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상한론(傷寒論)》 10권 22편은 후한(後漢) 말(206년경) 장중경(張仲景)(본명은 張機)이 저술한 임상의학서로, 실재(實在)한 개인 저자를 알 수 있는 중국 최초의 의학서이다. 장중경의 원래 저작은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으로 이중 ‘상한(傷寒)’을 논한 부분이 《상한론》의 계통을 형성하였고, ‘잡병(雜病)’을 다룬 부분이 《금궤요략(金匱要略)》으로 전승된 것으로 보인다. 침구(鍼灸)의 맥진(脈診) 이론을 탕액(湯液) 즉 약물치료법에 적용하여, 외부감염증에 대한 분류(삼응삼양(三陰三陽)의 육경병(六經病)) 및 유형화를 약물치료법과 결합시킨 임상의학 이론을 체계화하였다.2. 저자
(1)성명:장기(張機)(150?~219?)3. 서지사항
‘상한(傷寒)’이란 넓은 의미로는 외부 감염에 의한 열병(熱病)을 말한다. 겨울철에 한기(寒氣)에 몸이 상하면 한독(寒毒)이 잠복했다가 봄이나 여름에 발병하여 열병이 된다는 논리로 ‘한기에 상한다’는 의미에서 상한이라고 한다. 장중경의 《상한잡병론》 16권은 책이 완성되고 얼마 뒤 산일되었다. 그중 ‘상한’에 관련한 부분은 후대에 《장중경변상한(張仲景辨傷寒)》 10권, 《장중경평병요방(張仲景評病要方)》 1권(이상 양대(梁代)), 《장중경방(張仲景方)》 15권, 《장중경료부인방(張仲景療婦人方)》 2권(이상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 《장중경약방(張仲景藥方)》 15권, 《상한졸병론(傷寒卒病論)》 10권(이상 《신당서(新唐書)》 〈예문지(藝文志)〉) 등으로 그 내용이 전승된다. 이 중 《장중경약방》은 서진(西晉)(위(魏))의 태의령(太醫令) 왕숙화(王叔和)에 의한 저작으로 왕숙화는 장중경의 저작을 최초로 수집·정리한 인물이다. 북송대에는 치평(治平) 2년(1065) 손기, 임억 등이 교정의서국(校定醫書局)에서 《상한론》 10권 22편과 《금궤옥함경(金匱玉函經)》 8권 29편을 교정·편찬하였다(《금궤옥함경》은 내용적으로 《상한론》과 같은 계통). 후에 한림학사 왕수(王洙)에 의해 좀먹은 책[蠹簡] 《금궤옥함요략방(金匱玉函要略方)》 3권본이 관각(館閣)에서 발견되었는데, 내용은 ①상한, ②잡병, ③처방 및 부인치료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손기 등은 《상한론》과 중복되는 부분(①)을 삭제하고 교정한 후 《금궤방론(金匱方論)》 3권을 편찬하였다. 일반적으로 《상한잡병론》이 상한을 논하는 《상한론》과 잡병을 다루는 《금궤요략(金匱要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통설은 이 시기를 거쳐 형성되었다. 현행 《상한론》은 위에서 서술한 북송본 계통(북송본은 실전하였고, 명 만력(萬曆) 27년 조개미(趙開美) 복각본이 현전한다)과 금(金)의 성무기(成無己)(成無已라고도 한다)가 북송본에 근거하여 주석을 덧붙인 《주해상한론(注解傷寒論)》 10권본(1144) 계통이 존재한다. 성무기본은 명 가정(嘉靖) 연간에 왕제천(汪濟川)이 교정한 복각본이 있다. 참고로 청 건륭(乾隆) 연간의 《사고전서》는 성무기본을 저록하였다.4. 내용
《상한론》은 다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변맥법(辨脈法), 평맥법(平脈法), 상한례(傷寒例):맥법 및 상한의 병리학과 진단법이다. ②치(痓), 습(濕), 갈(暍)을 변별하는 맥증(脈證):‘치’는 경련, ‘습’은 전신이 아프고 열을 동반하여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병, ‘갈’은 더위를 먹는 것을 말한다. 상한과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치료법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③삼음삼양(三陰三陽)의 병을 변별하는 맥증 및 치료법:삼음삼양의 병, 즉 ‘육경병(六經病)’에 대한 진단과 치료법이다. 삼음삼양, 즉 육경은 태양(太陽), 소양(少陽), 양명(陽明), 소음(少陰), 태음(太陰), 궐음(厥陰)을 말하는데 《소문》의 삼음삼양과는 달리 피부에서 속으로 병이 들어간 정도를 의미한다. ④곽란(霍亂), 음양역(陰陽易)이 나은 후 노복(勞復)의 병을 변별하는 맥증 및 치료법:‘곽란’은 콜레라, 세균성 식중독 등을 말하며 ‘음양역’은 상한이 완전히 낫기 전에 성교를 행하여 생긴 병이며, ‘노복’은 큰 병이 나은 후 부절제한 생활을 할 때 생기는 병을 말한다. ⑤발한(發汗), 토(吐)·하(下)의 가불가(可不可)의 병, 발한 후의 병, 발한토하(發汗吐下) 후의 병을 변별하는 맥증 및 치료법:흔히 ‘가불가’로 불리는 편(篇)이다. 발한제, 구토제, 설사약을 써서 좋은 병과 그렇지 않은 병, 발한토하제(制)를 쓴 이후의 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법을 다룬다.5. 가치와 영향
《상한론》은 실재한 저자 개인의 이름을 거명하고 또 저자가 서문을 쓴 최초의 중국 의학서이다. 한편 《황제내경소문》이 의학 이론을 다룬 ‘의경(醫經)’이라면 《상한론》은 임상의학을 다룬 ‘경방(經方)’의 대표적 저작으로, 외과수술과 주술(呪術) 치료법을 제외한 임상의학 체계를 원리적으로 구성하였다. 치료법은 주로 탕액(湯液)을 중심으로 한 내복약 요법이며, 약 처방을 집대성했다(《소문》의 경우 주요한 치료법은 침에 의한 자법(刺法)). 또한 진단법으로는 침구요법(鍼灸療法)에서 주로 사용되던 맥진(脈診)을 약물치료와 결합시켜 맥증(脈證)을 유형화하고 거기에 약물 치료를 대응시켰다. 이러한 진단-치료법의 유형화는 이후 단순히 상한이라는 특정 병에 국한되지 않고 한방 임상의학의 기본 방침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상한학파는 송대(宋代)를 거쳐 명청(明淸)시기 ‘온병(溫病) 이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외부감염 병증에 대한 대표적인 진단 및 치료법 체계를 형성하였다. 참고로 온병이란 외부감염증의 치료방법으로써 한열(寒熱)의 구별에서 출발하였지만 병인(病因)의 본질을 외부의 한기(寒氣)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습열(濕熱)에서 구하는 점에서 송학적이고 상한학파와 대립한다.6. 참고사항
(1)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