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嘗於燈下에 顧自見頰影하고 使人就壁模之호되 不作眉目한대 見者皆大笑하니 知其爲吾也라
目與顴頰似하면 餘無不似者하니 眉與鼻口는 可以增減取似也라
傳神이 與相一道하니 欲得其人之天인댄 法當於衆中陰察之라
今乃使人具衣冠坐하야 注視一物이면 彼方斂容自持하리니 豈復見其天乎아
亦得其意思所在而已
니 使畫者悟此理
면 則人人可以爲
이리라
一日에 往見公하고 歸而喜甚하야 曰 吾得之矣라하고
乃於眉後에 加三紋호되 隱約可見하고 作俛(俯)首仰視하야 眉揚而頞蹙者하니 遂大似하니라
이러한 깨달음을 얻으면 함께 문장文章에 들어갈 수 있다.
전신傳神(초상화)의 어려움은 눈에 있으니, 고호두顧虎頭(고개지顧愷之)가 말하기를 “사람의 초상을 그리는 것은 모두 아도阿堵 가운데 달려 있고, 그 다음은 광대뼈와 볼에 달려 있다.”라고 하였다.
내 일찍이 등불 밑에서 고개를 돌려 나의 볼의 그림자를 보고 사람으로 하여금 벽에 그리게 하였는데, 눈썹과 눈은 그리지 않았는데도 보는 자들이 모두 크게 웃었으니, 이는 그것이 나의 모습임을 알아서였다.
눈과 광대뼈와 볼이 같으면 나머지는 같지 않음이 없는 것이니, 눈썹과 코와 입은 더하고 줄여서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신傳神하는 방법은 관상을 보는 것과 방법이 같으니, 사람의 자연스러운 본래의 모습을 얻고자 한다면, 방법은 마땅히 여러 사람들 가운데에서 은밀히 살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로 하여금 의관을 갖추고 엄숙히 앉아서 한 물건을 주시하게 하면 그 사람은 용모를 가다듬고 몸가짐을 바로 할 것이니, 어찌 다시 그 자연스러운 본래의 모습을 볼 수 있겠는가?
모든 사람의 의사意思는 각기 있는 곳이 있어서, 혹은 눈썹과 눈에 있고 혹은 코와 입에 있다.
고호두顧虎頭가 말하기를 “볼 위에 수염 세 개를 더함에 정채精采가 크게 나아짐을 깨달았다.”라고 하였으니, 이 사람의 의사는 아마도 수염과 볼 사이에 있었을 것이다.
광대인 맹孟이 손숙오孫叔敖를 흉내 내면서 손바닥을 치고 담소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죽은 자(손숙오孫叔敖)가 다시 살아났다고 여기게 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온 몸이 다 똑같았겠는가?
바로 그 의사가 있는 곳을 얻었을 뿐이니, 만일 그림 그리는 자들이 이 이치를 깨닫는다면 누구나 다 고개지顧愷之와 육탐미陸探微처럼 훌륭한 화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일찍이 승려 유진惟眞이 증로공曾魯公(증공량曾公亮)을 그리는 것을 보니, 처음에는 그다지 똑같지 못하였다.
하루는 그가 공公을 뵙고 돌아와서 몹시 기뻐하며 말하기를 “내 이제 그리는 방법을 알아내었다.”라고 하고는
마침내 눈썹 뒤에 주름 세 개를 더하였는데, 희미하였으나 볼 수 있고, 또 고개를 숙이고 우러러보면서 눈썹을 치켜들고 이마를 찌푸리는 모습을 그리니, 마침내 그와 몹시 유사하게 되었다.
남도南都의 정회립程懷立은 사람들로부터 재능을 칭찬받는데, 나의 초상화를 아주 그럴 듯하게 잘 그렸다.
회립懷立은 행동거지가 여러 유생儒生들과 같아서 깨끗하게 필묵筆墨의 밖에 뜻을 둔 자였다.
그러므로 내가 들은 바를 가지고 그가 기예를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