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則先以人主自斷으로 爲策略之始하고 下四篇은 指其事而條之하니라
是以로 天下雖亂이나 而聖人以爲無難者는 其應之有術也니이다
水旱盜賊으로 人民流離는 是安之而已也요 亂臣割據하야 四分五裂은 是伐之而已也요 權臣專制하야 擅作威福은 是誅之而已也요 四夷交侵하야 邊鄙不寧은 是攘之而已也니
凡此數者는 其於害民蠹國에 爲不少矣라 然이나 其所以爲害者 有狀이라 是故로 其所以救之者 有方也니이다
天下之患은 莫大於不知其然而然하니 不知其然而然者는 是拱手而待亂也니이다
天下有治平之名이로되 而無治平之實하고 有可憂之勢로되 而無可憂之形하니 此其有未測者也니이다
方今天下非有水旱盜賊으로 人民流離之禍로되 而咨嗟怨憤하야 常若不安其生하고 非有亂臣割據하야 四分五裂之憂로되 而休養生息이 常若不足於用하고 非有權臣專制하야 擅作威福之弊로되 而上下不交하야 君臣不親하고 非有四夷交侵하야 邊鄙不寧之災로되 而中國皇皇(遑遑)하야 常有外憂하니 此臣所以大惑也니이다
今夫醫之治病에 切脈觀色하고 聽其聲音하야 而知病之所由起하야
曰 此寒也요 此熱也라하고 或曰 此寒熱之相搏也라하며 及其他하야도 無不可爲者니이다
今且有人이 恍然而不樂하야 問其所苦로되 且不能自言이면 則其受病有深하야 而不可測者矣라
其言語飮食
과 起居動作
이 固無以異於常人
하니 此
는 庸醫之所以爲無足憂
나 而
之所以望而驚也
니이다
其病之所由起者深이면 則其所以治之者 固非鹵莽因循苟且之所能去也어늘
而天下之士 方且掇拾三代之遺文하고 補葺漢唐之故事하야 以爲區區之論이 可以濟世라하니 不已疏乎잇가
方今之勢는 苟不能滌蕩振刷하야 而卓然有所立이면 未見其可也니이다
臣嘗觀西漢之衰에 其君이 皆非有暴鷙淫虐之行이요 特以怠惰弛廢하야 溺于宴安하야 畏期月之勞하야 而忘千載之患이라
에 稱天之德曰
이라하시니 由此觀之
하면 天之所以剛健而不屈者
는 以其動而不息也
니이다
惟其動而不息이라 是以로 萬物雜然各得其職而不亂하야
其光爲日月하고 其文爲星辰하고 其威爲雷霆하고 其澤爲雨露하니 皆生於動者也니이다
使天而不知動이면 則其塊然者 將腐壞而不能自持어든 況能以御萬物哉잇가
苟天子一日赫然奮其剛明之威하야 使天下로 明知人主欲有所立이면 則智者는 願效其謀하고 勇者는 樂致其死하야 縱橫顚倒에 無所施而不可리이다
苟人主不先自斷於中
이면 群臣
이 雖有
이라도 無如之何
라
故로 臣特以人主自斷而欲有所立으로 爲先하고 而後에 論所以爲立之要云하노이다
이 편은 먼저 군주가 스스로 결단하는 것을 〈책략策略〉의 시작으로 삼았고, 아래 네 편은 그 일을 지적하여 조목조목 말하였다.
천하天下가 다스려지고 혼란함에는 항상 일정한 형세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천하天下가 비록 혼란하더라도 성인聖人이 어려움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대응함에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해와 한해와 도적(민란)으로 인민이 유리流離하면 이들을 편안하게 해주면 되고, 난신亂臣이 할거하여 영토가 사분오열四分五裂되면 이들을 정벌하면 되고, 권신權臣이 전제專制하여 제멋대로 위엄(형벌)과 복福(상賞)을 행사하면 그를 죽이면 되고, 사방 오랑캐가 교대로 침략하여 변방이 편안하지 않으면 오랑캐를 물리치면 됩니다.
이 몇 가지는 백성을 해치고 나라를 좀먹는 것이 적지 않으나, 해되는 것이 일정한 형상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구제하는 것도 방법이 있는 것입니다.
천하天下의 환란은 그렇게 된 이유를 알지 못하면서 그렇게 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그렇게 된 이유를 알지 못하면서 그렇게 되는 경우는 팔짱을 끼고 난을 기다리는 격입니다.
우리 국가가 큰 병란이 없은 지가 거의 백 년이 되었습니다.
천하天下가 치평治平하다는 이름은 있으나 치평治平한 실제는 없고, 우려할 만한 형세는 있으나 우려할 만한 형상은 없으니, 이는 바로 그 화를 측량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천하天下가 수해와 한해와 도적으로 백성들이 유리流離하는 화禍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백성들이 원망하고 한탄하고 분노하여 항상 생업을 편안히 여기지 못하는 듯하고, 난신亂臣이 할거割據하여 사분오열四分五裂되는 우환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백성들을 편안히 기르고 생활하게 함에 항상 재정이 부족한 듯하고, 권신權臣이 전제專制하여 제멋대로 위엄과 복을 행사하는 병폐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상하上下가 소통되지 못하여 군주와 신하가 친하지 못하고, 사방 오랑캐가 서로 침략하여 변방이 편안하지 못한 재앙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중국中國이 경황이 없어 항상 밖에 우환이 있으니, 이는 신臣이 크게 의혹하는 바입니다.
지금 의원이 질병을 치료할 적에 환자의 맥을 짚어보고 안색을 살피고 목소리를 듣고서 질병이 생긴 까닭을 알아내고,
말하기를 “이것은 한병寒病이고 이것은 열병熱病이다.”라고 하고, 혹은 “이것은 한기寒氣와 열기熱氣가 서로 부딪혀서 생긴 질병이다.”라고 하며, 그 나머지에 이르러서도 치료할 수 없는 것이 없습니다.
지금 어떤 사람이 갑자기 즐거워하지 않아서 그 고통스러운 바를 묻는데도 스스로 말하지 못한다면,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질병이 깊이 든 것입니다.
그런데도 언어와 음식, 기거起居와 동작이 진실로 보통 사람과 다름이 없으니, 이는 용렬한 의원醫員은 걱정할 것이 없다고 여기나 명의인 편작扁鵲과 창공倉公은 바라만 보고도 놀라는 것입니다.
병이 생긴 이유가 깊다면 진실로 예전에 대충대충 하던 방법대로 구차히 치료해서는 제거할 수 없는데,
천하天下의 선비들이 바야흐로 삼대三代의 유문遺文을 주워 모으고 한漢나라와 당唐나라의 고사故事를 보충하여 기우면서 말하기를 “구구한 의논이 세상을 구제할 수 있다.”라고 하니, 너무 엉성하지 않습니까?
지금의 형세는 진실로 예전의 병폐를 깨끗이 씻어내고 진작시켜서 탁연卓然히 확립하는 것이 있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될 것입니다.
신臣이 일찍이 살펴보건대, 서한西漢이 쇠퇴할 적에 군주들이 모두 사납고 지나치게 포학한 행실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다만 게으르고 해이하여 연락宴樂과 안일安逸에 빠져서 1년의 수고로움을 두려워하여 천 년의 환란을 잊었을 뿐입니다.
이 때문에 날마다 멸망으로 달려가면서도 스스로 알지 못한 것입니다.
중니仲尼(공자孔子)가 《주역周易》을 찬贊할 적에 하늘의 덕을 칭찬하여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운행이 굳세니, 군자君子가 이것을 보고 응용하여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라고 하셨으니, 이것을 가지고 관찰하면 하늘이 강건剛健하여 굽히지 않는 것은 동動하고 쉬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직 동動하고 쉬지 않기 때문에 만물이 한데 모여 각각 제 직분을 얻어 어지럽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빛은 해와 달이 되고 그 문채文彩는 성신星辰이 되고 그 위엄은 천둥과 벼락이 되고 그 윤택함은 비와 이슬이 되니, 이것은 모두 동動함에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만약 하늘이 동動할 줄을 모른다면 그 큰 덩어리가 장차 썩고 파괴되어서 스스로 유지하지 못할 터인데, 하물며 만물을 어거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천자天子께서 어느 날 혁연赫然히 강명剛明한 위엄을 떨치시어 천하天下 사람들로 하여금 군주가 확립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하신다면, 지혜로운 자는 계책을 바치기를 원하고 용감한 자는 죽음을 바치기를 즐거워하여, 세로로 하든 가로로 하든 거꾸로 하든 어디에 베풀어도 불가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만약 군주가 먼저 스스로 마음속에 결단하지 못한다면, 여러 신하 중에 비록 이윤伊尹과 여상呂尙, 후직后稷과 설契과 같은 훌륭한 신하가 있더라도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신臣은 특별히 군주가 스스로 결단하여 확립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그런 뒤에 확립하는 방법의 요점을 논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