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가우집(嘉祐集)》은 북송(北宋) 시대 소순(蘇洵)의 문집이며, 《노천선생집(老泉先生集)》 이라고도 한다. 문집 이름을 ‘가우집(嘉祐集)’이라고 한 것은 소순이 송나라 가우(嘉祐) 연간(1056~1063)에 벼슬하였기 때문이다.
2. 저자
(1) 성명:소순(蘇洵)(1009∼1066)
(2) 자(字)·별호(別號):자는 명윤(明允), 호는 노천(老泉), 별호는 노소(老蘇)
(3) 출생지역:미주(眉州) 미산(眉山)(현 사천성(四川省) 미산(眉山)),
(4) 주요활동과 생애
소순(蘇洵)은 북송(北宋) 진종(眞宗) 대중상부(大中祥符) 2년(1009)에 태어나 영종(英宗) 치평(治平) 3년(1066)까지 살다간 뛰어난 문장가이다. 그의 두 아들 소식(蘇軾)·소철(蘇轍) 또한 역대의 명문장가여서 함께 모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로 칭송되었다.
소순은 18세 때부터 과거초시(科擧初試)에 응시하였지만 급제하지 못하고 협객(俠客) 노릇을 하다가, 27세 때에 분발하여 학문에 정력을 쏟았으나 과거에서 모두 낙방하였다. 그 후 여러 고전을 10여 년 동안 읽고 연구하여 병모(兵謀)·권리(權利)·기변(機變)을 위주로 한 자신만의 독특한 문장을 지었다. 그의 나이 48세 때인 인종(仁宗) 가우(嘉祐) 원년(1056)에 다시 과거시험을 보기위하여 소식·소철 두 아들을 데리고 수도 변경(汴京)으로 상경하였다. 이 때 문단의 영수였던 한림학사 구양수(歐陽脩)가 소순이 지은 글을 보고 극찬하며 그를 조정에 천거하였다.
52세에 보통 젊은 과거 합격자들이 처음 제수 받는 비서성교서랑(秘書省校書郞) 9품직을 받았고, 또 패주(霸州)의 문안현주부(文安縣主簿)의 관료가 되었으나 적성에도 맞지 않고 별 흥미도 느끼지 못하였다. 그 후 예서(禮書)를 편찬하는 사업에 차출되어 조정에 나가 북송 이래의 예(禮)에 관한 글을 모은 《태상인혁례(太常因革禮)》 100권을 편찬하였다. 소순은 관리로서는 순탄하지 않았지만 문장의 날카로운 논법(論法)과 정열적인 필치로 정치·역사·경서 등에 관한 뛰어난 평론을 많이 남겼다.
(5) 주요저작:《가우집(嘉祐集)》, 《시법(諡法)》(4권)
3. 서지사항
소순의 《가우집(嘉祐集)》은 송나라 때에 증공(曾鞏)의 〈소명윤애사(蘇明允哀辭)〉에 보이는 20권본과 진진손(陳振孫)의 〈직재서록해제(直齋書錄解題)〉에 보이는 15권본 등이 있고, 명청시대(明淸時代)에는 16권본 《가우신집(嘉祐新集)》과 《노천선생집(老泉先生集)》 등이 있었다. 이 외에 명(明)나라 능몽초(凌濛初)가 간행한 13권본과 청(淸)나라 채사영(蔡士英)이 간행한 15권본 등 몇 가지 이본(異本)이 있다. 지금 전자판으로 통행되는 문연각(文淵閣) 사고전서(四庫全書)본은 16권본 《가우신집(嘉祐新集)》을 위주로 하고 《노천선생집(老泉先生集)》을 참작하여 필사한 것을 입력한 것이다. 최근에 와서 가장 자주 활용되는 책으로는 1993년에 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에서 간행한 증조장(曾棗莊)과 김성례(金成禮)가 표점하고 주석한 《가우집전주(嘉祐集箋注)》가 있는데, 역시 위의 16권본들을 참고하여 편집한 책이다.
4. 내용
소순의 문집인 《가우집(嘉祐集)》에 실려 있는 문장들은 의론문(議論文)이 그 절반을 차지한다. 소순의 의론문은 크게 정론(政論)·사론(史論)·경론(經論)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정론문(政論文)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편지·족보·잡문 등이 실려 있고, 특히 권7 〈태현론(太玄論)〉과 권8 〈홍범론(洪範論)〉이란 작품도 실려 있는데, 〈태현론(太玄論)〉은 전한(前漢) 말기의 학자 양웅(揚雄)이 《주역(周易)》에 관한 이론을 엮은 책인 《태현경(太玄經)》에 대한 이야기이고, 〈홍범론(洪範論)〉은 《서경(書經)》의 홍범구주(洪範九疇)에 관한 이야기이다.
5. 가치와 영향
소순(蘇洵)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큰 지지를 받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의 문장은 “날카롭게 구분을 짓는 의론(議論)과 조용히 근심하는 생각과, 넓고 뛰어난 식견(識見) 그리고 기발하고 웅장한 기상(氣像)을 지녔다.[鑱畫之議 幽悄之思 博大之識 奇崛之氣]”라고 한 명나라 모곤(茅坤)의 말처럼, 의론문(論說文)이나 서계잡기(書啓雜記) 같은 기서문(記敍文)이 모두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이 점이 그가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뽑힌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소순(蘇洵)은 〈권서(權書)〉·〈형론(衡論)〉·〈기책(幾策)〉 같은 중요한 정론문(政論文)들을 남겼는데, ‘형(衡)’은 저울대가 평행을 유지하는 것이니 정치가 정도(正道)로 이루어질 때 펴는 이론이고, ‘권(權)’은 저울의 추로 수시로 변화함을 의미하니 정도가 통하지 않을 때 임기응변하는 방편의 이론이다. ‘기(幾)’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 이전 그 조짐의 기미(幾微)를 말한다.
소순의 문장은 《당송팔대가문초》, 《어정당송팔자백선(御定唐宋八子百選)》, 조선에서 중간(重刊)하거나 편정(編定)한 《정선삼소문노천집(精選三蘇文老泉集)》, 《삼소문(三蘇文)》, 《삼소문집(三蘇文集)》, 《삼소문수(三蘇文粹)》 등, 그리고 조선에서 간행된 《노천선생집(錄老泉先生集錄)》을 통해서 조선 사대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소순이 27세가 되어서 발분하여 독서한 것을 만학성취의 상징으로 받아들였고, 특히 〈변간론(辨奸論)〉에서 왕안석(王安石)을 비판한 것을 두고 선견지명이라는 평가를 하며, 소인이나 간인(奸人)으로 비난하는데 있어 하나의 상징적인 표준으로 삼기도 하였다.
6. 참고사항
(1) 명언
• “국가는 한 사람에 의해서 번영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一國 以一人興 以一人亡]” 〈管仲論〉
• “이득이 있는 곳으로 천하가 쏠린다.[利之所在 天下趨之]” 〈상황제서(上皇帝書)〉
• “달무리가 생기면 바람이 불고, 주춧돌 위가 축축하면 비가 내린다.[月暈而風 礎潤而雨]” 〈변간론(辨姦論)〉
• “한 번의 인내가 백 번의 용기에 맞설 수 있고, 한 번의 고요한 마음가짐이 백 번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가 있다.[一忍可以制百勇 一靜可以制百動]” 〈심술(心術)〉
• “우환이 안에 있는 것이 근본적인 것이지, 밖에 있는 것은 지엽적인 것이다.[憂在內者本也 憂在外者末也]” 〈심적(審敵)〉
(2) 색인어:가우집(嘉祐集), 노천선생집(老泉先生集), 소순(蘇洵),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정론문(政論文), 변간론(辨奸論)
(3) 참고문헌
• 嘉祐集(蘇洵, 商務印書館)
• 譯註 唐宋八大家文抄 蘇轍(이장우·노장시·장세후, 傳統文化硏究會)
• 蘇洵集(何新所, 中州古籍出版社)
• 〈조선조 문인에게 끼친 蘇洵의 영향〉(曹圭百, 大東文化硏究 제102집)
【노장시】