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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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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구준(丘濬)은 명나라 중기인 성화(成化)(1465~1487)⋅홍치(弘治)(1488~1505) 연간에 걸쳐 정치⋅사상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예부시랑 겸 내각대학사와 국자감좨주 등 다양한 출사(出仕) 경력과 해박한 주자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국가 운영에 필요한 경세 방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하였다. 이 책은 당시 양명학을 비롯한 심학(心學)이 풍미하고 있던 상황에서 정통 학문인 주자학(朱子學)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술된 15세기 중국의 대표적인 경세서(經世書)이다.

2. 저자

(1) 성명 : 구준(丘濬)(1421~1495)
(2) 字·別號 : 자(字)는 중심(仲深), 호(號)는 경산(瓊山)⋅심암(深庵)⋅옥봉(玉峰), 별호(別號)는 해산노인(海山老人)
(3) 출생지역 : 광동(廣東)성 경산부(瓊山府)(현 해남도(海南島) 경산현(瓊山縣) 부성향(府城鄕))
(4) 주요활동과 생애
저자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진헌장(陳獻章)(1428~1500, 호는 白沙)이 심학(心學)을 발전시킨 이래 왕수인(王守仁)(1472~1528, 호는 양명(陽明)) 등 이른바 ‘요강학(姚江學)’이 천하를 풍미하기 시작하여 주자학이 크게 위협받고 있었다. 더욱이 당시 주자학은 과거를 위한 ‘거자지학(擧子之學)’으로 전락하게 됨에 따라, 주자학의 객관적 인식론과 학문적 가치는 크게 비판받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시대의 변화상에 부응할 주자학의 재해석과 현실방안 모색이 필요하였다.
구준(丘濬)은 경태(景泰) 5년(1454) 정시(廷試)에 급제하여 서길사(庶吉士)에 제수된 이래, 한림원을 기반으로 성화(成化) 16년(1480)에는 예부시랑 겸 내각대학사와 국자감좨주 등을 역임하여 정사에도 깊이 간여하였다. 그는 ‘전체대용(全體大用)’, 즉 체용(體用)의 원리에 입각하여 《대학》의 8조목을 해석하여, 남송의 진덕수(眞德秀)(1178~1235, 호는 서산(西山))의 《대학연의(大學衍義)》에서 언급한 격물(格物)~제가(齊家)의 6조목을 ‘체(體)’로 이해하고, 여기서 누락된 ‘용(用)’에 해당하는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5) 주요저작
저서로는 《주자학적(朱子學的)》⋅《세사정강(世史政綱)》⋅《가례의절(家禮儀節)》⋅《성어고(成語考)》⋅《투필기(投筆記)》⋅《오륜전비(伍倫全備)》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환우통지(寰宇通志)》⋅《대명일통지(大明一統志)》⋅《영종실록(英宗實錄)》⋅《헌종실록(憲宗實錄)》⋅《송원강목(宋元綱目)》 등의 관찬서 편찬에도 참여하였다.

3. 서지사항

《대학연의보(大學衍義補)》는 진덕수(眞德秀)의 《대학연의(大學衍義)》의 내용에서 빠진 용(用)의 내용, 즉 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를 위한 경세 방안을 서술하여 보완한 것으로, 10년간의 노력 끝에 이 책을 홍치(弘治) 원년(1488년)에 황제에게 증정하여 간행되었다.
이 책의 판본에는 정덕본(正德本)과 가정본(嘉靖本), 만력본(萬曆本) 등이 있고, 조선에서는 성종(成宗)시대에 이 책이 전해져 초주감인자(初鑄甲寅字) 중종내사본(中宗內賜本)으로 간행되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판본은 명말 진인석(陳仁錫)의 평열(評閱)을 바탕으로 교응갑(喬應甲)이 판각한 만력본(萬曆本)으로, 이 판본은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도서관에도 적지 않게 소장되어 있으며, 조선의 영조(英祖)시기 무신자본(戊申字本)과 일본 관정본(寬政本)의 모본이 되었다.

4. 내용

《대학연의보(大學衍義補)》의 내용은 모두 160권으로,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조정(朝廷)과 6부(六部)의 정치조직에 따라 조정과 관련된 〈정조정(正朝廷)〉, 이부(吏部)에 해당하는 〈정백관(正百官)〉, 호부(戶部)에 해당하는 〈고방본(固邦本)〉⋅〈제국용(制國用)〉, 예부(禮部)에 해당하는 〈명예악(明禮樂)〉⋅〈질제사(秩祭祀)〉⋅〈숭교화(崇敎化)〉, 공부(工部)에 해당하는 〈비규제(備規制)〉, 형부(刑部)에 해당하는 〈신형헌(愼刑憲)〉, 병부(兵部)에 해당하는 〈엄무비(嚴武備)〉⋅〈어이적(馭夷狄)〉, 그리고 총괄에 해당하는 〈성공화(成功化)〉 등 모두 12편으로 나누어 경세에 필요한 119가지 항목을 서술하였다. 이 중에서 특히 예부에 해당하는 내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서의 구성은 정조정(正朝廷)→ 정백관(正百官)→ 정만민(正萬民)→ 정사방(正四方)(병부)으로 이어지는 국가와 천하의 질서체계와도 연계하여 서술하였는데, 이 중에서 특히 정만민(正萬民)에 해당하는 부분은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을 근거로 이재(理財)⋅정사(正辭)⋅의(義)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호부, 예부와 공부, 형부의 순으로 서술하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대학연의보는 근세시기 중국과 조선의 정치⋅경제⋅사회⋅예제 등 모든 제도의 연혁과 변천과정, 이에 대한 저자의 평가 등을 담고 있어서 근세시기까지의 정치 제도사 연구과 경세 방안의 득실과 구체 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더구나 본서는 만력(萬曆) 연간(1573~1615) 이후 경연(經筵)의 텍스트로 강론되기도 함으로써, 제왕학(帝王學)의 특징과 더불어 이 시기의 경세 방안과 정사(政事)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에도 진덕수의 《대학연의》와 더불어 가치 있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본서는 조선에도 전래되어 황실과 사대부들에게 널리 읽혀졌을 뿐만 아니라, 정조는 이 책을 특별히 애독하여 자신의 개혁정치를 구상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신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만세토록 소금 판매를 금지하여 나라를 이롭게 한 시작입니다. 오호라! 하늘은 만물을 낳아 백성을 기르고 군주는 백성을 위해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은, 이쪽저쪽 모두 필요한 물자가 적절하고 균등하게 분배되게 하여 서로 속이고 약탈하는 걱정거리가 없게 함으로써, 백성들이 모두가 부유하고 가난하지 않아서 저쪽 것을 빼앗아 이쪽에 주지 않도록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관중이 시행한 방법은 백성들의 이익을 막고 그 이익이 비롯되는 길을 방해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이익을 빼앗는 것입니다. 이로써 겉으로는 백성들에게 주는 것 같은 모습만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이들에게서 이익을 빼앗는 계책을 꾸미는 것입니다. 이야말로 패자들이 이익만을 추구하는 습속이고, 또한 이익만 보고 의로움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인욕(人欲)이 있는 것만 알고 하늘의 도리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이러한 자는 곧 선왕들에게 죄인입니다. 그런데도 무릇 간교하게 시행한 여러 법들을 모두 선왕에게 핑계되며, 선왕들도 이를 그렇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니, 이야말로 어찌 선왕을 심하게 무고한 것이 아니라고 하겠습니까? 따라서 후세에 와서 이익을 말하는 무리들은 그 말을 근거로 백성에게 가혹하게 거둠으로써, 마침내는 백성들에게 만세토록 끝없는 화를 초래하였습니다.〔臣按 此萬世禁鹽利國之始 嗚呼 天生物以養人 人君爲之厲禁 使彼此適均而無欺陵攘奪之患 人人皆富而不貧 不奪彼而予此也 而管夷吾之爲法 乃欲塞人之利而隘其所由之途 其實奪之 示之以予之之形而陰爲奪之之計 是乃伯者功利之習 見利而不見義 知有人欲而不知有天理 乃先王之罪人也 凡其所以巧爲之法皆歸之先王 而曰先王知其然 豈非厚誣也哉 後世言利之徒 祖其說以聚斂 遂貽千萬世生靈無窮之禍〕” 〈제국용(制國用) 산택지리 상(山澤之利上)〉
(2) 색인어 : 구준(丘濬), 대학연의보(大學衍義補), 진덕수(眞德秀), 대학연의(大學衍義), 전체대용(全體大用), 고방본(固邦本), 제국용(制國用), 명예악(明禮樂), 질제사(秩祭祀), 숭교화(崇敎化), 비규제(備規制), 신형헌(愼刑憲), 엄무비(嚴武備), 어이적(馭夷狄), 성공화(成功化)
(3) 참고문헌
• 大學衍義補 正德本(丘濬, 四庫全書本)
• 大學衍義補 嘉靖本(丘濬, 四庫全書本)
• 大學衍義補 萬曆本(丘濬, 四庫全書本)
• 大學衍義補的理論體系及其特點(윤정분, 漢學硏究 제10권 제1기)
• 大學衍義補硏究-15세기 中國經世思想의 한 分析-(윤정분, 연세대학교 학위논문)
• 丘濬의 《世史正綱》에 대한 고찰(윤정분, 中國史硏究제6집)
• 대학연의보의 조선전래와 그 수용(상)(윤정분, 중국사연구(中國史硏究) 제14집)
• 대학연의보의 조선전래와 그 수용(하)(윤정분, 중국사연구(中國史硏究) 제17집)
• 中國近世 經世思想 硏究(윤정분, 혜안)

【윤정분】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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