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육도(六韜)》는 주 문왕(周文王)을 도와 주(周) 왕조를 창건한 태공망(太公望)이 문왕(文王), 무왕(武王)과 군사에 대해 문답한 형식으로 정리한 6권 60편의 병서이다.
2. 저자
(1)성명:강상(姜尙)(B.C. 1212?~B.C. 1073)
(2)자(字)·별호(別號):성은 강(姜), 자는 자아(子牙). 문왕에게서 상보(尙父)의 호칭을 받았고, 망(望)이라는 칭호를 덧붙였으므로 강태공(姜太公),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 여망(呂望), 여아(呂牙) 등으로 불림.
(3)출생지역:미상(未詳).
(4)주요활동과 생애
태공망은 동해인(東海人)으로 선조가 사악(四嶽)을 맡아 우임금의 치수를 도왔다는 것으로 보아 높은 가문 출신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료자(尉繚子)》에 따르면 그는 70세에 은(殷)나라의 수도인 조가(朝歌)에서 소 잡는 백정 노릇을 하였고 맹진(孟津)에서 밥장수를 하였다. 70세가 넘도록 그의 재주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위수(渭水) 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사냥을 나온 문왕을 만나 천하의 일을 논하면서 초빙되었다고 한다. 그는 주 문왕의 스승으로 초빙되어 약소국이었던 주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고 문왕의 사후에는 무왕을 보필하여 전군을 이끌고 목야(牧野)의 들판에서 일전을 치러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평정하였다고 한다. 후일 중국에서는 태공망을 병학의 원조로 받들어 당(唐)나라 시대에는 문묘(文廟)에 공자(孔子)를 모시고 무묘(武廟)에는 그를 모시기도 하였다
(5)주요저작:미상(未詳).
3. 서지사항
《육도》는 언제 편찬되었고 현존하는 지금의 체재가 갖추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존하는 《육도》의 내용 중에는 태공망의 저술로 보기 어려운 내용이 적지 않은데 예를 들어 후대에 만들어진 무기나 장비에 대한 내용 등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시대 말기에 이미 육도라는 책의 명칭이 보이고 1972년 은작산(銀雀山)에서 발굴된 서한(西漢) 초기의 고분에서 《육도》 중 14편의 죽간이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주나라 초기 태공망과 문왕, 무왕과의 대화의 내용이 기록된 이후 전해지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에서 여러 학자들에 의해 가감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태공 병법 237편’이 기록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현존하는 《육도》는 이 중 주요한 내용만 간추려 편찬한 것이었다. 북송(北宋) 시대인 1080년 송 신종(宋神宗)은 이 책과 《손자(孫子)》, 《오자(吳子)》, 《사마법(司馬法)》, 《삼략(三略)》, 《위료자(尉繚子)》, 《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 등을 교정하여 한 책으로 간행하도록 하였다. 이에 추밀원 검상관 왕진(王震) 등이 그 책임을 맡아 편찬하고 이를 ‘무경칠서(武經七書)’라고 하였다.
4. 내용
이 책은 3권 60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량은 약 16,800여 자로 상당하다. 각 편명은 해당 편의 주제로서 각 편에 나오는 구절을 딴 것이다. 제1권 〈문도(文韜)〉는 〈문사(文師)〉, 〈영허(盈虛)〉, 〈국무(國務)〉, 〈명전(明傳)〉, 〈육수(六守)〉, 〈수토(守土)〉, 〈수국(守國)〉, 〈상현(上賢)〉, 〈거현(擧賢)〉, 〈상벌(賞罰)〉, 〈병도(兵道)〉 등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편에서는 문왕이 태공망을 처음 만나서 스승으로 삼게 된 경위와 정치와 작전의 큰 원칙을 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민심을 수습하고 인재를 등용하는 법, 상벌을 분명히 하고 군의 올바른 지휘체계 등을 정립하는 내용이 실려 있는데 11편까지는 문왕과의 문답이고 마지막 12편만이 무왕과의 문답인 점이 특이하다.
제2권 〈무도(武韜)〉는 〈발계(發啓)〉, 〈문계(文啓)〉, 〈문벌(文伐)〉, 〈순계(順啓)〉, 〈삼의(三疑)〉 등 5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 내용은 천하를 다스리는 요체와 책략을 써서 전쟁하지 않고 승리하는 12가지의 방법과 3가지 계책 등을 언급하고 있다. 앞의 4편까지는 문왕과의 문답이다.
제3권 〈용도(龍韜)〉는 〈왕익(王翼)〉, 〈논장(論將)〉, 〈선장(善將)〉, 〈입장(立將)〉, 〈장위(將威)〉, 〈여군(勵軍)〉, 〈음부(陰符)〉, 〈음서(陰書)〉, 〈군세(軍勢)〉, 〈기병(奇兵)〉, 〈오음(五音)〉, 〈병징(兵徵)〉, 〈농기(農器)〉 등 13편으로 되어 있는데 앞 권과 달리 모두 무왕과의 문답이다. 이 권에서는 주로 군대의 편성과 운용, 장수의 자질과 요건, 장수의 임명과 군내의 자질, 군내의 상벌, 비밀 통신, 승패의 징조 등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특히 구체적으로 지형에 따라 어떠한 전술을 사용해야 하는 지에 대해 정리된 것을 통해 고대 중국의 전투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제4권 〈호도(虎韜)〉에서는 주로 군대의 무기와 장비, 진법과 전술 등에 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각 편은 〈군용(軍用)〉, 〈삼진(三陳)〉, 〈질전(疾戰)〉, 〈필출(必出)〉, 〈군략(軍略)〉, 〈임경(臨境)〉, 〈동정(動靜)〉, 〈금고(金鼓)〉, 〈절도(絶道)〉, 〈약지(略地)〉, 〈화전(火戰)〉, 〈누허(壘虛)〉 등이다. 구체적으로 〈군용〉은 무기를, 〈삼진〉은 군대의 전투 배치를, 〈질전〉과 〈필출〉은 포위된 상황에서의 돌파를, 〈동정〉은 매복전, 〈누허〉는 추격전 등을 논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당시의 구체적인 전투 양상과 전술을 엿볼 수 있는 주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제5권 〈표도(豹韜)〉는 특수한 지형에서의 전투를 논하고 있는데, 〈임전(林戰)〉, 〈돌전(突戰)〉, 〈적강(敵强)〉, 〈적무(敵武)〉, 〈조운산병(鳥雲山兵)〉, 〈조운택병(鳥雲澤兵)〉, 〈소중(少衆)〉, 〈분험(分險)〉 등 8편이 수록되어 있다. 〈표도〉에서는 삼림 지역이나 늪지대에서 기동하고 싸우는 전술과 적지에 깊숙이 들어가 불리한 여건에서 이를 돌파하는 방법, 산악전과 도하전, 험난한 지형에서의 전투 방식 등을 논하고 있다.
제6권 〈견도(犬韜)〉는 군대의 분산과 집결, 교육과 훈련, 보병과 기병, 전차병의 편성과 운용 전술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 병종별로 지휘 통제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6권에는 〈분합(分合)〉, 〈무봉(武鋒)〉, 〈연사(練士)〉, 〈교전(敎戰)〉, 〈균병(均兵)〉, 〈무거사(武車士)〉, 〈무기사(武騎士)〉, 〈전차(戰車)〉, 〈전기(戰騎)〉, 〈전보(戰步)〉 등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5. 가치와 영향
《육도》는 실제 저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중국 병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춘추시대 초기 태공망의 병학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이후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여러 사람의 병학이 반영되면서 후한(後漢)이나 위진시대(魏晉時代)에 정리된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손자》 등 다른 병서와 달리 이 책에서는 공격과 방어, 군사의 운용 등 구체적인 내용이 풍부히 담겨 있어 장수들의 병학 교육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북송대(北宋代) ‘무경칠서’의 한 종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무과 시험의 한 과목인 강경(講經)의 주요 대상이 되었고, 조선(朝鮮)의 진법서에도 관련 내용이 수록되는 등 조선의 무관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6. 참고사항
(1)명언
• “군주가 어질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롭고 백성들은 혼란하며, 군주가 현명하면 나라가 편안하고 백성들은 다스려지니, 화복(禍福)은 군주에게 달려 있지 천시(天時)에 달려 있지 않다.[君不肖 則國危而民亂 君賢聖 則國安而民治 禍福在君 不在天時]” 〈문도(文韜) 영허(盈虛)〉
• “우리 군대가 겉으로는 혼란하면서도 안으로는 정돈되어 있고, 굶주린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배가 부르고, 안으로는 정예로우면서도 겉으로는 무딘 듯하며, 병사들로 하여금 한 번 모이고 한 번 떠나가서 통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한 번 집합하고 한 번 흩어져서 기강이 없는 것처럼 보여서 그 공격할 계책을 숨기고 그 발동하는 기미를 은밀히 하며, 진지를 높이 쌓고 정예병을 숨겨서 조용하여 소리가 없는 것처럼 하여 적으로 헤아릴 수 없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적은 우리가 대비하는 줄을 알지 못할 것이니, 적이 서쪽에서 오고자 하면 우리는 그 동쪽을 습격하는 것이다.[吾外若亂而內實整 示以飢以實飽 內實精而外若鈍 使士卒 一合而一離 如無節制 一聚而一散 如無統紀 陰秘其攻戰之謀 深密其發動之機 高其壁壘 使不得而入 隱伏其精銳之士 寂若無聲 使不得而測 敵旣不知我所備 彼欲其西 吾則襲其東]” 〈문도(文韜) 병도(兵道)〉
• “천하를 이롭게 하는 자는 천하가 열어주고, 천하를 해롭게 하는 자는 천하가 막으며, 천하를 살려주는 자는 천하가 은덕으로 여기고, 천하를 죽이는 자는 천하가 해치며, 천하를 형통하게 하는 자는 천하가 형통하게 하고, 천하를 곤궁하게 하는 자는 천하가 원수로 여기며, 천하를 편안하게 하는 자는 천하가 믿고, 천하를 위태롭게 하는 자는 천하가 재앙을 내립니다. 천하라는 것은 군주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니 오직 도(道)가 있는 자가 처할 수 있는 것입니다.[利天下者 天下啓之 害天下者 天下閉之 生天下者 天下德之 殺天下者 天下賊之 徹天下者 天下通之 窮天下者 天下仇之 安天下者 天下恃之 危天下者 天下災之 天下者 非一人之天下 惟有道者處之]” 〈무도(武韜) 발계(發啓)〉
(2)색인어:육도(六韜), 강상(姜尙), 태공망(太公望), 문왕(文王), 무왕(武王).
(3)참고문헌
• 太公六韜今註今譯(徐培根, 商務印書館)
• 六韜(中國兵書集成1, 解放軍出版社)
• 六韜直解(漢文大系, 富山房)
• 육도·삼략(유동환 역, 홍익출판사)
• 譯註 六韜直解(성백효 외 역, 전통문화연구회)
【노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