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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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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은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게 하는 논’이라는 뜻이다. 이 논의 가장 큰 특징은 대승(大乘)을 곧 ‘중생의 마음[衆生心]’인 ‘일심의 법[一心法]’으로 설정한 뒤, 이 일심의 법이 지닌 두 측면, 곧 청정한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오염된 심생멸문(心生滅門)에 입각하여 세계가 오염되는 과정과 청정해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있다. 이는 심성(心性)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불교 전반에 가장 큰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던 논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2. 저자・한역자

《대승기신론》의 저자와 한역자(漢譯者)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다. 이는 크게 다음의 두 가지 견해로 정리된다.
첫째,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이 논은 인도의 마명(馬鳴(梵 Aśvaghoṣa)) 보살이 짓고, 중국 양대(梁代)의 진제(眞諦(499~569)) 삼장이 한역하였다.
둘째, 현대의 연구에 따르면, 이 논을 중국의 불교도가 찬술했다는 주장과 서역(西域)의 삼장(三藏)이 주도하고 중국의 불교학자가 협력하여 찬술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된다.
‘마명(馬鳴) 조(造), 진제(眞諦) 역(譯)’이라는 전통적인 견해에 대해서는 고대 시기로부터 의문이 제기되었다. 수대(隋代)에 만들어진 《중경목록(衆經目錄)》에서는 당시 진제가 한역한 불전 목록에 이 논이 수록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이 논을 의혹부(疑惑部)에 배치하였다. 또한 삼론종(三論宗)의 혜균(慧均)은 《사론현의(四論玄義)》에서 이 논을 지론종(地論宗) 논사들이 위조한 것이라고 기술하였다.
논의 진위 여부와는 별도로 마명과 진제는 실존했던 유명한 불교학자이다. 마명은 기원 후 100~160년경에 활동한 인도의 승려로서, 붓다의 생애를 범어로 쓴 《불소행찬(佛所行讚, Buddhacarita)》 등의 저술로 유명하다. 진제는 중국에서 활동했던 인도의 승려로서, 《섭대승론(攝大乘論)》과 같은 유식학 문헌을 많이 한역하여 중국 섭론종(攝論宗)의 선구자로 일컬어진다.
《대승기신론》의 찬술자에 대한 논쟁은 20세기 들어 중국와 일본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전통적인 견해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 남북조 시기의 불교의 영향 아래서 중국불교도들이 찬술했다는 주장과 더불어 서역의 삼장과 중국의 불교도들이 함께 찬술했다는 주장 등이 불교학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대승기신론》은 인도 불교의 저명한 인물인 마명과 중국에 건너와 역경에 종사했던 쟁쟁한 삼장인 진제의 명성에 가탁해서 중국에서 찬술된 문헌으로 볼 수 있다.

3. 서지사항 특징

《대승기신론》은 두 가지 한역본이 있다. 첫째는 진제(眞諦)가 한역한 1권본이고, 둘째는 당의 실차난타(實叉難陀)가 한역한 상・하 2권본이다. 고래로 대부분 진제가 한역한 《대승기신론》에 의거하여 주석을 붙이거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4. 내용

《대승기신론》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를 전통적인 서분・정종분・유통분의 구조로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1. 《대승기신론》의 구조〉
3분 5분 주요 내용
서분序分 제1 인연분因緣分 논을 짓는 8가지 인연
정종분正宗分 제2 입의분立義分 법法(일심법)과 의義(체・상・용)의 명칭 제기
제3 해석분解釋分 현시정의顯示正義:일심・이문・삼대 상세 설명
대치사집對治邪執:삿된 집착을 대치함
분별발취도상分別發趣道相:세 종류 발심
제4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 사신四信과 오행五行의 실천방법
유통분流通分 제5 권수이익분勸修利益分 이 논을 수지할 때 생기는 이익

5분의 내용을 좀 더 설명해보자.
첫째 인연분(因緣分)은 이 논을 짓게 된 인연을 8가지로 서술하는 것으로, 논의 서분(序分)에 해당한다.
둘째 입의분(立義分)은 마하연(摩訶衍) 곧 대승(大乘)에 두 종류가 있음을 간략히 설하는 것이다. 두 종류란 법(法)과 의(義)로서, 법이란 바로 중생심(衆生心)을 가리키고, 의란 체대(體大)・상대(相大)・용대(用大)의 삼대(三大)를 가리킨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해석분(解釋分)에 나온다.
셋째 해석분(解釋分)은 다시 세 가지로 나뉘니, 현시정의(顯示正義)・대치사집(對治邪執)・분별발취도상(分別發趣道相)이다.
먼저 현시정의에서는 《대승기신론》을 대표하는 일심・이문・삼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먼저 논에서는 ‘일심법(一心法)’에 의거하여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의 두 가지 문이 있음을 설명한 뒤, 심진여문의 내용을 먼저 간략히 소개한다. 심진여문이란 ‘심성(心性)은 불생불멸(不生不滅)하지만 오직 망념(妄念)에 의거하여 차별이 있게 되므로, 망념을 여의면 일체 경의 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점을 천명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심생멸문은 ‘여래장(如來藏)에 의지하므로 생멸심(生滅心)이 있게 되니, 이른바 불생불멸(不生不滅)이 생멸(生滅)과 화합하여 비일비이(非一非異)의 관계로 있는 것을 아리야식(阿梨耶識)이라고 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앞서 심진여문이 불생불멸의 심성 그 자체를 설명하는 것이라면, 심생멸문은 그러한 심성이 생멸과 관계하여 이 세상의 차별이 펼쳐지는 것을 ‘아리야식’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대승기신론》의 아리야식은 유식학의 제8식인 아뢰야식(阿賴耶識)과 동일한 용어이지만, 그 함의는 크게 다르다. 즉 유식학의 아뢰야식은 생멸의 식이지만, 《대승기신론》의 아리야식은 불생불멸이 생멸과 화합한 식이므로 ‘진망화합식(眞妄和合識)’이라고 불린다. 이 진망화합의 아리야식을 중심으로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이 논의 가장 큰 이론적 특징이다.
심생멸문은 다시 유전문(流轉門)과 환멸문(還滅門)으로 나뉜다. 유전문은 진망이 화합한 아뢰야식으로부터 삼세(三細)인 무명업상(無明業相)・능견상(能見相)・경계상(境界相)과 육추(六麤)인 지상(智相)・상속상(相續相)・집취상(執取相)・계명자상(計名字相)・기업상(起業相)・업계고상(業繫苦相), 그리고 오의(五意)인 업식(業識)・전식(轉識)・현식(現識)・지식(智識)・상속식(相續識)과 육염(六染)인 근본업불상응염(根本業不相應染)・능견심불상응염(能見心不相應染)・현색불상응염(現色不相應染)・분별지상응염(分別智相應染)・부단상응염(不斷相應染)・집상응염(執相應染)이 일어나 미혹한 세계에서 유전(流轉)하게 됨을 설명하는 것이다. 환멸문은 이러한 미혹한 세계에서 십신(十信)・십주(十住)・십행(十行)・십회향(十迴向)・십지(十地) 등의 지위에 의거하여 점차 수행해서 열반에 이르게 됨을 설명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치사집은 인집(人執)・법집(法執)의 두 가지 집착을 대치하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이고, 마지막의 분별발취도상은 발심수행(發心修行)의 과정을 신성취발심(信成就發心)・해행발심(解行發心)・증발심(證發心)의 세 종류의 발심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다.
넷째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은 사신(四信)과 오행(五行)의 실천 방법을 설하는 것이다. 사신은 진여(眞如)・불(佛)・법(法)・승(僧)의 네 가지에 대한 믿음을 가리키고, 오행은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지관(止觀)의 다섯 가지 실천 방법을 가리킨다.
다섯째 권수이익분(勸修利益分)은 이 논의 가르침에 따라 사유하고 수행하면 무상(無上)의 도에 이를 수 있으므로, 사람들에게 이를 권하여 수학하도록 해야 함을 서술하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대승기신론》은 동아시아 불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논서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논에 대해서는 고래로 수많은 주석서들이 출현하였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수대 혜원(慧遠)의 《기신론의소(起信論義疏)》, 신라 원효(元曉)의 《기신론소(起信論疏)》, 당대 법장의 《기신론의기(起信論義記)》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을 ‘기신론삼소(起信論三疏)’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법장의 주석은 원효의 《기신론소》의 영향을 크게 받아 작성되었다. 다만 후대에 이르면 법장의 주석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모습을 보인다. 신라에 있어 원효 이후의 태현(太賢)은 《대승기신론내의약탐기(大乘起信論內義略探記)》를 지어, 《대승기신론》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8가지 주제를 뽑아 설명하기도 하였다. 이후 조선에 이르면 《기신론필삭기(起信論筆削記)》와 같이 법장의 주석을 중심으로 한 문헌이 널리 읽혔다. 《대승기신론》은 마음을 중심으로 불교학의 제반 문제를 간명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동아시아 불교에 성행했던 화엄종이나 선종에서 널리 활용된 매우 중요한 문헌이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이른바 ‘법’이란 ‘중생의 마음’이니, 이 마음이 일체의 세간법(世間法)과 출세간법(出世間法)을 거두어들인다.[所言法者 謂衆生心 是心則攝一切世間法出世間法]”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 “심진여란, 일법계(一法界)의 대총상법문(大總相法門)의 체이니, 이른바 심성(心性)은 불생불멸하다는 것이다. 일체 모든 법은 오직 망념에 의거하여 차별이 생기니, 망념만 여의면 일체 경계의 상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일체법은 본래부터 언설(言說)의 상을 여의고, 명자(名字)의 상을 여의고, 심연(心緣)의 상을 여의어서, 궁극에는 평등하여 변이가 없고 파괴할 수 없다.[心眞如者 即是一法界大總相法門體 所謂心性不生不滅 一切諸法唯依妄念而有差別 若離妄念則無一切境界之相 是故一切法 從本已來 離言說相 離名字相 離心緣相 畢竟平等 無有變異 不可破壞]” 《대승기신론》
• “심생멸이란, 여래장(如來藏)에 의지하므로 생멸심(生滅心)이 있게 되니, 이른바 불생불멸(不生不滅)이 생멸(生滅)과 화합하여 비일비이(非一非異)의 관계로 있는 것을 아리야식(阿梨耶識)이라 하는 것이다.[心生滅者 依如來藏故有生滅心 所謂不生不滅與生滅和合 非一非異 名爲阿梨耶識]”
(2) 색인어:마명(馬鳴), 진제(眞諦), 원효(元曉), 법장(法藏), 일심(一心), 이문(二門), 삼대(三大), 사신(四信), 오행(五行)
(3) 참고문헌
• 대승기신론 강화(월운 불천)
• 대승기신론 강설(이평래 민족사)
• 대승기신론(정성본 민족사)
• 대승기신론소・별기(은정희 일지사)

【박인석】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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