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후한(後漢)시기 응소(應劭)가 편찬한 한대(漢代)의 민속 저작이다. 원서는 30권과 부록 1권이지만 현재에는 10권만 전한다. 《풍속통의》에서 전례(典禮)를 논증한 것은 《백호통의(白虎通義)》와 유사하고, 유속(流俗)을 바로잡는 기술은 《논형(論衡)》의 내용과 유사하다. 또한 서술의 많은 부분은 악기(樂器), 민속(民俗), 신화(神話) 등과 관련한 내용으로 응소 자신의 평의(評議)를 덧붙이고 있다. 따라서 한대의 풍속과 귀신 숭배 및 풍속, 민간전설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문헌이다.
2. 저자
(1) 성명 : 응소(應劭)(153?~204?)
(2) 자(字) : 중원(仲遠)
(3) 출생지역 : 여남군(汝南郡) 남돈현(南頓縣)(지금의 하남성(河南省) 항성현(項城縣))
(4) 주요활동과 생애
응소는 어려서부터 학문에 힘써 여러 분야에 걸쳐서 박학다식하였다. 영제(靈帝)(168~188)시기에 효렴(孝廉)에 추천되었고 중평(中平) 6년(189)에서 흥평(興平) 원년(194)까지 태산군(泰山郡) 태수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흥평 원년 조조의 복수를 두려워하여 원소(袁紹)에 의거하여 지내다가 업(鄴) 땅에서 생애를 마쳤다.
(5) 주요 저작
응소의 평생 저작은 11종, 136권으로 《풍속통의》 외에, 《한관의(漢官儀)》, 《한조의박(漢朝議駁)》, 《한관예의고사(漢官禮儀故事)》 등이 있다.
3. 서지사항 특징
응소가 《풍속통의》를 편찬한 배경은 서문의 내용에 따르면, 후한 사회가 몰락해 감에 따라 세간에 유행하는 잘못된 풍속을 통찰하여 의리에 맞게 일을 처리한다는 의미에서 31권의 책을 만들고 그 명칭을 《풍속통의》라 하였다. 그러나 현재에는 10편의 내용만이 전해진다. 남송(南宋) 가정(嘉定) 연간 정보(丁黼)(?~1236, 남송의 명신(名臣))가 여항(餘杭)에 있을 때 진정경(陳正卿) 소장본을 구하여 관중본(館中本)과 공복군본(孔復君本)의 두 판본을 교감한 후에 겨우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현존하는 가장 이른 판본인 《대덕신간교정풍속통의(大德新刊校正風俗通義)》 10권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대덕 9년(1305) 사거인(謝居人)의 제사(題辭)와 대덕 11년(1307) 이과(李果)의 제사가 있다. 책의 말미에는 가정 13년 정보의 발문과 도광(道光) 21년(1841) 황정감(黃廷鑒)의 수발(手跋)이 있다. 이 판각본을 무석(無錫)의 학간(學刊)에서 간행했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 볼 수 있는 원대(元代)의 대덕본(大德本)이다.
4. 내용
현존하는 내용은 모두 10권으로서 각 권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권1 〈황패(黃霸)〉에서는 삼황(三皇)에서 전국시기 육국(六國)까지의 역사를 기술함과 동시에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삼황은 복희(伏羲), 신농(神農), 수인(燧人)이며 오제(五帝)는 황제(黃帝), 전욱(顓頊), 제곡(帝嚳), 당요(唐堯), 우순(虞舜)으로 보았다. 권2 〈정실(正失)〉은 당시 전해오는 이야기의 실상을 바로잡아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해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서술한 것으로 11편의 고사의 정오(正誤)를 밝히고 있다. 권3 〈건례(愆禮)〉는 잘못된 예절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다. 예법을 어긴 것은 물론이고 지나친 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9편의 사례를 통해서 이를 지적하고 있다.
권4 〈과예(過譽)〉는 지나친 칭찬에 대한 서술이다. 특히 명성을 얻기 위해 그릇된 행위에 대한 지적은 물론이고 이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 행동은 무지와 위선에서 기인한 것임을 장사태수(長沙太守) 질운(郅惲)을 비롯한 8명의 사례를 통해서 비판하고 있다. 권5 〈십반(十反)〉에서는 태수(太守), 종정(宗正), 상(相), 빙사(聘士) 등 다양한 지위의 관리들이 인사 추천, 임관, 퇴직 등의 상황을 맞이할 때 대응하는 방식을 열거하면서 관리들이 지켜야 할 도리와 태도 및 처세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후한시기 관리 사회의 그릇된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권6 〈성음(聲音)〉은 오음(五音)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다양한 악기의 유래와 의미, 그리고 형태와 연주법 등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더욱이 주대(周代) 이래로 예약제도의 붕괴에 따른 폐해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28조목으로 구분하여 서술하였다.
권7 〈궁통(窮通)〉은 당시 명사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겪었던 상황을 소개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성공한 과정을 13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더욱 명사가 곤경에 처했을 때 함께 고통스러워하며 도움을 준 주변 인물들 역시 신분이 상승되는 결과를 서술하고 있다. 권8 〈사전(祀典)〉은 다양한 제례(祭禮)와 민간 풍속에 대해 15조목으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다. 주목되는 서술은 액막이를 통한 평안함을 갈구하는 한대인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음사(淫祠)에는 복이 없다”는 말을 인용하여 한대인들의 지나친 제사행위를 비판하고 있다. 권9 〈괴신(怪神)〉은 귀신과 관련한 15편의 고사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회계(會稽)지역의 과도한 제사 행위와 존재하지도 않는 신을 모시는 제사 의식을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귀신이란 나약한 인간의 마음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권10 〈산택(山澤)〉은 명산대천(名山大川)에 대해 19부류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다. 오악(五嶽)과 사독(四瀆)을 비롯한 산천과 구릉의 명칭과 유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풍속통의》는 지리, 민속, 명물(名物), 전례(典禮), 악기(樂器), 전설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서술하였지만 편찬 당시의 반향은 미미하였다. 그러나 송대 이후, 《태평어람(太平御覽)》 등과 같은 필기와 지괴소설류에 인용되기 시작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후한 사회의 풍속과 관련한 다양한 기록들은 후한 말 사회모순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악기와 관련한 〈성음(聲音)〉의 기록에는 오음(五音)의 기원, 악기의 명칭과 유래, 제작방식 및 특징 등과 관련한 서술을 하여 중국 음악사 연구에 많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서진 시기의 범엽(范曄)은 《풍속통의》에 대하여 “문장은 단아하지 않지만 후세 사람들은 (응소의) 폭 넓은 견문에 감복(感服)할 것이다.[文雖不典 後世服其洽聞](《후한서(後漢書)》 〈응봉전(應奉傳)〉)”라고 평가하고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하늘이 낳은 것은 만물을 갖추어 모두 쓰임에 맞게 한 것이니 사람을 다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때때로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것은 정치가 그렇게 한 것이다. 지금 종균이 선정을 베풀고자 해 깨끗한 이를 들어 쓰고 탁한 이를 물리쳤으니, 신명이 보호하여 호랑이가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장강은 너비가 7리인데 위아래 강줄기를 따라 근래에 20여 마리의 호랑이가 있었다. 산이나 동굴에 사는 무성한 털을 가진 호랑이가 어찌 수신(水神)을 범하고 파도를 넘어 강을 가로질러 건너갈 수 있겠는가![天之所生 備物致用 非以傷人也 然時爲害者 乃其政使然也 今均思求其政 擧淸黜濁 神明報應 宜不爲災 江渡七里 上下隨流 近有二十餘虎 山棲穴處毛鬛 豈能犯陽侯 凌濤瀨而橫厲哉]” 권2 〈정실(正失) 종균령호도강(宗均令虎渡江)〉
∙ “친구가 온화하고 올곧으면 각각 그 예절을 더 엄격히 하며 무릇 형제가 서로 아끼면 오히려 같은 수레를 타고 다니며 함께 잠을 잔다[朋友衎衎誾誾 各長其儀也 凡兄弟相愛 尙同輿而出 同床而寢]” 권3 〈건례(愆禮) 남양장백대(南陽張伯大)〉
∙ “해와 달은 그 형체를 잃지 않기 때문에 가려졌다가도 다시 밝아진다. 장강(長江)과 한수(漢水)는 그 근원을 잃지 않으므로 막혔다가도 다시 소통하게 된다. 성인은 그 덕(德)을 잃지 않기 때문에 사라졌다가도 다시 일어나게 된다. 단지 성인만이 한결같고 두터울 뿐만 아니라 무릇 변치 않는 원칙을 지닌 자도 신실함에 이른다. 그러므로 군자는 곤경을 당하면서도 근심하지 않으며 모욕을 당하면서도 구차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낙천적이고 천명을 알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는다.[日月不失其體 故蔽而復明 江漢不失其源 故窮而復通 聖人不失其德 故廢而復興 非唯聖人俾爾亶厚 夫有恒者亦允臻矣 是故君子厄窮而不閔 勞辱而不苟 樂天知命 無怨尤焉]” 권7 〈궁통(窮通)〉
(2) 색인어 : 풍속통의(風俗通義), 응소(應劭), 황패(黃霸), 건례(愆禮), 과예(過譽), 성음(聲音)
(3) 참고문헌
• 風俗通義(應劭, 中華書局)
• 風俗通義全譯(應劭, 貴州人民出版社)
• 應劭和風俗通義(倉修良, 文獻 1995-3)
• 風俗通義的民俗學價値(張漢東, 民俗硏究 2000-2)
• 從風俗通義看漢代的禮俗(史樹靑, 史學月刊 1981-4)
• 풍속통의 상⋅하(이민숙 외 역, 소명출판)
【김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