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열선전(列仙傳)》은 한대(漢代) 유향(劉向)이 선인(仙人)의 행적을 기록한 전기형식의 저작으로 장생불사(長生不死)를 중심 주제로 하는 중국 최초의 신선 설화집이자 전기집이다. 《열선전》은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선인에 대한 묘사를 담고 있으며, 인간과 사회의 제반 문제를 선인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계도적 내용을 담고 있다. 《열선전》은 중국의 신선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전통사상, 문학, 예술 및 민간신앙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2. 저자
(1) 성명:유향(劉向)(B.C. 77~B.C. 6)
(2) 자(字)·별호(別號):본명은 갱생(更生), 자는 자정(子政)
(3) 출생지역:강소성(江蘇省) 패(沛)
(4) 주요활동과 생애
유향은 중국 전한(前漢)시기 경학가로, 한 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의 이복동생인 유교(劉交)의 4대손이며, 《칠략(七略)》의 저자인 유흠(劉歆)이 그의 아들이다. 12살 때 부친 유덕의 보임으로 연랑(輦郞)이 되었으며, 관례를 치른 뒤에는 품행이 훌륭하다고 인정받아 간대부(諫大夫)로 발탁되었고, 광록대부(光祿大夫)를 역임하였다. 선제(宣帝) 때에는 명유(名儒)로 선발되어 궁중 내에 설치된 학술토론장이자 궁중도서관인 석거각(石渠閣)에서 오경(五經)을 강의하였다.
유향은 당시 흩어져 있던 先秦의 전적을 수집하여 교감 및 정리하였으며, 전적에 대해 분류 및 대의를 기록하여 중국 최초의 목록서인 《별록(別錄)》을 완성했으며, 그의 아들인 유흠이 이를 계승하여 《칠략》을 완성했다. 이 두 책은 모두 유실되었지만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의 바탕이 되었다.
《한서(漢書)》 〈유향전(劉向傳)〉의 기재에 따르면, 그의 사람됨은 소탈하고 위엄을 차리지 않았으며, 청렴하고 도를 즐기면서 세속과 교제하지 않은 채 오로지 학문에 전념하였으며, 특히 경학, 문학, 천문학에 뛰어났다고 한다.
(5) 주요저작:《열선전(列仙傳)》, 《열녀전(列女傳)》, 《홍범오행전론(洪範五行傳論)》, 《설원(說苑)》, 《신서(新序)》, 《별록(別錄)》, 《오경통의(五經通義)》 등.
3. 서지사항
《열선전》의 판본은 크게 전본(全本)과 절본(節本)으로 구분된다. 전본에는 명대 《도장(道藏)》 본, 오관(吳琯)의 《고금일사(古今逸史)》 본 등 수종이 있고, 절본에는 송대 장군방(張君房)의 《운급칠첨(雲笈七籤)》 권108에 48조, 증조(曾慥)의 《유설(類說)》 권3에 17조 등 역대 여러 서적에 산재되어 수록되어 있다. 현재 통용본 《열선전》은 상하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권에 40명, 하권에 30명 총 70명의 선인의 전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각 전(傳)에 4언(言) 8구(句)로 된 찬(讚)이 붙어 있어 전편(全篇)의 말미에 전체 내용을 총괄하는 총찬(總讚)에 해당하는 찬이 실려 있다.
4. 내용
《열선전》은 총 70명의 선인을 상하 2권으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는데, 선인을 설명하는 내용의 특성을 항목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먼저 《열선전》에 수록된 선인 70명 가운데 6명을 제외한 64명은 모두 전설상의 인물로 그들의 출신 지역, 신체적 특징, 특이한 행적과 직업 등에 의해 이름이 붙여졌다. 《열선전》에 등장하는 선인은 대부분 승천하거나 최종적으로 그의 행적을 알 수 없다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각 선인이 활동했던 시대를 특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또한 선인의 출신지와 활동 지역은 중국 전역에 고루 분포되는 점이 특징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열선전》에 수록된 선인의 신분이 왕족과 귀족으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다는 점, 그리고 신선이 되는 방법을 언급할 때 《열선전》이 저술될 때까지의 도가 및 도교의 다양한 성선법(成仙法)을 총망라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선인들은 일반인과 달리 불로장생(不老長生)의 특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당시 도가 및 도교의 신선관을 다채로운 신선형상의 생동적 묘사를 통해 서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5. 가치와 영향
《열선전》은 선인에 대한 묘사를 중심으로 당시 도가 및 도교의 신선관의 이론적 특징을 다채로운 형상으로 묘사하고 있다. 신선이 되는 방법에 있어 선술(仙術)을 전수받는 방식으로부터 시작해, 약물을 복용하는 복약법(服藥法), 일체의 곡식을 끊는 단식법으로서의 벽곡법(辟)穀法, 일종의 호흡법인 행기법(行氣法), 일종의 체조법인 도인법(導引法), 방중술(房中術), 그리고 선행과 덕행의 실천을 뜻하는 행선적덕(行善積德) 등을 그 주요 방법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선인의 경지로서 불로장생 이외에 초월적 능력에 해당하는 다양한 술수를 담고 있으며, 특히 신선삼품설(神仙三品說)을 계승한 점 등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이론은 후대 도교의 신선관의 정립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을 뿐 아니라 도교 신선관의 형성의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의의와 가치를 지닌다.
또한 《열선전》은 중국 문학사에서 현존하는 최초의 신선설화집, 신선전기집으로서 후대 다양한 신선전기집의 효시를 이루고, 지괴소설(志怪小說) 가운데 신선류로 분류되어 일정한 지위를 갖는다. 그리고 《열선전》의 각 전에 수록된 선인과 고사는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와 당대(唐代) 유선시(遊仙詩)의 형태로 수용되어 발전하며, 희곡 등의 문학형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열선전》은 도가 및 도교의 신선이론을 신선형상의 다채로운 묘사를 통해 소개하는 신선전기로서의 특징을 지니며, 동시에 고대이래의 신화를 계승하여 후대 문학 창작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적송자(赤松子)는 신농(神農) 때의 우사(雨師)이다. 수정을 복용했으며 그 비법을 신농에게 가르쳤다. 불 속에 들어가 스스로를 태울 수 있었다. 종종 곤륜산(崑崙山) 위에 이르러 늘 서왕모(西王母)의 석실 안에서 머물렀으며, 바람과 비를 따라 산을 오르내리곤 했다. 염제(炎帝)의 막내딸이 그를 쫓아 역시 신선이 되어 함께 떠나갔다. 고신(高辛) 때에 이르러 다시 우사가 되었다. 오늘날의 우사는 여기에서 근본한다.[赤松子者 神農時雨師也 服水玉以教神農 能入火自燒 往往至崑崙山上 常止西王母石室中 隨風雨上下 炎帝少女追之 亦得仙 俱去 至高辛時 復為雨師 今之雨師本是焉]” 〈권 상 적송자(赤松子)〉
• “용성공은 스스로 황제의 스승이라 말하면서 주 목왕을 알현했다. 보도술에 능하여 현빈으로부터 정기를 얻었다. 그 요체는 ‘곡신은 죽지 않으므로 생명을 지키고 생기를 보양한다’는 것이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었다가 다시 검어졌으며, 이빨이 빠졌다가 다시 생겨났다. 그의 사적은 노자와 같으며, 또한 노자의 스승이라고도 한다.[容成公者 自稱黃帝師 見於周穆王 能善輔導之事 取精於玄牝 其要谷神不死 守生養氣者也 髮白更黑 齒落更生 事與老子同 亦云老子師也]” 〈권 상 용성공(容成公)〉
• “노자(老子)는 성은 이씨이고 이름은 이(耳)이며 자는 백양(伯陽)으로 진(陳)나라 사람이다. 은(殷)나라 때 태어나 주(周)나라에서 주하사(柱下史)가 되었다. 정기를 보양하기를 좋아하여 다른 사람으로부터 정기를 받아들이고 내보내지 않는 것을 귀히 여겼다.[老子姓李名耳 字伯陽 陳人也 生於殷 時為周柱下史 好養精氣 貴接而不施]” 〈권 상 노자(老子)〉
(2) 색인어:열선전(列仙傳), 유향(劉向), 선인(仙人), 신선(神仙), 복약법(服藥法), 벽곡법(辟)穀法, 행기법(行氣法), 신선삼품설(神仙三品說)
(3) 참고문헌
• 列仙傳(明, 正統道藏本)
• 열선전(김장환, 예문서원)
• 新譯 神仙傳(張金嶺, 三民書局)
• 列仙傳(前野直彬, 全釋漢文大系33, 集英社)
【이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