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 책은 중국 동진(東晉) 시대의 승려인 법현(法顯)의 구법순례기(求法巡禮記)이다. 법현이 중국의 장안(長安)을 출발하여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와 스리랑카에 가서 율장(律藏)을 구해서 돌아오는 여정을 기술한 것이다. 약 30여 개국을 유력(遊歷)하면서 각국의 자연환경과 종교문화 등을 비교적 상세히 기술한 것이 그 특징이다.
2. 저자
(1) 성명(법명):법현(法顯)(335~420 또는 339~420)
(2) 자(字)·별호(別號):없음.
(3) 출생지역:산서(山西) 평양(平陽)(현 린펀(臨汾))
(4) 주요활동과 생애
법현은 4세기부터 5세기에 걸쳐서 생존했던 인물이지만, 그 생몰연대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석법현의 본래 성은 공씨(龔氏)이며, 평양(平陽) 무양(武陽) 출신이다. 법현에게는 3명의 형이 있었는데, 모두 어린 나이에 죽었다. 그의 아버지는 재앙이 법현에게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3세 되던 해에 승적(僧籍)에 올려 사미(沙彌)가 되게 하였다. 20세에 구족계(具足戒)를 받아 비구(比丘)가 된 이후에는 늘 중국에 율장(律藏)이 갖추어져 있지 않음을 한탄하였다. 이에 그는 서역(西域)과 천축(天竺)으로 가서 율장을 뜻을 구하려는 뜻을 품고서 동학(同學)인 혜경(慧景), 도정(道整), 혜응(慧應), 혜외(慧嵬) 등과 함께 장안(長安)을 출발하여 서역으로 향하였다. 법현이 출발한 연대에 대해서는 동진(東晉) 융안(隆安) 3년(399)의 설과 후진(後秦) 홍시(弘始) 2년(400)의 설이 있지만, 융안 3년에 출발한 것으로 추정한다.
법현은 장안(長安)을 출발하여 서역의 6개국, 북천축(北天竺)의 10개국, 중천축(中天竺)의 11개국, 동천축(東天竺)의 1개국, 인도양의 2개국을 유력(遊歷)한 후에 건강(建康)(현 난징(南京))으로 돌아왔다. 그는 399년에 떠나 413년 귀국할 때까지 약 14년 동안 30여 개국을 유력(遊歷)했는데, 그 목적은 불교경전과 율장을 구해서 중국에 유통시키려는데 있었다.
귀국 후 법현은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와 함께 건강(建康)의 도량사(道場寺)에서 역경에 몰두하여 《마하승지율(摩訶僧祇律)》 40권을 비롯한 6부 63권을 번역하였다. 이외에도 그는 《장아함(長阿含)》, 《잡아함(雜阿含)》, 《미사색율(彌沙塞律)》, 《살바다율초(薩婆多律抄)》 등을 중국으로 가져왔다. 이후 그는 건강을 떠나 형주(荊州)에 이르러 신사(辛寺)에서 입적하였다고 한다. 이때 그의 나이가 82세라는 설과 86세라는 설이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서 확정지을 수는 없다. 다만 《고승전(高僧傳)》에 근거해서 그가 세상을 떠난 연대를 420년으로 추정한다.
(5) 주요저작(번역):《대반니원경(大般泥洹經)》 6권, 《방등반니원경(方等般泥洹經)》 2권, 《마하승지율(摩訶僧祇律)》 40권, 《승기비구계본(僧祇比丘戒本)》 1권, 《雜阿毗曇心》 13권, 《잡장경(雜藏經)》 1권.
3. 서지사항
이 책은 《법현전(法顯傳)》, 《불유천축기(佛遊天竺記)》, 《역유천축기전(歷遊天竺記傳)》, 《법현행기(法顯行記)》 등으로 불린다. 불교문헌의 집성인 한문대장경(漢文大藏經)에는 《법현전(法顯傳)》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고려재조대장경에는 《고승법현전(高僧法顯傳)》으로 수록되어 있다. 사고전서(四庫全書)를 비롯한 총서류(叢書類)에는 지리서(地理書)로 분류되어 《불국기(佛國記)》로 수록되어 있으며, 《삼십국기(三十國記)》로 불리기도 한다.
4. 내용
이 책은 법현이 중국의 장안(長安)을 출발하여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와 스리랑카에 가서 율장(律藏)을 구해서 돌아오는 여정을 기록한 것이다. 그 여정에 따라 내용을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의 중앙아시아 편은 장안에서 갈차국(竭叉國)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것이다. 법현은 당시 중앙아시아의 6개국인 선선국(鄯善國), 오이국(烏夷國), 우전국(于闐國), 자합국(子合國), 오휘국(於麾國), 갈차국(竭叉國) 등을 유력하였다.
두 번째의 북인도 편은 총령에서 비다국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것이다. 법현은 당시 북인도의 10개국인 타력국(陀歷國), 오장국(烏長國), 숙가다국(宿呵多國), 건타위국(揵陁衛國), 축찰시라국(竺刹尸羅國), 불루사국(弗樓沙國), 나갈국(那竭國), 나이국(羅夷國), 발나국(跋那國), 비다국(毗茶國) 등을 유력하였다.
세 번째의 중인도 편은 마두라국에서 비사리국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것이다. 법현이 유력한 중인도의 불교성지가 밀집되어 있는 6개국인 마두라국(摩頭羅國), 승가시국(僧伽施國), 사기대국(沙祇大國), 구살라국(拘薩羅國), 람막국(藍莫國), 비사리국(毘舍離國) 등이 해당된다.
네 번째의 중인도의 갠지스 강 유역 편은 마갈제국에서 달친국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것이다. 법현이 유력한 중인도의 갠지스 강 유역에 있었던 4개국인 마갈제국(摩竭提國), 가시국(迦尸國), 구섬미국(拘睒彌國), 달친국(達嚫國) 등이 해당된다.
다섯 번째의 중인도에서 건강 편은 중인도에서 중국의 건강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것으로 귀국의 여정에 해당한다. 법현은 중인도의 첨파국(瞻波國)에서 동인도의 다마리제국(多摩梨帝國), 인도양의 사자국(師子國)과 야바제국(耶婆帝國)을 거쳐 중국의 청주(靑州) 장광군(長廣郡)에 머물다가 건강에 도착하였다.
5. 가치와 영향
《불국기》는 4~5세기 불교사와 아시아의 역사뿐만 아니라 동서교류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서역과 인도 기행으로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기록으로 19세기부터 구미(歐美)의 동양학자들에 의해 활발히 연구되었다. 인도의 저명한 역사학자 알리는 법현의 저서가 없었더라면 인도사(印度史)를 엮어낸다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극찬하였다.
6. 참고사항
(1) 명언
• “법현은 예전에 장안에 있으면서 율장이 누락되고 모자람을 개탄하였다. 이에 마침내 홍시 2년으로 해는 기해에 있을 적에 혜경, 도정, 혜응, 혜외 등과 더불어 천축에 가서 계율을 찾아서 구하기로 약속했다.[法顯昔在長安, 慨律藏殘缺. 於是遂以弘始二年歲在己亥, 與慧景道整慧應慧嵬等, 同契至天竺, 尋求戒律.]”
• “법현은 장안을 출발하여 6년 만에 중인국에 이르러서 6년 동안 머물렀으며, 3년 만에 되돌아와서 청주에 이르렀다. 무릇 유력하였던 곳은 30국이 못 되었다.[法顯發長安, 六年到中印國, 停經六年, 還經三年, 達青州. 凡所遊履, 減三十國.]”
(2) 색인어:법현(法顯), 법현전(法顯傳), 불국기(佛國記)
(3) 참고문헌
• 佛遊天竺記考釋(岑仲勉, 商務印書館)
• 法顯傳校注(章巽, 上海古籍出版社)
• 法顯傳(足立喜六, 法藏館)
• 法顯傳 譯註解說(長澤和俊, 雄山閣出版)
• 高僧法顯傳(林祥姬, 아연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