代之比하니 於是乎實重이니라
정통正統에 대한 설은 나도 일찍이 간략히 말하였다.
자첨子瞻이 명名과 실實의 경중을 끌어다가 의논한 것은 또한 옳지 않으나, 문장은 특별히 조리가 있어 분명하다.
정통正統의 설說에 이르기를 “정正이라는 것은 천하의 바르지 않은 것을 바로잡는 것이요, 통統이라는 것은 천하가 통일되지 않은 것을 통일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불행히 천자天子의 실제는 있어도 그 지위가 없고, 천자天子의 이름은 있어도 그 덕이 없으면, 이 두 사람이 천하에 서 있을 적에 천하를 어떻게 바로잡으며 어떻게 하나로 통일할까 하여 정통正統이란 말이 결정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통正統이란 말은 천하를 소유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 사람이 이 명名을 얻고 또 이 실實을 얻었다면 무슨 말을 할 것이 있겠는가?
천하에 진실로 실實은 없으면서 명名을 얻은 자가 있다.
성인聖人이 이에 부득이해서 실實로써 명名을 상하지 않게 하셨으니, 명名은 끝내 실實을 상하게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명名은 가볍고 실實은 중한 것이다.
실實로써 명名을 상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천하가 다투지 않고, 명名이 가볍고 실實이 중하기 때문에 천하 사람들이 실實에 달려오는 것이다.
천하에 불초不肖하면서 내가 어질다고 스스로 말하는 자는 있지만, 신분이 천賤하면서 내가 귀하다고 스스로 말하는 자는 있지 않다.
천하의 다툼은 어짊과 불초不肖함으로부터 시작되니, 성인聖人이 이것을 우려해서 감히 현賢․불초不肖를 가지고 귀貴․천賤을 어지럽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천하 사람들이 어짊이 귀함을 빼앗지 못함을 아는 것이다.
천하의 귀한 자를 성인聖人이 따라서 귀하게 여기지 않음이 없는 것은 현賢과 불초不肖가 존재함을 믿기 때문이다.
남에게 귀함을 허여하는 것은 가볍게 하고 남에게 어짊을 허여하는 것은 중하게 하였으니, 천하가 이렇게 된 뒤에야 귀함이 어짊만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짊이 귀함을 빼앗지 못함을 알기 때문에 다투지 않고, 귀함이 어짊만 못함을 알기 때문에 실實로 달려가는 것이니, 천하로 하여금 다투지 않고 실實로 나아가게 한다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정통正統이란 명名이 있는 곳일 뿐이니, 명名이 있는 곳에 그 사람(명名을 소유한 사람)에게 이익됨이 있지 못한 뒤에야 명名이 가벼워지니, 명名이 가벼워진 뒤에야 실實이 중해지는 것이다.
내가 천하의 실實을 소중히 하고자 하니, 이에 명名이 가벼워지는 것이다.
정통正統 중에 스스로 얻었음을 인정하는 것이 열이니, 요堯․순舜․하夏․상商․주周․진秦․한漢․진晉․수隋․당唐이요, 그 얻을 만하다고 서열序列된 것이 여섯이어서 가르침을 보존하였으니, 바로 위魏․후량後梁․후당後唐․후진後晉․후한後漢․후주後周이다.
요堯․순舜과 삼대三代가 후세의 군주보다 어질다고 여겨지는 까닭은 모두 정통正統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후세의 군주 중에 천하를 도道로써 얻지 않은 자들을 또한 요堯․순舜과 삼대三代에 비할 수가 없는 것이니, 이에 실實이 중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