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관자보》는 중국에서 저술된 바둑고전의 하나로, 바둑의 다양하고 오묘한 묘수(妙手)를 담고 있다. 명나라 말에 제작된 책이지만, 바둑기술이 크게 발전한 오늘날에 와서 거의 읽히지 않는 옛날의 바둑이론서 《기경(棋經)》 13편이나 포석(布石), 정석(定石) 책과는 달리 바둑의 수읽기와 묘수(妙手)를 익히는 교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2. 저자
(1) 성명 : 과백령(過伯齡)(1586년~1657년 추정)
(2) 출생지역 : 강소성(江蘇省) 무석(無錫)
(3) 주요활동과 생애 : 중국 명나라 말기 신종(神宗) 때의 국수(國手)로 그의 이야기가 《무석현지(無錫縣誌)》에 있다. 강남과 북경에서 바둑고수로 활약하였으며, 후에 ‘종사(宗師)’의 칭호를 추서 받았다.
전래의 바둑 기법(技法)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중국의 바둑 기교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바둑에 관한 그의 저술 중에서 《관자보》는 이후 조원존(曹元尊) 등이 수정을 하고, 청나라의 강희(康熙) 연간에 도식옥(陶式玉)이 보완하여 집대성하였다.
(4) 주요저작 : 주요 저서에는 《관자보(官子譜)》, 《삼자보(三子譜)》, 《사자보(四子譜)》 등이 있다. 그 중 《사자보(四子譜)》가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3. 서지사항
《관자보》는 《현현기경(玄玄棋經)》과 더불어 바둑 고전의 쌍벽이라고 할 수 있다. 원나라 말기인 1349년에 출간된 《현현기경》은 바둑의 원리와 사활문제 등을 다루고 있는데, 《관자보》는 사활의 묘수나 기법을 포함하여 바둑의 마무리 단계인 끝내기에서 교묘하게 이득을 보는 수순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관자보》의 ‘관(管)’은 관장(管掌), 주관(主管)을 의미하고, 자(子)는 바둑알을 의미한다. 따라서 ‘관자보’는 바둑돌의 처리를 다룬 도보(圖譜)라는 뜻이다. 현대에 와서 ‘관자’는 중국에서 ‘끝내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과백령은 중국에서 전해 내려온 바둑서인 《망우청락집(忘憂淸樂集)》, 《현현기경》에 들어 있는 사활묘수를 뽑아내고, 자신이 창작하거나 실전에서 나온 끝내기 묘수들을 종합하여 《관자보》를 저술하였다. 이후 도식옥이 수정 보완하여 관자보를 집대성하였다. 이 책의 판각이 다 될 무렵에 소연공(簫燕公)의 묘수보(妙手譜) 수십 개를 함께 수록하였다고 한다.
4. 내용
《관자보》에 수록되어 있는 문제들은 모두 바둑의 사활 내지는 승부를 판가름하는 묘수와 기수 풀이로 이루어져 있다. 원본은 1,478 문제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현재 남아 있는 것은 1,378 문제이다. 《현현기경》이 사활문제만을 다루고 있는데 반하여 《관자보》는 끝내기나 일반적인 맥(脈)까지 취급한 것이 특징이다.
〈圖1〉 사활 문제 〈圖1〉 사활 문제
〈圖2〉 끝내기 문제 〈圖2〉 끝내기 문제
즉 《현현기경》이 〈圖1〉과 같이 흑돌을 잡으라는 문제로 전형적인 사활묘수집의 내용인 데 비하여, 《관자보》에서는 〈圖2〉와 같이 흑집을 최대한 줄이는 끝내기 문제를 다루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이 책은 바둑의 핵심기술인 수읽기를 익히고 멋들어진 바둑의 묘수와 기수(奇手)를 체험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에도 바둑의 기예(技藝)를 익히려는 사람들에게 애독되고 있으며, 특히 바둑 전문가가 되려는 이들에게는 필독서로 인정받고 있다. 바둑수의 변화를 머릿속으로 추론하는 수읽기 공부에 큰 보탬이 되는 불후의 고전명작이라 하겠다.
기존의 《현현기경》, 《망우청락집》 등에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 사활, 즉 바둑돌의 삶과 죽음에 관한 문제인 데 비하여, 이 책은 영토(집) 내에서 유리하게 처리하는 기법을 다루고 있어 과거에 소홀히 다뤄져 온 종반 끝내기 분야의 기술 발전에 기여하였다. 바둑기술을 보통 초반 포석, 중반전, 종반 끝내기로 대별하는데, 예로부터 종반 끝내기 분야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흡한 편이었다. 이 책은 바둑기술의 취약한 영역인 끝내기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6. 참고사항
(1) 명수(名手)
《관자보》에는 기기묘묘한 묘수들이 많이 들어있는데, 평범해 보이는 모양 속에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묘수들이 많다. 〈圖3〉의 문제는 실전에서 나올 법한 모양으로 흑이 7집의 영토를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圖4〉의 백1이 묘수로 백5까지 흑집을 줄이고 나서 백a 이하로 또 다시 흑집을 없애는 수를 남기게 된다.
〈圖3〉 평범한 문제 〈圖3〉 평범한 문제
〈圖4〉 놓치기 쉬운 묘수 〈圖4〉 놓치기 쉬운 묘수
(2) 색인어
과백령, 도식옥, 조원존, 바둑고전, 바둑묘수풀이, 관자, 끝내기, 맥
(3) 참고문헌
• 官子譜(玄玄閣)
• 官子譜(서림문화사)
• 官子譜: 囲碁手筋의 源流 1~4(平凡社)
• 바둑용어사전(한국기원)
• 玄玄棋經(전원문화사)
• 忘忧清乐集(成都时代)
• 뉴 사활사전(서림문화사)
【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