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동진(東晉)의 갈홍(葛洪)이 지었으며, 중국의 신선방약(神仙方藥)과 불로장수의 비법을 담은 책이다. 도교사(道敎史)에서 매우 중요한 저술로 꼽힌다.
2. 저자/편자
(1)성명:갈홍(葛洪)(284~364)
(2)자(字)·별호(別號):자(字)는 치천(稚川)이고, 호는 포박자(抱朴子)이며, 별칭은 관내후(關內侯)이다.
(3)출생지역:동진(東晉)시대 강소성(江蘇省) 단양군(丹陽郡) 구용현(句容縣)
(4)주요활동과 생애
혜제(惠帝) 태안(太安) 연간에 반란을 일으킨 석빙(石冰)을 격파한 공으로 복파장군(伏波將軍)에 임명되었다. 또 그는 역사에 재능이 있었는데, 그것이 인정되어 산기상시대저작(散騎常侍大著作)으로 추천되기도 하였다. 갈홍은 어릴 때부터 유학은 물론 제자백가의 사상이 담긴 책을 구해 보는 등 당시의 주된 사상을 두루 공부하였지만, 그들의 사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데다 만족스럽지도 못하자 연금술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갈홍의 할아버지와 종형제였던 갈현(葛玄)은 위(魏)나라의 조조(曹操) 앞에서 마술을 펼쳐보였던 좌자(左慈)의 제자로, 그 역시 여러 가지 술법을 구사했던 인물이었다. 좌자는 갈현에게 《구정단경(九鼎丹經)》, 《태청단경(太淸丹經)》, 《금액경(金液經)》 등을 주었고, 갈현은 이것을 다시 정은(鄭隱)에게 전해주었는데, 정은은 바로 갈홍의 스승이었다. 정은은 갈홍에게 자신의 모든 지식을 가르쳐준 후 산속으로 들어갔다.
갈홍은 한때 포현(鮑玄)이라는 학자를 스승으로 모신 적이 있었는데, 당시는 한창 전란이 계속되어, 그가 살고 있던 지방이 유민 반란군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내전 상태가 지속되자 그는 각지를 유랑한 끝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고, 관내후(關內侯)에 봉해졌다. 당시는 동진왕조가 들어설 때로, 이 무렵 갈홍은 교지구루(交阯句漏)(베트남 북방 경계)에 단사(丹砂)가 난다는 소식을 듣고 수령을 자원하였다. 광주(廣州)를 지나 임지로 부임하던 중 광주자사(廣州刺史) 등악(鄧嶽)의 지우(知遇)를 받고, 나부산(羅浮山)에 들어가 저술과 연단에 전념하다 숨을 거두었다. 그 후 갈홍이 시해선(尸解仙)이 되었다는 소문이 사람들 사이에서 떠돌았다고 한다.
(5)주요저작 : 《옥함방(玉函方)》, 《주후방(肘後方)》, 《신선전(神仙傳)》, 《금궤약방(金匱藥方)》, 《집이전(集異傳)》
3. 서지사항
《포박자》는 갈홍의 호에서 따온 서명이기도 하지만, 제목인 포박자는 ‘박(朴)을 안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박(朴)은 노자 철학에서 인간이 손대지 않은 자연의 순수성을 대표하는 말로 쓰인다. 갈홍은 찾아오는 손님도 반기지 않았기에 대인관계가 그리 원만하진 않았지만 고향 사람들은 그의 겸허하고 소박한 마음가짐에 탄복하여 포박지사(抱朴之士)라고 불렀다. 포박지사란 ‘명예나 사리사욕이 없이 자기의 본분을 지키며 꾸밈없이 검소하게 사는 선비’를 일컫는다. 갈홍은 사람들이 자기를 포박자라고 부르면 매우 기뻐하였기에 이를 자신의 자호로 삼고 서명으로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포박자내편(抱朴子內篇)》은 송본(宋本)이 있는데 현재 요녕성(遼寧省) 도서관에 보존되어 있고, 《도장(道藏)》에 포함되어 있는 것 역시 고본(古本)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명나라 때 간행된 판본으로는 노번본(魯藩本)을 선본(善本)으로 꼽는다. 청대에 간행된 판본으로는 손성연(孫星衍)의 《평진관총서(平津館叢書)》본을 선본으로 삼는데, 이 외에도 엄가균(嚴可均)이 수집한 《포박자내편일문(抱樸子內篇佚文)》 10권이 있다. 주석본으로는 도홍경(陶弘景)이 증찬한 《포박자주(抱樸子注)》가 있었는데, 지금은 일실되었다. 최근의 판본으로는 왕명(王明)이 전해오는 여러 판본들을 더해 교정한 《포박자내편교석(抱朴子内篇校釋)》이 있다.
4. 내용
《포박자》는 갈홍이 동한(東漢) 때의 위백양(魏伯陽)이 저술한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에서 전개한 역(易)의 이론에 신선도(神仙道)의 이론과 방법을 확립시켜 저술한 내용으로 도교에서 춘추전국시대 이후 전해 내려오는 신선에 관한 이론을 집대성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내편(內篇)〉 20편과 〈외편(外篇)〉 50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통상적으로 《포박자》라 하면 주로 〈내편〉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내편〉에는 여러 도교사상 이론 및 수행법 등이 체계적으로 논술되어 있으며 대표적으로 연단술(鍊丹術), 방중술(房中術), 식이요법, 호흡과 명상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갈홍은 노장사상에 기초하여 누구나 신선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데, 장수하기 위해선 우주의 본체인 도(道)를 닦아야하며, 신선이 되기 위해선 선을 쌓고 행실을 바르게 가지며, 정기를 보존하여 체내에 흐르게 하고, 상약(上藥)을 복용하며, 태식(胎息)을 행하고, 방중술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외편(外篇)〉은 정치·사회·문명의 비판 서적으로, 유가적 사상에 기초하여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한 윤리적 원칙의 중요성 및 세간의 이해득실과 합당한 정치를 강조하면서 당시 퍼져있던 쾌락주의를 비판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포박자》는 진나라 이후 인간이 생명에 대한 영원성을 갈구하게 되면서 수도자들이나 부유층, 고관대작들이 탐독하던 귀중한 저서였다. 또한 이 책은 신선방약(神仙方藥)과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비법을 담은 책으로, 도교사(道敎史)에서 가장 중요한 저술로 꼽힌다. 즉 초기 도교사상의 핵심을 담고 있는 책으로, 신선이 되는 방법, 선약을 만드는 방법, 수련법, 호흡법, 연단법, 장수법, 신령과 통하는 법 등을 담고 있다. 갈홍은 《포박자》를 통해 중국의 도교를 철저히 분석하고 해부하여 완전한 체계를 갖추었으며, 이를 통해 도교가 중국 전통 사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포박자》는 건강법을 제창하고, 승선(昇仙)의 단약(丹藥)을 만들기 위해 약물학, 화학, 의학을 연구하는 등, 사상과 종교였던 노장학이나 도교에 과학적 방법을 도입해 발전시켰다. 이러한 사상과 실천의 획기적인 저술이 바로 《포박자》 〈내편〉인데, 이 책은 중국 과학기술사에서 중요한 문헌이 된다고 할 수 있다.
6. 참고사항
(1)명언
• “상사(上士)로서 몸을 지니고 하늘로 올라가는 자를 천선(天仙)이라 하고, 중사(中士)로서 명산에 노니는 자를 지선(地仙)이라 하며, 하사(下士)로서 우선은 죽었다가 뒤에 해탈을 하는 자를 시해선이라 한다.[上士擧形昇虛 謂之天仙 中士遊於名山 謂之地仙 下士先死後蛻 謂之尸解仙]” 〈논선(論仙)〉
• “뽕나무가 잘리면 나무굼벵이가 죽는다.[桑樹見斷而蠹殄]” 〈대속(對俗)〉
• “얼마 안 되는 아교로는 흐린 황하를 맑게 할 수가 없다.[寸膠不能治黃河之濁]” 〈가둔(嘉遯)〉
• “해와 달도 비치지 못하는 곳이 있고, 성인도 알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어찌 성인이 하지 않는 바라고 해서 곧 신선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는 마치 삼광(三光)이 엎어 놓은 동이 안을 비추지 못한다고 책망하는 격이다.[日月有所不照 聖人有所不知 豈可以聖人所不爲 便云天下無仙 是責三光不照覆盆之內也]” 〈변문(辨問)〉
• “글씨를 세 번 베껴 쓰면 어(魚)자가 노(魯)자로 변하고, 허(虛)자가 호(虎)자로 변한다.[書三寫 魚成魯 虛成虎]” 〈하람(遐覽)〉
(2)색인어:포박자(抱朴子), 갈홍(葛洪), 치천(稚川), 관내후(關內侯), 시해선(尸解仙), 연단술(鍊丹術), 노장(老莊), 신선(神仙), 도교(道敎), 불로장생(不老長生)
(3)참고문헌
• 抱朴子(葛洪 著, 涵芬樓)
• 抱朴子內外篇(葛洪 著, 掃葉山房)
• 抱朴子內篇校釋(王明 著, 中華書局)
• 포박자:영원히 젊음을 잃지 않는 비결(갈홍 저, 이준영 역, 자유문고)
• 신석 포박자(갈홍 저, 석원태 옮김, 서림문화사)
【함현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