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동양고전해제집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1. 개요

《금낭경(錦囊經)》은 풍수지리학의 초기 고전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장서(葬書)》 혹은 《장경(葬經)》으로 불린다. 전체 2000여 자에 불과한 문장이면서도 풍수지리학의 장소 선정에 필요한 형기론(形氣論), 정확한 방향과 방위 설정에 필요한 이기론(理氣論), 음택(陰宅)이나 양택(陽宅) 조성시 시일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선택론(選擇論) 등 풍수지리학의 여러 분야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어 풍수지리학자들의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힌다.
《금낭경》은 《청오경》과 함께 조선시대 풍수학 과시과목 10과목 중 암송(暗誦)과 배강(背講)이 요구되는 과목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풍수지리학 연구의 근간이 되는 책이다. 대체로 《금낭경》은 《청오경》의 내용과 사상을 계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서 이 책이 ‘금낭경’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당(唐)나라 황제 현종(玄宗)이 화청궁(華淸宮)에 들러 심운루(尋雲樓)를 바라보며 승려 홍사(泓師)에게 산천의 형세를 묻자, 홍사는 매사를 곽박(郭璞)의 《장서》를 들어 설명했다. 이에 황제가 책을 바치라고 명령을 내리자, 홍사는 천하의 비법인 이 책이 세상에 알려져 신기(神技)가 없어질까 두려워했다. 현종은 “비단주머니(금낭(錦囊))로 싸서 어좌(御座) 뒤의 휘장(揮帳)에 감추어둔다면 내신(內臣)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후로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는 비서(秘書)인 ‘금낭경’으로 불리게 됐다.

2. 저자

(1)성명:곽박(郭璞(276~324))
(2)자(字)·별호(別號):자는 경순(景純)
(3)출생지역:하동(河東) 문희현(聞喜縣(현 중국 산서성(山西省) 운성시(運城市) 문희현))
(4)주요활동과 생애
서진(西晉)시기 건평(建平) 태수였던 곽원(郭瑗)의 아들이다.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아 서진의 혜제(惠帝(재위 290~306)), 회제(懷帝(재위 307~313)) 때 선성태수(宣城太守) 은호참군(殷祜參軍)을 역임했다. 동진(東晉) 시기에는 남교(南郊)의 부(賦)를 지어 원제(元帝(재위 317~322))의 찬사를 받아 저작좌랑(著作佐郞)이 됐고, 형옥(刑獄)의 번거로움을 경계하는 상소를 올려 상서랑(尙書朗)이 됐다. 후에 정남대장군(征南大將軍) 왕돈(王敦)의 기실참군(記室參軍)이 되었다. 322년 왕돈이 무창(武昌)에서 반란을 일으키면서 점서(占筮)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그에게 길흉을 물었다. 당시 그는 점괘가 흉(凶)하다는 이유를 들며 반란을 멈추라고 말했다가 왕돈으로부터 살해당하고 말았다. 진(晉)나라 명제(明帝)는 현무호(玄武湖) 주변에 곽박의 의관총(衣冠塚)을 세워주었고, 후에 홍농태수(弘農太守)로 추존하였다.
곽박은 시인이자 학자이면서도 술법가(術法家)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던 인물이다. 《진서(晉書)》 〈곽박전(郭璞傳)〉은 곽박이 곽공(郭公)으로부터 《청낭중서(靑囊中書)》를 받아 천문(天文)과 오행(五行), 복서(卜筮)에 능통하게 됐고, 묘지의 길흉을 점치는 점묘(占墓)에도 능해 진나라 때 매우 유명했음을 전한다.
(5) 주요 저작:시부(詩賦)에 뛰어난 재주를 보여 노장(老莊)의 철학이 반영된 《유선시(遊仙詩)》 14수와 《강부(江賦)》를 남겼다. 동진(東晉) 원제(元帝) 때 왕은(王隱)과 함께 진사(晉史)를 편찬했다. 《이아주(爾雅注)》, 《방언주(方言注)》, 《산해경주(山海經注)》, 《수경주(水經注)》, 《초사주(楚辭注)》등 많은 작품에 주석을 달았다. 문집으로 《곽홍농집((郭弘農集)》이 있다.

3. 서지사항

《금낭경》은 한국과 중국에 전래되는 판본이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신간지리전서곽박금낭경상하(新刊地理全書郭璞錦囊經上下)》란 책명으로 규장각본((圭中) 1741)과 고활자본(古活字本(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이 있다. 국배판 크기의 규장각본은 17세기 초인 광해군 연간(1608~1623)에 간행된 교서관목활자본(校書館木活字本)이다. 당나라 연국공(燕國公) 장열(張說)과 승려인 홍사(泓師) 및 일행(一行)의 주가 달려 있다. 한편 1866년에 간행된 고활자본(정리자본(整理字本))은 서문에 당나라 현종(玄宗) 개원(開元) 16년(728) 9월에 황제의 명을 받아 만든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국의 판본 역시 다양하다. 고금도서집성본(古今圖書集成本), 사고전서본(四庫全書本), 유강동본(劉江東本) 등이 있다. 이중 유강동본은 유강동 집안에서 소장해온 것으로 원대(元代)의 오징(吳澄)이 정리, 정밀(鄭謐)이 주석한 것인데, 《장서》가 《금낭경》임을 주석에서 밝히고 있는 게 특징적이다. 《장서》는 판본마다 누락 부분이 있거나 글자가 달라 해석상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4. 내용

규장각본인 《금낭경》은 2권 8편으로 구성돼 있다. 1권은 기감편(氣感篇), 인세편(因勢篇), 평지편(平支篇), 산세편(山勢篇), 사세편(四勢篇)으로 돼 있고, 2권은 귀혈편(貴穴篇), 형세편(形勢篇), 취류편(取類篇)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기감편에서는 풍수와 생기(生氣)의 관계, 동기감응(同氣感應)의 원리, 매장의 근본적인 이유, 장풍(藏風)과 득수(得水)의 기능, 물과 흙과 기(氣)의 상호작용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인세편에서는 산의 용맥(龍脈)과 지형지세를, 평지편에서는 평지와 지맥(地脈)의 관계를, 산세편에서는 산세의 형상을, 사세편에서는 청룡(靑龍)·백호(白虎)·주작(朱雀)·현무(玄武)의 형상과 길흉판단을, 귀혈편에서는 외기(外氣)와 내기(內氣), 혈의 삼길(三吉)과 장사(葬事)의 육흉(六凶)을, 형세편에서는 산형과 산세를, 취류편에서는 세와 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길흉을 논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금낭경》은 조선시대 음양과(陰陽科)의 필수 과시지리서(科試地理書) 가운데 하나였고, 또 다른 풍수 초기 문헌인 《청오경(靑烏經)》과 함께 배강(背講) 혹은 배송(背誦)으로 시험을 치를 만큼 중요시된 책이다. 《금낭경》에서는 운명(運命)을 거부하는 인간의 적극적 행위가 풍수임을 밝히는 ‘탈신공(奪神工) 개천명(改天命)(신이 하는 바를 빼앗아 천명을 고친다)’의 논리가 주목을 끈다. 이는 ‘하늘을 따르는 자는 흥하고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順天者興 逆天者亡]’는 운명 순응적인 논리가 주류를 이루는 전통의 동양사상과는 매우 배치되는 것이다. 이러한 풍수론은 도교의 금단술(金丹術)과 함께 능동적인 운명 개척 논리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금낭경》은 땅의 기운, 즉 생기(生氣)를 취하기 위해서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추는 기운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풍(藏風)과 득수(得水)라는 풍수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6. 참고사항

(1) 명언• “장사지내는 것(풍수)은 생기를 타는 것이다.〔葬者乘生氣也〕” 〈기감편(氣感編)〉
• “경(經(청오경))에서 이르기를 기가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춘다. 옛사람은 이를 취해 기가 흩어지지 않게 하고 흘러가되 멈추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이를 풍수라고 말한다. 풍수의 법은 물을 얻는 것이 으뜸이고 바람을 갈무리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經曰 氣乘風則散 界水則止 古人聚之 使不散 行之使有止 故謂之風水 風水之法 得水爲上 藏風次之〕”〈기감편(氣感篇)〉
• “산이라는 것은 그 세(勢)가 험(險)하지만 〈길혈(吉穴)은〉 존재한다. 〈산수의〉 법에 따르면 장사(葬事)는 산세(山勢)가 모이는 곳에서 지내고 산세의 기운이 오는 바를 올라타야 한다. 또한 결함이 있는 곳을 살피고, 혈(穴)의 좌우와 앞뒤가 잘 어우러진 산세를 택해야 하고, 해를 줄 수 있는 곳을 피해야 한다. 〈장산지법(葬山之法)에 의한〉 화복(禍福)은 하루가 다 가기도 전에 나타난다. 그러한 까닭에 군자는 신(神)이 하는 바를 빼앗아 천명(天命)을 고친다.〔山者 勢險而有也 法葬其所會 乘其所來 審其所廢 擇其所相 避其所害 禍福不旋日 是以君子奪神工改天命〕”〈산세편(山勢篇)〉
• “사람은 부모에게서 몸을 받는다. 근본인 유해(遺骸)가 생기를 얻으면 그 남아 있는 몸인 자식은 음덕을 받는다. 경에 이르기를, 기(氣)가 감응하면 귀(鬼)의 복이 산 사람에게 미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구리 광산이 서쪽에서 무너지면 영험스러운 종이 동쪽에서 응하여 울리고, 봄이 되어 밤나무에 꽃이 피면 방 안에 있던 밤송이에서도 싹이 트는 것이니, 털끝만한 차이로도 화와 복이 천리의 거리가 난다.〔人受體於父母 本骸得氣遺體受蔭 經曰氣感而應鬼福及人 是以銅山西崩靈鐘東應 木於華春栗芽於室 毫釐之差禍福千里〕”〈기감편(氣感篇)〉
(2) 색인어: 곽박(郭璞), 장서(葬書), 금낭경(錦囊經), 탈신공개천명(奪神工改天命), 생기(生氣), 동기감응(同氣感應), 장풍득수(藏風得水)
(3)참고문헌
• 장서역주(허찬구, 비봉출판사)
• 中國風水史(何曉昕, 九州出版社)
• 청오경·금낭경(최창조 역주, 민음사)
• 조선왕조실록의 풍수지리문헌연구(장성규, 공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 조선왕실의 풍수문화(최원석, 지오북)
【안영배】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50 서울시 종로구 삼봉로81, 1332호(두산위브파빌리온)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