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는 현존하는 중국 도교(道敎) 단정파(丹鼎派) 또는 금단도교(金丹道敎)의 최초 이론서이다. 《주역참동계》는 그 서명에서 드러나듯이 주역(周易)을 입론의 근거이자 원리로 하여 주역, 황로(黃老), 화로(火爐)의 세 학문이 결합된 문헌임을 엿볼 수 있다. 《주역참동계》는 연단을 제련하여 복식하는 방법으로 신선이 되기를 추구하였던 외단(外丹) 이론서이자 동시에 당대(唐代) 이후 주석가들에 의해 내단(內丹)을 대표하는 문헌으로 부각된 점에서 중국 도교의 내외단(內外丹)의 발전 흐름과 그 이론체계를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2. 저자
(1) 성명:위백양(魏伯陽)(미상)
(2) 자(字)·별호(別號):이름은 상(翔), 고(翶)이고, 자는 백양, 호는 운아자(雲牙子), 운하자(雲霞子).
(3) 출생지역:회계(會稽) 상우(上虞)(현 강소성(江蘇省))
(4) 주요활동과 생애 : 갈홍의 《신선전》에 따르면 위백양은 고귀한 가문 출신으로 그는 도술(道術)과 양신(養身)에 관심을 가진 연단가(煉丹家)로 알려져 있다. 그는 회계(會稽) 상우(上虞) 즉 현재 중국 강소성에서 태어났으며, 후한(後漢) 환제(桓帝)(재위기간 147-167) 시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명문가 출신으로 당시 출사를 위한 유학에 관심을 갖지 않고, 연단술의 방법에 골몰하여 제자 세 사람과 함께 산속으로 들어가 수행한 뒤 금단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알려져 있다.
(5) 주요저작:《구당서(舊唐書)》에는 위백양이 《주역참동계》 2권과 《주역오상류(周易五相類)》 1권을 찬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3. 서지사항
《주역참동계》의 저자에 관한 문제는 현재 두 가지 설이 공존한다. 하나는 갈홍의(葛洪)의 《신선전(神仙傳)》에서 위백양(魏伯陽)이 《주역》을 요약하여 저술하였고, 환제(桓帝) 시기에 순우숙통(淳於叔通)에게 주었다는 내용에 근거해 그 저자를 위백양으로 보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팽효(彭曉)의 《주역참동계분장통의(周易參同契分章通義)》와 도홍경(陶弘景)의 《진고(眞誥)》 주석에서 위백양 이외에 서종사(徐從事), 순우숙통(淳於叔通) 2명 또한 저자라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 따라, 이 세 사람을 《주역참동계》의 공동저자로 보는 입장이다. 현재 학계에서는 《주역참동계》는 위백양에 의해 완성되었는데, 순우숙통이 위백양에게 이 책을 받았다는 점과 서종사에게서 술(術)을 배웠다는 점에 기인하여, 위백양이 《주역참동계》의 저자라는 점을 공인하는 상황이다.
《주역참동계》의 저자인 위백양은 후한(後漢) 환제(桓帝)(146~167) 시기 사람이므로 이 책의 성립시기 역시 환제시기 전후라 할 수 있다. 《주역참동계》는 상중하의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편은 40장, 중편은 38장, 하편은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상중하 3편 총 90장이며, 마지막에 찬서(贊序)가 실려 있다.
《주역참동계》의 판본은 《정통도장(正統道藏)》에 수록된 음장생(陰長生)의 《주역참동계》, 무명씨(無名氏)의 《주역참동계》, 《정통도장》과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된 팽효(彭曉)의 《주역참동계분장통의(周易參同契分章通義)》, 주희(朱熹)의 《주역참동계고이(周易參同契考異)》 등 수십 종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권극중(權克中)이 1639년 서를 붙인 《참동계주해(參同契註解)》가 전편에 걸쳐 주석을 낸 완성본이며, 서명응(徐命膺) 또한 1786년에 서를 붙인 《역참동계상석(易參同契詳釋)》이 있다.
4. 내용
《주역참동계》에 담긴 주요 사상은 《주역》에서 강조한 음양(陰陽)의 도(道)를 기본으로 황로의 자연의 이치와 화로(火爐), 연단(煉丹)의 일을 서술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그리고 연단을 제련하여 복식하는 것을 신선이 되는 주요 방법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외단(外丹) 이론에 속하는 저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역참동계》에서는 먼저 신선이 되고자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소개와 그 제련법, 화후(火候)를 조절하고 장악하는 방법, 단약을 복용하는 구체적인 방식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화후를 조절하고 장악하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있어, 1년을 주기로 12지지(地支)를 사계절에 배당하고, 이를 주역의 괘(卦)를 중심으로 12개월에 배분하여 설명하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구체적으로 《주역참동계》 상편에서 건곤감리(乾坤坎離)의 4괘로 자연계와 음양의 변화를 상징하고, 이로부터 일월성수(日月星宿)의 운행 및 사계절의 교체 및 24절기의 운행변화 등을 설명하는 점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주역참동계》 상편은 주로 자연계의 운행법칙과 인사(人事)와의 관계, 양성(養性) 및 복식(服食)을 주로 다루고, 중편에서는 음양의 소식(消息)과 화후(火候)의 변화 및 연단의 원리 등을 설명하며, 하편에서는 연단의 과정 및 그 효능, 화후의 기능과 성패득실, 그리고 주역, 황로, 화로의 원리가 동일한 점, 작자가 《주역참동계》를 찬술한 목적과 그 주지 등 전체 내용을 결론짓는 성격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5. 가치와 영향
《주역참동계》의 글은 대부분 유비적(類比的)인 비유와 심오한 문자로 구성되어 있어 그 실질적 함의와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역참동계》가 1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후대 학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연구되고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졌음에도 일관된 이해방식의 정립이 어려웠고, 도리어 상이한 이해에 따른 수많은 단정(丹鼎)이론으로 확산되었다. 이처럼 《주역참동계》는 단정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외단설의 정립과 발전에 지대한 이론적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중국도교의 발전사에서 외단이 지니는 각종 부작용과 실효성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내단사상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내단학자들은 《주역참동계》로부터 내단수련의 방법을 도출하였다. 따라서 《주역참동계》의 주석서는 크게 외단적 주석과 내단적 주석의 두 갈래로 나뉘게 되어 전체 도교 내외단 이론의 정립에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주역참동계》는 또한 도교이론의 발전에 있어서의 공헌뿐 아니라 고대 중국 이래의 화학 등 자연과학의 발전 및 인체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하는 의학의 발전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된다.
《주역참동계》는 조선시대 내단서의 확립에도 이론적인 기여를 하였다. 조선시대의 《주역참동계》 주석서는 권극중과 서명응의 2종이 있는데, 이들 모두 외단이론을 내단이론으로 전환하고, 내단수련이론을 확립한 기본적 관점을 수용하여 발전시켰다. 특히 권극중은 도교의 내단 수련이론을 참동론(參同論), 금단지법(金丹之法) 등을 중심으로, 서명응은 괘상(卦象)의 변화와 연결시키고 의학적 관점을 접목하여 체계화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안으로 導引하여 삶을 기른다면 黃老의 자연에 합치하게 되고 덕을 두텁게 쌓아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은 가까이 내 마음에 있어 내 몸을 떠나지 않는다. 하나를 지켜 놓지 않으면 장수할 수 있다.[引內養性 黃老自然 含德之厚 歸根返元 近在我心 不離己身 抱一毋舍, 可以長存]” 〈務在順理章 第八十九〉
• “세 가지를 열거하였지만 이 세 가지는 가지와 줄기처럼 서로 이어져 있어 한 곳에서 나온 것이지만 이름을 달리하는 것이다. 모두 하나의 문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참동계라고 명명하니 은미하게 그 단서를 살핀다면 말은 적지만 도는 크다. 후학은 마땅히 따라야 할 것이다.[羅列三條 枝莖相連 同出異名 皆由一門……命參同契 微覽其端 辭寡道大 後嗣宜遵]” 〈審用成物章 第九十〉
• “건곤(乾坤)이란 역(易)의 문호이니 모든 괘의 부모이다.[乾坤者 易之門戶 衆卦之父母]” 〈乾坤易之門戶章 第一〉
(2) 색인어: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 위백양(魏伯陽), 순우숙통(淳於叔通), 주역(周易), 황로(黃老), 화로(火爐), 단정(丹鼎), 외단(外丹), 내단(內丹)
(3) 참고문헌
• 周易參同契(陰長生, 正統道藏)
• 周易參同契分章通義(彭曉, 正統道藏)
• 新譯 周易參同契(劉國樑, 三民書局)
• 중국도교사(모종감 저, 이봉호 역, 예문서원)
• 참동계와 태극도(서대원, 동양철학연구)
【이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