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지리전서청오선생장경(地理全書靑烏先生藏經)》은 조선 사회에서 풍수지리학의 중요 문헌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청오경》이라는 이름으로 언급하면서 ‘지리(地理)의 원조(元祖)’라고 규정지었다. 조선의 법전인 《경국대전》에서는 음양과(陰陽科)의 과시서(科試書)이자 취재(取才)를 위한 필독서 중 하나로 이 문헌이 소개돼 있다. 《청오경》는 또다른 풍수 문헌인 《금낭경(錦囊經)》과 함께 조선 과시에서 줄곧 배강(背講)으로 시험을 치를 정도로 중요시 여겨졌다.
이 문헌의 출처는 확실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한(漢)나라 때의 인물인 청오자(靑烏子)가 지었다고 해서 《청오경(靑烏經)》으로 불린다. 당나라 때 유명 풍수지리가인 양균송(楊筠松)은 《청오경》과 쌍벽을 이루는 풍수고전인 《금낭경》에서 15차례나 인용한 ‘경(經)’이 바로 《청오경》을 가리킨다고 기술했다. 이는 《청오경》이 단연 풍수지리서의 조종(祖宗)임을 의미한다.
2. 저자
(1) 성명:청오자(靑烏子)(?~?)
(2) 자(字)·별호(別號):미상
(3) 출생지역:미상
(4) 주요 활동과 생애
한나라 때 인물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청오경》의 주를 단 양균송은 청오자가 지리(地理) 음양(陰陽)의 술법에 정통했다고 기술했다. 동진(東晋)(317~420) 시기의 도교 서적인 《포박자(抱朴子)》에는 청오자가 팽조(彭祖)의 제자로 백 살을 넘게 살다가 신선이 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청오자가 《청오경》의 저자가 아니라는 설, ‘청오’라는 명칭이 상지술(相地術)과 관계 깊은 일반 명사라는 설 등이 제기된 바 있다.
대체로 청오자는 한대에 풍수지리에 능한 사람이었고 그 명성이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및 당(唐) 나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자자했으며, ‘청오’ 또는 ‘청오자’가 지리를 잘 보는 사람을 통칭하는 대명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3. 서지사항
《청오경》은 여러 학자들의 주(注)가 달린 판본들이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는 대당국사(大唐國師) 양균송(楊筠松)의 주(注)가 달린 판본인 《지리전서청오선생장경》이 규장각(奎章閣)에 보관돼 있다. 1866년(고종 3)에 중간된 훈련도감자본((訓練都監字本))으로 책 크기는 32x20cm, 모두 1책 9장 분량이다. 표제는 ‘청오경’으로 돼 있는데, 본문 첫 장 모두(冒頭)에는 ‘지리전서청오선생장경’이란 책명이 씌어져 있다. 중국에서는 《청오경》이 《장경(葬徑)》, 《상지골경(相地骨經)》, 《청오자상총서(靑烏子相冢書)》 등으로 불리면서 명청(明靑) 시대에 걸쳐 다양한 판본이 전해져 내려온다. 고금도서집성본(古今圖書集成本), 이문광독본(夷門廣牘本) 등 중국 판본의 경우 주석자가 금나라 때 승상 올흠측(兀欽仄)이라는 점이 양균송 주석의 규장각본과는 차이가 난다.
4. 내용
본문 800여 자, 절제된 4언체로 이뤄진 짧은 글로 장이나 절의 구분이 없이 한 문장으로 연속돼 있다. 내용은 풍수의 요체가 되는 음양(陰陽)과 길흉, 장사(葬事)와 인생의 상관성, 산과 수의 형세(形勢)에 따른 길흉 판단, 혈(穴)과 생기(生氣)의 관계, 동기감응(同氣感應) 등을 함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초목이 자라지 않는 동산(童山), 용맥이 끊긴 단산(斷山), 거친 돌만 많은 석산(石山), 용맥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가고 있는 과산(過山), 외로이 홀로 서 있는 독산(獨山), 앞이 꺼진 핍산(逼山), 좌우가 기운 측산(側山) 등은 흉(凶)을 불러오는 불가장지(不可葬地)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 풍수가들에게도 여전히 금과옥조로 사용되는 풍수론이다.
5. 가치와 영향
《청오경》은 《금낭경》과 함께 조선시대에 풍수학 과시과목 10과목 중 암송(暗誦)과 배강(背講)이 요구되는 과목으로 선정될 정도로 풍수지리학 연구의 근간이 되는 책이다. 《청오경》은 지리의 원조로 인식돼 《조선왕조실록》에서 5차례 언급돼 있다. 가장 이른 기록은 ‘세종실록’에서 보이는데, 풍수의 길흉을 따지는 데 있어서 《청오경》을 그 근거로 삼는다는 내용이다. 조선시대 내내 왕실 및 사대부가에서 기준이 되는 풍수지리 문헌으로 통용됐다.
6. 참고사항
(1)명언
• “음양이 부합하고 천지가 서로 통할 때 내기(內氣)는 안에서 생명을 싹틔웠고 외기(外氣)는 밖에서 형상을 이루었다. 내외의 기가 서로 도와 풍수가 절로 이루어진다.[陰陽符合 天地交通 內氣萌生 外氣成形 內外相乘 風水自成]” 〈청오경〉
• “기는 바람을 타면 흩어지고 맥(脈)은 물을 만나면 머물게 되니, 맥이 감춰진 듯 숨어서 꿈틀거리듯 하면 부귀한 땅이다.[氣乘風散 脈過水止 藏隱蜿蜒 富貴之地]” 〈청오경〉
• “국초(國初)에는 단지 《청오경》과 《금낭경》 등 몇 종류의 지리서만 있었을 뿐인데, 그 술법을 업으로 삼는 자들 사이에도 신통하게 지혜로운 이가 많았다.[國初只有靑烏錦囊數種地書 而業其術者間多神慧]” 〈弘齋全書 권117〉
(2)색인어:청오자(靑烏子), 청오경(靑烏經), 장경(藏經), 음양(陰陽), 내기(內氣), 외기(外氣), 과시서(科試書) (3)참고문헌
• 神秘的風水(王玉德, 人民出版社)
• 청오경·금낭경(최창조 역주, 민음사)
• 조선의 풍수(村山智順, 민음사)
• 한국의 풍수사상(최창조, 민음사)
• 조선 풍수학인의 생애와 논쟁(김두규, 궁리출판사)
• 한국의 풍수지리와 건축(박시익, 일빛)
• 풍수:역사이론비평(박정해, 민속원)〮
• 조선왕조실록의 풍수지리문헌 연구(장성규, 공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안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