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수신기(搜神記)》는 동진(東晋)의 문인 간보(干寶)가 지은 지괴(志怪) 소설로서 주로 신, 신선, 귀신, 요괴, 정령, 변화 등 초자연적 소재에 대한 464개의 단편 이야기들을 20권으로 나누어 수록한 작품이다.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대의 지괴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후대의 소설, 희곡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설화문학에도 영향을 미쳤다.2. 저자
(1)성명:간보(干寶)(?~356)3. 서지사항
《수신기》는 본래 《진서(晋書)》에 20권으로 저록(著錄)되어 있었으나 《수서(隋書)》와 《구당서(舊唐書)》 및 《신당서(新唐書)》에서는 30권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판본은 송대(宋代)에 이르러 모두 일실되었다. 지금 전하는 20권 본은 명대에 호응린(胡應麟)이 각종 유서(類書)에서 집록해 편성한 것이다. 이외에도 근인(近人) 왕소영(汪紹楹)의 교주본(校註本)에는 일문(逸文) 34조가 수록되어 있다.4. 내용
《수신기》에는 총 464개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들 이야기는 신, 신선, 귀신, 요괴, 정령 등 초자연적 존재들이 일으키는 도술, 주술, 기적, 변신 등과 하늘과 땅, 동식물의 이상한 현상과 징조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야기의 밑바탕에는 당시 유행했던 도교, 신선사상을 비롯하여 무술(巫術),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 참위설(讖緯說), 풍수(風水), 역술(易術) 등이 깔려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간보가 서문에서 제시한 “신비주의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자[發明神道之不巫]”하는 목적을 위해 수록된 것이지만 그중에는 인간의 의지로 초자연적 존재나 현상을 극복하는 관점에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그 예로 제16권의 송정백(宋定伯)은 귀신을 만났는데 이를 잡아 양으로 변하게 한 후 팔아서 돈을 벌었다. 제19권의 소녀 이기(李寄)는 뱀에게 제물로 바쳐졌으나 도리어 뱀을 퇴치하고 왕비가 되었다. 아울러 자연의 이변과 사물의 부조화한 현상들을 통하여 동한(東漢) 말기부터 진대(晋代)에 이르는 시기의 혼란한 정치, 사회상을 드러냈고 저승 등 이계(異界)에 대한 묘사를 통하여 당시의 부조리와 불합리한 현실을 폭로하기도 하였다.5. 가치와 영향
간보는 《수신기》를 찬술한 직후 ‘귀신 이야기의 최고 기록자[鬼之董狐]’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만큼 《수신기》는 처음부터 당대 문단에서 주목을 받았던 책이었다.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대에는 필기체 소설인 지괴(志怪) 장르가 유행하였다. 동방삭(東方朔)에 탁명(托名)한 《신이경(神異經)》, 장화(張華)의 《박물지(博物志)》, 안지추(顔之推)의 《원혼지(冤魂志)》 등 많은 작품들이 등장하였지만 이 중 《수신기》는 다양한 내용과 후대 문학에 미친 영향 등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였기에 가히 지괴 소설의 대표작이라고 부를 만하다. 가령 일본의 염곡온(鹽谷溫)은 이 책을 “육조소설의 백미(白眉)이자 《전등신화(剪燈新話)》와 《요재지이(聊齋志異)》의 원류”라고 평가하였는데 이것은 《수신기》가 후대의 지괴뿐만 아니라 전기(傳奇) 등 필기체 소설 전반의 전범으로써 큰 영향을 미친 것을 긍정한 것이다. 아울러 《전등신화》에 미친 영향으로부터 나아가서는 한국의 전기소설 및 설화문학에 미친 영향까지 짐작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사(高麗史)》 선종(宣宗) 8년(1091)의 기사(記事)에 이 책이 처음 등장하는데, 이로 보아 최소한 11세기 이전에는 전입된 것으로 보인다. 제3권에는 관로(管輅)가 요절할 사람으로 하여금 남두성(南斗星)과 북두성(北斗星)을 대접하여 장수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러한 모티프는 조선의 정북창(鄭北窓) 연명설화(延命說話)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리된다.6. 참고사항
(1)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