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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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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사존편(四存編)》은 청(淸)나라 초기의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안원(顔元)의 저술이다. 이 책은 《존치편(存治編)》 1권, 《존성편(存性編)》 2권, 《존학편(存學編)》 4권, 《존인편(存人編)》 4권 등 총 11권으로 되어 있으며, 안원이 24세이던 1658년부터 48세가 된 1682년까지 차례대로 완성하였다. 실용과 실질을 주장하는 안원이 정치, 제도, 교육, 종교 등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청대 초기의 새로운 학풍을 반영하고 있다.

2. 저자

(1) 성명:안원(顔元)(1635~1704)
(2) 자(字)·별호(別號):자는 처음에 이직(易直)이었다가 혼연(渾然)으로 고쳤다. 호는 습재(習齋)이다.
(3) 출생지역:직례성(直隷省) 박야현(博野縣) 북양촌(北楊村)(現 중국 하북성(河北省) 보정시(保定市) 박야현(博野縣))
(4) 주요활동과 생애
안원은 청나라 초엽에 제자인 이공(李塨)(1659~1733)과 함께 안리학파(顔李學派)를 창시하여 청대 실용주의 학풍의 선구가 된 인물이다. 그는 주씨(朱氏) 집안에 입양된 부친을 따라 주씨 성으로 살다가, 39세가 되어서야 안씨 성을 회복했다. 어린 시절에는 무예와 병법, 의술 등을 배웠는데, 20대 중반 이후 과거공부를 하며 《성리대전(性理大全)》, 《근사록(近思錄)》 등을 읽고 주자학에 크게 경도되어 정좌와 수양에 전념하게 되었다. 이때 처음으로 《존치편》을 지어 정치와 제도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성리학을 존숭하던 안원은 양조모 유씨(劉氏)의 죽음(1668)을 계기로 성리학의 허례와 폐해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후 사상적으로 큰 변화를 보여, 이듬해에는 《존성편》과 《존학편》을 짓고 반성리학(反性理學) 및 공맹(孔孟) 본연의 실천성을 강조하는 자신만의 학풍을 갖게 되었다.
중년의 안원은 농사와 교육을 병행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다. 그의 사상은 요순시대의 삼사(三事)(정덕(正德)·이용(利用)·후생(厚生))와 《주례(周禮)》의 삼물(三物)(육덕(六德)·육행(六行)·육예(六藝))을 중심으로 한 실천적이고 실용적인 것이었다. 교육에 있어서는 특히 육예(예악사어서수(禮樂射御書數))를 중시하여, 그의 학당에서는 활과 악기 등을 갖추고 습행(習行)에 중점을 두었다. 1679년에 제자가 된 이공은 스승의 학풍과 사상의 전파에 힘써, 이후 ‘안리학파’라 불리게 되었다.
만년인 1696년에 호북성에서 장남서원(漳南書院)을 관장하기도 했으나, 서원이 수해로 침수되자 고향으로 돌아왔다. 강희 43년(1704) 9월에 병으로 죽었고, 그 문인들이 문효선생(文孝先生)이라는 사시(私諡)를 올렸다. 대표적인 제자로는 이공과 왕원(王源)(1648~1710)이 있다. 안원 이후 널리 전해지지 못했던 그의 사상은 청나라 말엽의 대망(戴望)(1837~1873)에 의해 다시 주목받게 되었고, 중화민국 시기의 서세창(徐世昌)(1855~1939)은 안원과 이공의 사상을 담은 《안리총서(顔李叢書)》을 간행했다.
(5) 주요저작
대표 저술로는 《사존편》(11권)과 《습재기여(習齋記餘)》(9권)가 있고, 《안리총서》 등에 《사서정오(四書正誤)》, 《주자어류평(朱子語類評)》, 《예문수초(禮文手鈔)》, 《습재선생기여유저(習齋先生記餘遺著)》, 《벽이록(闢異錄)》, 《안습재언행록(顔習齋言行錄)》, 《안습재선생연보(顔習齋先生年譜)》 등이 실려 있다.

3. 서지사항

《사존편(四存編)》은 안원이 일생에 걸쳐 별도로 지은 4종의 저술을 모은 것이다. ‘존(存)’은 살펴보다, 고찰하다의 의미이다. 《존치편(存治編)》(1권)은 24세(1658) 때에 지었고, 본래의 명칭은 《왕도론(王道論)》이었다. 《존성편(存性編)》(2권)과 《존학편(存學編)》(4권)은 35세(1669) 때에 지었다. 《존인편(存人編)》(4권)은 48세(1682) 때에 지었는데, 본래의 명칭은 《환미도(喚迷道)》이다.

4. 내용

이 책은 안원이 정해진 구상 없이 20여 년에 걸쳐 각기 다른 주제에 대해 기술한 네 종의 저술을 모은 것이다. 따라서 저술 당시 안원의 학문과 사상뿐 아니라 관심사가 반영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존치편》의 저술 당시 명칭은 《왕도론》이었고, 〈왕도(王道)〉, 〈정전(井田)〉, 〈치부(治賦)〉, 〈학교(學校)〉, 〈봉건(封建)〉 등 9편의 비교적 짧은 글들이 실려 있다. 모두 고대의 제도를 통해 안원 당시 시대적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존성편》 권1에는 〈박기질성악(駁氣質性惡)〉, 〈명명덕(明明德)〉, 〈성리평(性理評)〉 등 5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기(氣)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불교의 영향 등을 들어 성리학을 비판하고 있다. 권2에서는 〈성도(性圖)〉와 〈도발(圖跋)〉을 지어 성(性)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였다.
《존학편》 권1에는 〈유도(由道)〉, 〈총론제유강학(總論諸儒講學)〉, 〈명친(明親)〉 등 5편의 글과 〈상징군손종원선생서(上徵君孫鍾元先生書)〉 등 2편의 편지가 실려 있다. 여기에서는 주희(朱熹) 뿐 아니라 육구연(陸九淵), 왕수인(王守仁) 등 이학(理學)과 심학(心學)까지 비판하며, 육예를 중심으로 한 습행이 유가사상의 본연임을 주장하고 있다. 권2부터 권4까지는 각각 〈성리평〉이 실려 있다. 그 내용은 정호(程顥), 정이(程頤), 양시(楊時), 이통(李侗) 등 성리학 주요 인물들의 언행과 이에 대한 비판을 조목별로 기술한 것이다.
《존인편》은 원래의 제목인 〈환미도〉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와 도교에 미혹된 이들에게 실학(實學)의 입장에서 비판과 회유를 가하며 강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권1과 권2에는 〈제일환(第一喚)〉부터 〈제오환(第五喚)〉까지 5편의 글이 실려 있고, 권3과 권4에는 〈명태조고황제석가불찬해(明太祖高皇帝釋迦佛贊解)〉 등 4편의 글이 실려 있다.

5. 가치와 영향

《사존편》은 청나라 초기에 생겨난 사공(事功), 실학의 학풍을 반영하는 저작이다. 이처럼 성리학과 불교, 도교의 공허한 논의를 배격하고 실용과 실질을 내세우는 주장은 명의 멸망에 대한 반성과 함께 한 시기에 유행하였다. 이후 널리 전래되지 못했던 이 작품이 근대 서구의 위협 하에 청나라가 몰락하던 19세기에 들어 다시 부각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사존편》은 현실 개혁의 입장에서 당시 사상의 대표인 성리학에 엄한 비판을 가하지만, 그 해결책을 고대의 원시유학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가치와 정신은 청대 고증학의 발전에도 영향을 주었다. 또한 줄곧 있어왔으면서도 이학, 기학, 심학 등 주요 사상들에 비해 덜 부각되었던 실학의 가치 정립에 기여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악(惡)은 외물에 의해 이끌려지고 가려지며, 습관화되고 물들어서 생겨나는 것이다.[其惡者 引蔽習染也]” 〈존성편(存性編) 박기질성악(駁氣質性惡)〉
• “삼대(三代)가 봉건제도 때문에 망했는지는 참으로 모르겠지만, 바로 봉건제도 때문에 오래갔던 것이다.[殊不知三代以封建而亡 正以封建而久]” 〈존치편(存治編) 봉건(封建)〉
• “곰곰이 생각해보니, 너희들이 승려나 도사가 된 것은 단지 마음대로 먹고 살기 위해서인 것 같다. 어찌 위로는 천자에서부터 아래로는 서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제 할 일이 있어서 아침저녁으로 힘들게 일한다는 것은 모르고, 너희들은 편히 먹고 살려고만 하느냐?[細思來 你們爲僧道也只爲吃碗自在飯 豈不思上自天子 下至庶人 皆有所事 早夜勤勞 你們偏偷安白吃]” 〈존인편(存人編) 환미도(喚迷道) 제일환(第一喚)〉
(2) 색인어:안원(顔元), 사존편(四存編), 이공(李塨), 삼사(三事), 삼물(三物), 육예(六藝), 습행(習行), 인폐습염(引蔽習染)
(3) 참고문헌
• 顔元集(上·下)(顔元, 中華書局)
• 顔氏學記(戴望, 中華書局)
• 顔習齋哲學思想述(陳登原, 東方出版中心)
• 顔李學的形成與傳播硏究(王春陽, 齊魯書社)
• 顔習齋與李恕谷(楊培之, 湖北人民出版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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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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