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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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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운부군옥(韻府群玉)》은 송대(宋代) 음응몽(陰應夢)(1224~1314)이 처음 편찬을 시작하여 범례를 만들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그의 두 아들 음유우(陰幼遇)와 음유달(陰幼達) 등이 원(元)나라 초기에 완성한 책이다. 이 책은 중국 고전문헌에 등장하는 글귀들을 운자(韻字)를 가지고 분류하여 편집한 유서(類書)다. 남송 시대에 편찬된 유서 중에 ‘운(韻)으로 사(事)를 묶은’ 서적이 편찬되었지만 이런 체제를 따른 것은 매우 드물었고 거의 남아 있지 않으므로, 원나라 시대에 간행된 《운부군옥》이 현재 남은 가장 오래된 운편유서(韻篇類書)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조선 세종이 1435년(宣德 乙卯) 가을에 강원도감사로 부임하는 유계문(柳季聞)에게 간행하여 배포할 것을 명하였고, 1436년 봄에 강릉과 원주에서 나누어 발간하였다. 간행 당시의 저본은 경연에 소장된 매계서원본(梅溪書院本)(1334년 간행)이었다. 간행 배경과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조선 초기 인본으로 동아시아 서적 유통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책이다.

2. 편자

(1) 성명:음응몽(陰應夢)(1224~1314) 음유우(陰幼遇), 음유달(陰幼達)
(2) 자(字)·별호(別號):음응몽(陰應夢)의 자(字)는 죽야(竹埜), 음유우(陰幼遇)는 자(字)가 시부(時夫), 경현(勁弦)이며, 음유달(陰幼達)의 자는 중부(中夫), 복춘(復春)이다.
(3) 출생지역:봉신(奉新) (현 강서성(江西省) 서북부(西北部) 봉신현(奉新縣))
(4) 주요활동과 생애
이 책의 주요 편찬자로 알려진 음유우의 자(字)가 시부(時夫), 경현(勁弦)이었으므로 편찬자명이 음시부(陰時夫)로 알려진 경우가 많다. 남송 멸망 이후 벼슬에 나가지 않았고 평소 취덕루(聚德樓) 서재에 머물며 장서 살피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어느 날 선인들이 남긴 음운에 관한 저술을 들춰보면서 이 모든 저술들이 포괄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 비교적 완비된 음운(音韻)의 유서(類書)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싹텄다고 한다. 어린 시절 부친의 지도 아래 30년 동안 부지런히 일한 끝에 편찬을 완성했다. 책은 모두 20권으로 상부와 군경을 섭렵하였다. 책을 편성한 후, 음시부의 형인 음유달은 책에서 수집한 전고를 모든 독서인이 한 번 보면 다 알 수 없다고 생각하여, 다시 책 속에 글자 그대로 주석을 달아서 체재를 갖추었다.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에는 《운부군옥》을 송 음시부(음유우)가 골라 정리하고 그 아우 음중부가 주석했다고 하였고 음유달이 음유우의 형인지 아우인지 불분명하다고 하였다. 황우직(黃虞稷)의 《천경당서목(千頃堂書目)》의 기록에 “음유우(陰㓜遇)를 또한 음시우(陰時遇)라고도 쓰고, 자는 시부이며, 봉신(奉新) 사람으로서 여러 대에 걸쳐 같은 곳에 살다가 송조 보우(寶祐) 연간(1253~1258)에 구경과(九經科)에 올랐다가 원조(元朝)가 들어서자 벼슬을 하지 않았다. 그 형 중부의 이름은 유달이다.”라고 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음유달(陰幼達)은 같은 해에 구경과에 급제하였으나 그 밖의 이력은 알려져 있지 않다. 즉 음유우는 부친인 음응몽의 지도를 받아 《운부군옥》을 편찬하고, 그의 형제 음유달은 《운부군옥》의 주석을 달았다. 음시부는 ‘평수운(平水韻)’을 정하여 원래 운 107개에서 하나의 운을 병합한 106개의 운으로 정하였다. 능치륭은 《운부군옥》을 본떠 《오거운서(五車韻書)》를 썼으며, 청(淸)나라 강희(康熙) 연간 장정옥(張廷玉) 등이 뜻을 받들어 《패문운부(佩文韻府)》를 편찬하였고, 《운부군옥》과 《오거운서》를 많이 참고하였다.
(5) 주요저작:음유우의 독자적인 문집은 확인되지 않는다. 《운부군옥》의 저작 이후 《설문해자(說文解字)》의 내용을 추가한 《신증설문운부군옥(新增說文韻府群玉)》(20권, 陰時夫 編輯, 陰中夫編註, [建安] 劉氏日新堂 刊, 元 至正 丙申(1356))이나 명대에 간행된 《신증직음설문운부군옥(新增直音說文韻府群玉)》(20권) 등이 출판되었다.

3. 서지사항

현재 전해지는 《운부군옥》의 간본 중에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은 1334년 매계서원(梅溪書院) 간행의 목판본이다. 원나라 연우(延祐) 원년(元年)(1314)에 작성된 음중부 및 음시부의 서문(序文)이 수록되어 있으며, 1334년 간본은 이미 14세기경부터 여말선초(麗末鮮初)의 한국과 남북조(南北朝) 일본에서 번각(飜刻)되어 유통되었다. 원나라 간본에는 본문 시작 전 권수(卷首) 부분에 ‘원통갑술춘매계서원간(元統甲戌春梅溪書院刊)’의 간기를 표시하고 있다. 매계서원간본의 형태는 사주쌍변(四周雙邊), 10항(行) 소자(小字) 29자(字), 상하대흑구(上下大黑口), 상하하향흑어미(上下下向黑魚尾)의 판식을 보인다.
《운부군옥》이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전해졌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종 17년(1435) 가을에 간행의 명이 있은 후, 이듬해인 1436년 6월 경연 소장의 《운부군옥》 2부를 강원감사에게 보내 판각하도록 하였으므로 그 이전부터 국내에 유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강원도 감사는 유계문(柳季聞)이었고 남수문(南秀文)(1408~1442)은 간행 후 발문을 지었다. 1436년 간본으로 국내 소장본 중에는 그 발문이 남아 있는 책이 있으며 남수문의 문집 《경재유고》와 《동문선》에도 같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발문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세종이 1435년(宣德 乙卯) 가을에 강원도감사로 부임하는 유계문(柳季聞)이 부임하려고 배사(拜辭)하는 날에 간행하여 배포할 것을 명하였고, 다음 해 봄에 사람들을 모집하여, 판재(板材)를 갖추어 보고하니, 이에 집현전에 명하여 경연에 소장한 선본(善本) 2부를 택하여 다시 참고 교정하여 보내서 간행하였다. 발문의 마지막에 ‘강릉원주분간(江陵原州分刊)’이라는 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강릉과 원주에서 나누어 발간하였다는 사실과함께 《운부군옥》의 간행을 위하여 세종의 명으로 집현전에서 내어준 저본이 1334년에 간행된 매계서원(梅溪書院) 간본임을 알 수 있다.
현존 《운부군옥》의 원대간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 밖에 몇몇 소장처에 결락본으로 전해지는 책이 있다. 국외에는 일본의 동양문고(東洋文庫), 정가당문고(靜嘉堂文庫) 등 다수의 기관에서 완질이 확인된다. 조선에서 번각한 판본의 소장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외 주요 고서소장기관만 대략 살펴보아도 약 36종이상이 확인된다. 주요 소장처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고려대도서관, 서울대 규장각, 국립중앙도서관, 한국국학진흥원 등이 있지만 20권 10책의 완질이 전해지는 곳은 매우 드물다. 조선간본의 국외 소장처로는 일본 내각문고(內閣文庫), 궁내청 宮內廳 서릉부(書陵部) 등이 있다.

4. 내용

《운부군옥》의 내용은 서문과 범례, 운부군옥해재사목(韻府群玉該載事目), 운하유목(韻下類目) 등이 있는 권수(卷首) 부분과 20권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조선에서 번각한 판본에도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 음중부 및 음시부의 서문은 1314년에 작성되었다.
책의 본문은 총 20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2권을 1책으로 선장하였으며 권1~4에 상평성(上平聲), 권5~8에 하평성(下平聲), 권9~12에 상성(上聲), 권13~16에 거성(去聲), 권17~20에 입성(入聲)의 운자 및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본문에는 형태소, 단어, 어구, 숙어 등을 106운으로 분운(分韻)하여 평상거입(平上去入) 4성에 따라 배열하였으며, 평성은 다시 상평성과 하평성으로 구분하였다. 각 어구는 맨 아래 글자를 가지고 한 운에 귀속시키는데, 맨 아래 글자가 속하는 성과 운 아래에 놓이는 식이다. 각 운목 밑에는 글자들이 다시 소운(小韻)으로 묶여 배열되는데, 소운 아래에 속하는 글자들은 그 소리가 초성과 종성, 그리고 성조까지 완전히 같은 동음자(同音字)가 된다. 소운, 즉 동음자 군(群)은 ○으로 구분하였고 철저하게 운서의 배열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매계서원 간행의 《운부군옥》 서두에는 〈운부군옥해재사목(韻府群玉該載事目)〉과 함께 〈운하유목(韻下類目)〉이 수록되어 있는데, 분류된 각 운 아래 유목 내에서 실제로 수록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운부군옥해재사목〉은 실제 편집상의 분류 범주로 쓰이는 것들은 아니지만 천문(天文), 지리(地理), 시령(時令), 세명(歲名), 인물(人物) 등 일반적인 유서의 주제 구분과 유사하며, 《운부군옥》이 수록한 내용에 등장하는 단어 어구들이 어떤 일들을 망라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운하유목〉은 음절(音切), 산사(散事), 사운(事韻), 활투(活套) 등 18가지 항목을 열거하고 실제로 쓰인 편집상의 분류를 하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사고전서총목제요》에 의하면 《운부군옥》처럼 ‘운(韻)으로 사(事)를 묶은’ 작업의 비조로 안진경(顏眞卿)의 《운해경원(韻海鏡源)》을 꼽지만 그 책은 전하지 않는다. 남송 시대에 편찬된 유서는 많았으나 이런 체제를 따른 것은 매우 드물었다. 따라서 원나라 시대에 간행된 《운부군옥》이 현재 남은 가장 오래된 운편유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이 조선에서 목판본으로 간행된 것이며, 주요 유서류 서적에는 거의 대부분 인용되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종 18년(1436)에 처음으로 번각 간행하는 명이 있은 후 16세기 이전까지 수차례 간행되었고, 이때에 간행된 것으로 보이는 목판본이 국내외 각급 소장처에 전해지고 있다. 동아시아 서적 유통의 측면에서도 간행 배경과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책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남수문(1408~1442)은 간행 후 발문을 지었다. 그의 문집 《경재유고》와 《동문선》에도 《운부군옥》의 발문이 남아 있다. 발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조(元朝)의 서양(瑞陽) 음씨가 전고(典故)의 서책을 수집하여, 정수하고 기이한 것을 발라내고 찾아내어, 사물에다 운(韻)을 달고 운으로 사물을 적취해놓으니, 부질(部秩)은 비록 간략하나, 만권(萬卷)을 포장 나열하여 보는 자로 하여금 곤망(崑岡)에 올라 구림(璆琳)과 낭간(琅玕)을 오직 마음먹은 대로 취할 수 있는 것 같이 하였으니, 참으로 군옥(群玉)의 부고(府庫)라 이를 만하다.……선덕(宣德) 을묘년 가을에 강원도 감사 신 유계문(柳季聞)이 부임하려고 배사(拜辭)하는 날에, 주상께옵서 유시하시기를, “군옥의 책이 그 문사(文士)에 있어서는 도움이 되는 바가 실로 많을 것이므로 내가 간행하려 하니, 경은 그 백성을 번거롭게 하지 말고 도모하도록 하라.” 하셨다. 다음 해 봄에 일없는 사람들을 모집하여, 板材를 갖추어 보고하니 이에 집현전에 명하시어 경연에 소장한 선본(善本) 2부를 택하여 다시 참고 교정하여 보냈던 것이다. 이리하여 비로소 판에 새겨 그 전포를 널리 하게 된 것이다.[元朝瑞陽陰氏 蒐獵典策 剔搜精奇 以事繫韻 以韻摘事 部秩雖簡 而苞羅萬卷 使觀者 如登崐岡而璆琳琅玕 惟其所取 眞可謂群玉之府也……宣德乙卯秋 江原道監司臣柳季聞拜辭之日 上諭之曰 群玉爲書 其於文士 所裨實多 予欲刊布 卿其不煩民以圖之 越明年春 募游手備材以聞 爰命集賢殿 出經筵所藏善本二部 參校送之 於是 始鋟于梓 用廣其傳]“ 《동문선(東文選)》 〈운부군옥발(韻府群玉跋)〉
• 중종 때 윤은보 등이 임금에게 《운부군옥》은 시를 짓는 데에 가장 요긴하다고 아뢴 적이 있는데, 이 사실에 비추어보아 이 책은 당시 시문창작 방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유서였음을 알 수 있다. 실록에 기록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사신이 나오면 우리나라를 문헌(文獻)의 나라라 하여 반드시 시문(詩文)으로 서로 접대하였고, 중국이 우리나라를 중히 여김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운부군옥》은 시를 짓는 데에 가장 요긴하니 신증(新增)을 합하여 국(局)을 설치하고 글에 능한 당상관과 낭관으로 하여금 주관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큰 글자로 간행하고 칠률(七律)과 오율(五律)을 운(韻)에 따라 유별로 모아 간행하소서.[且天使若出來 則以我國爲文獻之邦 必以詩文相接也 中朝之重我國 亦以此也 韻府群玉 最要於述詩 合新增而設局 令能文堂上郞官主之 以大字刊出七律五律 以韻類聚]” 《중종실록》 94권, 중종 35년(1540) 11월 28일 을묘
(2) 색인어:운부군옥(韻府群玉), 신증설문운부군옥(新增說文韻府群玉), 신증직음설문운부군옥(新增直音說文韻府群玉),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음응몽(陰應夢), 음유우(陰幼遇), 음유달(陰幼達), 음시부(陰時夫)
(3) 참고문헌
• 中國類書總目初稿:書名․著者索引篇(莊芳榮 編, 臺灣學生書局)
• 中國印刷史(張秀民, 浙江古籍出版社)
• 〈《韻府群玉》 版本考(1)~(5)〉, 《斯道文庫論集》(住吉明彦, 慶應義塾大學附屬硏究所斯道文庫)
• 조선의 백과지식(옥영정 등 저,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 한중 유서문화개관(최환, 영남대학교 출판부)

【옥영정】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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