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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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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왕부(王符)는 동한(東漢) 시기의 철학자이자 정치평론가이면서 사상가다. 《잠부론(潛夫論)》은 전 10권 36책으로 구성되었는데, 고대 중국의 대표적 정치평론서면서 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왕충(王充)의 《논형(論衡)》, 중장통(仲長統)의 《창언(昌言)》과 더불어 동한 시기를 빛낸 정치평론서라고 할 수 있다.

2. 저자

(1) 성명:왕부(王符)(85~162)
(2) 자(字):자는 절신(節信)
(3) 출생지역:안정(安定) 임경(臨涇)(現 감숙성(甘肅省) 진원현(鎭原縣))
(4) 주요활동과 생애
왕부는 동한 말기 황건적(黃巾賊)의 난(184) 이전에 동한 사회에서 발생한 장기간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직접 겪으면서 일평생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왕부는 종신토록 은둔생활을 하면서 독서와 저술활동에 전념했다. 그는 《시경(詩經)》, 《상서(尙書)》, 《주역(周易)》, 《춘추좌전(春秋左傳)》, 《예기(禮記)》등을 비롯한 경학과 제자백가의 학문에 매우 정통하여, 자신의 저작에서 논리를 전개하는 가운데 유효적절하게 경서를 인용하여 논지의 근거로 활용했다. 이러한 모습은 그의 저서인 《잠부론》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왕부의 학술적 입장은 그 주된 철학이 ‘원기(元氣)’와 ‘음양(陰陽)’, 그리고 인본주의(人本主義)에 있다. 왕부는 원기를 천지만물의 근원으로 보고, 그 원기가 분화하여 음양을 이루고 그것이 천지와 만물 및 인간을 생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왕부는 동한 시기에 유행했던 참위미신(讖緯迷信)에 대하여 결연하게 반대의 입장을 견지했으며, 오직 부단한 학문 연마와 자기수양을 통해서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왕부는 정치와 사회 전반에 관해서 개혁을 주장하면서 관리제도의 혁신, 법률제도의 효율 및 정확성, 능력본위의 인재선발, 봉록제도의 개선, 농업생산의 증대와 군사정책의 올바른 수립을 통하여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을 매우 상세하게 한 점에서 그의 비판철학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5) 주요저작:《잠부론(潛夫論)》

3. 서지사항

‘잠부론(潛夫論)’이란 서명은 《주역(周易)》 건괘(乾卦) 초구(初九)의 효사(爻辭)인 “잠긴 용은 쓰지 말라.[潛龍勿用]”라는 문구에서 그 따온 것이다. 이를 통해서 자신은 정치권에 관여하지 않고 오직 독서와 저술로 일관한 ‘잠부(潛夫)’의 기개를 실천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나타내고 있다. 본서는 전 10권 36책으로 이루어졌으며, 각각의 편마다 제목을 붙여 토론과 평론의 주제를 밝혔으며, 마지막 36편은 1~35편까지 문장을 쓰게 된 동기와 목적을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4. 내용

이 책은 당시의 정치에 관하여 장단점을 평론하고, 참위미신에 대한 비판, 관리의 부패와 사치 및 무능함과 탐욕에 대한 고발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 제시, 변방과 이민족의 침입에 대한 국방정책 및 구체적인 대안 제시, 유능하고 현명한 인재 등용에 관한 자신의 견해, 소송과 형법제도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과 그것의 구체적인 개혁방안, 점과 무당 및 관상 그리고 교제(交際)와 상고시대 인물들의 덕치에 관한 역사적 고증, 제각각 난립한 당시의 성씨의 분화에 대한 학술적 연구, 인성(人性) 문제에 관한 논의, 천도(天道)의 문제나 운명 및 귀신 등 다양한 문제에 관해서도 심도 있는 식견을 담아놓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잠부론(潛夫論)》을 저술한 왕부는 범엽(范燁)의 《후한서(後漢書)》에 왕충(王充), 중장통(仲長統)과 함께 하나의 전(傳)으로 묶여 〈왕부왕충중장통열전(王符王充仲長統列傳)〉이라는 한 편을 형성하고 있으며, 범엽은 “당시의 사회를 좀먹는 정치를 상세하게 관찰하여 정치기술의 문제를 잘 조명했다.”라고 극찬을 하고 있다. 또한 당(唐)나라의 한유(韓愈)는 〈후한삼현찬(後漢三賢贊)〉에서 왕부를 ‘일대 현자의 대표’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아울러 청대(淸代)에 저술된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에서는 《잠부론(潛夫論)》에 대하여 “그 내용은 동한 말기의 정치 폐단을 절박하게 비판한 것이 많고……정치의 본질을 꿰뚫은 면은 《창언(昌言)》과 비슷하나 명철함은 그보다 나으며, 시비를 변별함에 있어서는 《논형(論衡)》과 비슷하나 순정함은 그보다 낫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외에도 《잠부론》은 《사고전서(四庫全書)》 자부(子部) 유가류(儒家類) 제일(第一)에 수록되어 있고, 《사부비요(四部備要)》, 《사부총간(四部叢刊)》, 《신편제자집성(新編諸子集成)》에도 수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잠부론》에 대한 후세인들의 가치와 중요함을 알 수가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대붕이 깃털 하나의 가벼움에 의지해 하늘로 비상하는 것이 아니고, 준마가 전력 질주할 때 다리 하나의 힘으로만 달리지 않는다.[大鵬之動 非一羽之輕也 騏驥之速 非一足之力也]” 〈석난(釋難)〉
• “속담에 ‘한 마리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는 소리만 듣고 따라 짖는다. 세상이 이를 우려한 지가 진실로 오래됐다.’라고 하였다.[諺曰 一犬吠形 百犬吠聲 世之疾此 固久矣哉]” 〈현난(賢難)〉
(2) 색인어:왕부(王符), 잠부론(潛夫論), 동한(東漢), 후한서(後漢書), 천(天), 원기(元氣), 무본(務本)
(3) 참고문헌
1) 판본
• 《湖海樓叢書》本(汪繼培 校箋本)
• 《四部備要》本(中華書局)
• 《新編諸子集成》本(中華書局)
• 《四部叢刊》本(張元濟主編, 商務印書館)
• 《潛夫論校正》(彭鐸)
• 《王符潛夫論譯注》(胡大俊·李仲立·李德奇, 甘肅人民出版社)

【조원일】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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